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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3남매 숨져… "라면 끓였다"는 아이 엄마 진술 번복



사건/사고

    화재로 3남매 숨져… "라면 끓였다"는 아이 엄마 진술 번복

    소방당국, 숨진 아이들 발견 당시 모습 화재 발생 전에 숨졌을 가능성 있어

     

    광주 한 아파트에서 난 불로 방에 있던 어린아이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연기를 흡입한 채 발견된 친모 A(22) 씨는 최초 진술에서는 "라면을 끓이다 불이 났다"고 진술했으나 경찰과 소방당국은 "라면을 끓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자 A 씨는 "술에 취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아이를 안고 담배를 피우다 담뱃불을 끄지 않고 잠이 든 것 같다"는 내용으로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북부경찰서와 소방당국은 31일 오전 2시 30분쯤 광주시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작은 방에 있던 4살과 2살 남아, 그리고 15개월 여아가 숨졌다고 밝혔다.

    숨진 아이들과 함께 있었던 어머니 A 씨는 팔과 발 등 신체 약 5% 면적에 2도 화상을 입고 베란다에서 구조돼 병원 치료를 받은 뒤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에 경찰과 소방당국 관계자는 "아직까지 라면을 끓인 정황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소방관계자는 "주방을 확인한 결과 조리 흔적이 없고 냄비가 타거나 물 끓인 흔적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경찰과 소방당국이 A 씨의 최초 진술을 의심하고 있는 가운데 불이 처음 발생한 곳 역시 주방이 아닌 아이들이 있던 작은방으로 확인됐다.

    소방관계자는 "발화 장소는 아이들이 있던 작은방이 확실한 상황"이라며 "현재 심하게 전소된 상태라 정확한 발화원인을 밝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오전부터 2시간 30여 분에 걸쳐 현장 감식을 진행했지만 아직 화재 원인을 밝힐만한 증거나 정황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들의 호흡기 내에서 그을음이 발견돼 화재 당시 호흡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소방당국은 "발견 당시 아이들의 모습이 연기 흡입을 피하기 위해 이불에 얼굴을 묻는 등의 자세가 아니었다"며 "화재 발생 이전에 아이들이 숨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A 씨는 화재가 발생하기 전 이혼한 전 남편에게 만취상태로 여러 차례 전화해 "죽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A 씨는 죽고 싶다는 내용과 함께 양육문제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신고는 아내로부터 연락을 받은 A 씨의 남편이 119 구급대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다음 달 2일 숨진 아이 3명에 대한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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