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굿바이 2017 갑질의 해…'2018년엔 을의 연대로'



사건/사고

    굿바이 2017 갑질의 해…'2018년엔 을의 연대로'

    [연말결산] 아듀 2017…프랜차이즈·軍공관병·병원 갑질로 얼룩진 한 해

    정유현 미스터피자 전 회장(좌)과 박찬주 육군 2작전사령부 전 사령관의 부인(우) (사진=자료사진)

     

    프랜차이즈 업계부터 대학과 병원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갑질 사례가 이어지면서, 2017년은 전년에 이어 '갑질의 해'로 마무리됐다. 한편으론 갑질에 대항하기 위한 노조가 설립되는 등 '을들의 희망'이 싹을 틔운 한 해이기도 했다.

    ◇ 군대, 병원, 대학…새로운 갑질 영역 등장

    지난 6월 정우현 미스터피자 전 회장 사례는 가맹점에 대한 본사 갑질의 대표적 사례다. 가맹점에 피자 치즈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친인척 업체를 중간에 끼어 '치즈 통행세'를 받았던 것인데, 전형적인 프랜차이즈의 갑질 방식이다.

    올 해의 특이점은 군대와 대학 그리고 병원 같이 다양한 분야에서 갑질 논란이 확산됐다는 것이다. 7월에는 군대 공관병 갑질 논란이 터졌다. 군인권센터가 군대 내 공관병과 운전병, 전속부관 등이 당한 갑질을 폭로하면서 사회적 공분을 샀다.

    특히 박찬주 육군 2작전사령부 전 사령관의 부인이 공관병에게 행한 갑질은 논란이 길게 이어졌다. 박 대령의 부인이 대령공관병에 전자팔찌를 채우고 시도때도 없이 부렸고, 폭언을 일삼았다는 제보가 잇따른 것이다. 이에 박 대장은 전역을 했고, 현재까지도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서울대 정문 전경 (사진=자료사진)

     

    갑질 논란은 학문의 전당인 대학도 피해가지 못했다. 서울대의 한 사회학과 교수는 자신의 대학원생 제자에게 해외에 머무는 동안 집의 곰팡이를 제거하라는 지시를 하는 등 사적인 업무를 시키고, 성희롱적 발언을 하며 갑질을 일삼았다.

    이에 서울대 인권센터는 지난 3월 해당 교수에게 정직 3개월의 처분을 권고했지만 교수의 제자들은 정직 3개월이 너무 약한 징계라며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며 현재까지도 'H교수 인권폭력 사건 대응을 위한 학생연대'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해당 교수는 아직까지 징계위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병원은 특히 올 한 해 소속 간호사들에게 장기자랑을 강요하고, 임신 순번제를 실시하는 등 반인권적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송재단 성심병원은 간호사들에게 재단 행사마다 선정적인 의상과 춤을 강요하는가 하면, 업무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순서대로 임신을 하도록 하는 임신순번제까지 실시하는 등 다양한 갑질을 했다.

    ◇ 성심병원 노조 설립…"직장 분위기 달라지더라"

    하지만 2017년은 단순한 여론몰이 재판으로 근본적 변화없이 끝나던 종전과는 달리 갑질 해결의 새로운 실마리를 보인 한 해이기도 했다. 자발적으로 모인 이들이 SNS를 통해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스스로 모여 노조를 설립하는 등 직장의 갑질을 해결하려는 새로운 흐름을 만든 한 해이기 때문이다.

    재단 체육대회에 동원된 간호사들. '장기자랑'이란 명목 아래 원치 않는 옷을 입고 춤을 추고 있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직장갑질119 제공)

     

    성심병원 간호사들의 노조 조직이 대표적이다. 춘천 성심병원 간호사들은 2011년 설립이후 어용으로 전락했던 노조를 다시 제대로 꾸렸다. 노조가 없던 강남, 동탄, 평촌, 한강 성심병원도 노조를 만들었다. 이들 노조는 설립 4일만에 가입 노조원수가 1500명이 됐다.

    김광근 춘천성심병원 노조 지부장은 "노조가 생긴 이후 부서장의 불합리한 지시에 당당하게 가서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간호사들에게 갑질을 일삼았던 수간호사를 인사위원회에 넘기기도 했다"고 자발적인 노조 설립이후 바뀐 사내 문화에 대해 설명했다.

    ◇ 자발적인 노조 설립…'을의 연대' 2018 되길

    단순히 서로의 고통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노조 등 조직화된 활동을 통해 현실을 개선하려는 사례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직장내 갑질 상담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단체인 직장갑질 119가 지난 11월 만든 오픈 카카오톡 채팅 방엔 한 달만에 2000건의 갑질 사례가 접수되기도 했다. 또 이 카톡방을 통해 비슷한 갑질을 당한 사람들이 모여 온라인 모임을 만드는 등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스태프는 "접근성이 좋은 SNS를 통해 직장에서 겪은 고통을 토로하거나 언론 제보를 하는 것을 넘어 서로 단결해야한다고 깨닫고 온라인 모임이나 노조를 만든 사례가 5개나 된다"며 자발적으로 집단적 대응을 해나가는 2017년의 갑질 문화의 변화를 짚었다.

    강수돌 고려대 융합경영학부 교수는 "수직적 구조를 수평적으로 만들기 위해선 '을의 연대'가 필요하다"며 "각 개인들이 피해의식을 극복하고 연대해 목소리를 내는 흐름이 커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