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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 농공단지로 '일자리와 균형발전 두 마리 토끼를 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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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화 농공단지로 '일자리와 균형발전 두 마리 토끼를 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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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CBS 기획특집 ⑨] 허울뿐인 농공단지, 특성화가 활로다

    우리나라 농공단지는 1960~70년대 급격한 산업화·도시화로 인한 도농 간 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농어촌의 일자리 창출과 농외소득원 개발을 목적으로 1984년부터 조성됐다. 그러나 농공단지 정책을 시행한 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 전국의 많은 농공단지는 지역 경제 활성화나 일자리 창출은 커녕 밤만 되면 우범지대가 되는 애물단지가 전락했다.

    전남CBS는 농공단지 출범 30년을 맞아 국내 농공단지들의 실태와 문제점을 살펴보고, 농공단지가 농어촌의 소득원으로 다시 활력을 찾는 방안은 없는지 기획특집을 마련했다. 특히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등 해외의 모범사례를 통해 어떻게 하면 농공단지를 효자단지로 만들 수 있을지 그 해법을 10회에 걸쳐 찾아본다.

    오늘은 9번째 순서로 '특화농공단지, 일자리와 균형발전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편이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왜 서자 취급하는가!" 허울뿐인 농공단지 30년
    ② "공해배출·지역에 부담만 주고…" 애물단지된 농공단지
    ③ 식품농업의 실리콘밸리…네덜란드 '푸드밸리'의 신화
    ④ 네덜란드인 유전자에 녹아있는 '공동체 의식'…푸드밸리의 산학협력
    ⑤ "실업률 0%"…이탈리아 에밀리아 로마냐의 성공비결은?
    ⑥ "장인정신과 결합된 협동조합"…伊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조합
    ⑦ "농공단지의 꿈"…아이쿱 구례자연드림파크
    ⑧ '공짜 어린이집'…지역 특화산업으로 활력찾는 농공단지들
    ⑨ 특화 농공단지로 '일자리와 균형발전 두 마리 토끼를 잡자'

    여수 화양농공단지(사진=전남CBS 박형주 기자)

     


    우리나라 농공단지는 농촌에 있어 그렇게 부를 뿐, 실상은 일반 산업단지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와 같이 도시화에 따른 도농간 격차문제를 해결하고 농어촌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획된 농공단지는 전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들다.

    1980년대초반 우리의 농공단지 개념은 일본에서 도입됐지만, 일본의 농촌지역 산업단지와는 출발점부터 역사적인 차이가 있다.

    일본은 일제시대 전국 각지에 자원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군수산업시설이 있었고, 전후 고도성장기에는 이같은 시설들이 중화학공업으로 가동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이들 각 지역별 중화학공업 시설들 주변으로 지역산업단지들이 생겼고, 전쟁과정에서 피폐해진 농촌의 인력들이 이같은 지역산단에 취업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1970년대까지 이같은 중화학공업 시설이 없는 상황에서 일본의 지역산단들만 보고 농공단지 개념으로 육성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기반산업도 없이 농공단지만 들어선 꼴이 됐다.

    농촌경제연구원 정은미 연구위원(사진=전남CBS 정정섭 아나운서)

     

    농촌경제연구원 정은미 연구위원은 "우리는 일본의 겉모습만 배워온 것이다. '농번기때는 농사를 짓고, 농한기때는 공장에서 일하자', '농사를 짓는 사람도 농한기때는 취업기회를 주자'라는 아주 단순한 생각이었다.

    일본은 1930~40년대에 모든 식량을 군대에 보냈기 때문에 농업의 발전이 있을 수 없었다. 이후 고도성장기에 농업도 뭔가 해보려 했는데, 공장들이 농촌에 막 들어섰다. 당연히 농민들은 공업시설에 가서 일하는 게 돈벌이가 더 되니까 거기에 취업했다.
    일본은 그런 시스템이 고착화되면서 겸업이 주가 되고, 농업 전업비중이 대단히 적어졌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도 농업의 전업비중이 50% 이상으로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농공단지는 입지만 농촌일 뿐 여수화양농공단지나 옥천 의료기기 농공단지처럼 농촌 환경과는 동떨어진 기업들로 대부분 채워져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2월 발간한 '농산업 육성을 위한 특화농공단지 제도개선 방안 연구'를 보면 우리나라 농공단지의 현재 주력업종은 89.3%가 기계와 화학, 전자 등 일반 제조업이다.

    지역의 농산물과 특산물을 활용한 농산물 가공업은 7.4%, 수산물 가공업은 3.3%에 그친다.

    농어촌의 특산물과 연계되는 농공단지는 10곳 중 1곳에 불과한 셈이다.

    이는 애초 농공단지 조성의 정책 목표였던 농어민의 소득증대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농촌경제연구원 김용렬 연구위원(사진=전남CBS 정정섭 아나운서)

     

    농촌경제연구원 김용렬 연구위원은 "농공단지는 애초에 농어민의 소득증대를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농어민으로 대상으로 하기에는 단지 운영에 한계가 있다보니 일반 산업이나 기업들을 유치하게 됐고, 그러다보니 농공단지가 농촌산업단지화 됐다”며 "이에 따라 농어민과 괴리가 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되자 애초 친환경 수산물가공단지를 조성목표로 내걸었다가 입주실적이 저조하자 친환경과는 정반대인 화학산업을 유치한 여수화양농공단지와 같은 사례들이 전국에 속출하고 있다.

    고용실적도 낙제점이다. 농촌은 고령화와 인력 감소로 일할 사람이 거의 없다. 이렇다보니 농공단지에 일하는 이들도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 등 다른 지역에서 왔거나 농사를 짓지 않는 노동자가 대다수다.

    부족한 인력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같은 농공단지내 다른 업체 인력을 빼내는 현상이 부지기수다.

    농촌경제연구원 김용렬 연구위원은 "농공단지가 포화현상에 이르면서 기존 농공단지 기업들이 새로운 농공단지로 이전하거나 노동자의 이동도 더 심해진다. 지역 기업들 간의 노동자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같은 농공단지 안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에도 옮겨가고, 기술자 같은 경우는 '인근 농공단지에서 돈을 더 많이 준다'며 스카웃해간다. 지역 협력체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전체 지역 경제규모가 커지지 않는 상태에서 한쪽을 누르면 한쪽이 올라가는 풍선효과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농촌에서 외진 곳에 조성된 곳이 많은 농공단지는 정부나 지자체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지역민들과도 괴리되면서 밤이 되면 인적이 드문 '외딴 섬'으로 전락했다.

    아이쿱 구례자연드림파크 라면공방(사진=구례자연드림파크 제공)

     

    ◇ 농공단지, 그러나 잘만 키우면 효자단지된다

    농공단지는 그러나 잘만 키우면 정부가 걱정하는 청년일자리 창출과 지역균형발전을 동시에 해결하는 '효자단지'가 될 수 있다.

    강원발전연구원 지경배 일자리 사회적경제센터장은 "일자리라는 것은 결국 취업인데, 취업은 기업이 하는 것이므로 기업이 몰려 있는 곳을 활성화시키면 자연스럽게 일자리 문제는 해결된다. 그렇다면 우리 지역에 기업이 몰려 있는 곳은 어디인가 봤더니 바로 농공단지였다"고 말했다.

    아이쿱생협이 만든 구례자연드림파크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자연드림파크는 시간당 최저임금이 정부의 5천 580원보다 많은 7천 원이다. 드림파크 내에 최신 개봉영화관을 만들고, 단지내 수제맥주집에서는 매달 서울 홍대의 인디밴드들이 밤을 달군다.

    이에 따라 자연드림파크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평균 연령은 37살에 불과하며, 1/3은 서울 등 외지에서 시골 '구례'로 일자리를 찾아 온 근로자들이다.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 주 파르마시 랑기라노 프로슈토 햄 생산단지(사진=전남CBS 박형주 기자)

     

    실업률 0%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의 사례도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다.

    에밀리아 로마냐는 대대로 가업을 이어가는 장인정신과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협동조합이 결합해 유럽에서도 가장 고소득을 창출하는 지역으로 손꼽힌다.

    9백년 전통의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를 생산하기 위해 이 치즈 협동조합은 9백년 전부터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기구와 장비를 고집하고, 따라서 그 기구와 장비는 9백년 전부터 제작해오던 바로 그 업체의 것만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조건이 갖춰졌을 때에만이 100%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를 완성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같은 장인정신과 어우러진 협동조합은 에밀리아로마냐 각각의 산업 전반에 동일하게 형성돼 있고, 이는 해당 기업들간의 집적화를 이루면서 우리의 농공단지와 같은 산업지구를 곳곳에 형성하게 했다.

    농공단지를 특화하면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 균형발전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탈리아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생산 공장(사진=전남CBS 박형주 기자)

     

    농촌경제연구원 김용렬 연구위원은 "젊은 층에게 '어떻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시골로 내려보낼 것이냐'하는 것이 시대적인 과제다. 그런데 농공단지가 잘만 굴러가면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농공단지를 좋은 일자리로 충분히 제공해 시골로 내려갈 수 있도록 하는 농공단지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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