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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이름'으로 사는 해외 입양인 흔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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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복지

    '타인의 이름'으로 사는 해외 입양인 흔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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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양서류 관리 엉망…정체성 찾기 노력 차단돼선 안돼"

    입양 기관의 실수로 40여년을 스위스인 ‘김재형 스타자흐(Kim Jae Hyong Starzacher)’ 로 살아온 재형 씨. ‘진짜 나‘ 찾기에 나선 재형 씨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친어머니를 찾고 있다. 그의 ’뿌리 찾기‘ 는 현재 진행형이다. (황진환 기자)

     

    4살 때 스위스로 입양된 김재형 스타자흐(47)씨는 2년 전, 40년 넘게 보관해 온 입양 서류의 주인공이 자신이 아님을 깨달았다.

    '재형'이라는 이름도 생일도 모두 타인의 것. 그는 한국 입양기관의 서류 관리 소홀에 분통함을 넘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처럼 한 개인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일은 해외 입양인들에겐 종종 벌어진다.

    해외입양인보호 비영리민간단체 '뿌리의 집'에 따르면, 스타자흐씨의 사례 바로 두 달 전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덴마크로 입양된 40대 초반의 한 남성은 자신의 이름이 이충남이라고 평생을 알고 살았지만 실제로는 김명진으로 확인됐다.

    이충남이라는 이름의 아이가 한 가정에 입양되는 과정에서 폐결핵으로 사망하자, 입양기관이 다른 아이인 김명진씨로 바꾸었다는 것.

    이러한 문제들이 잇따르자, 현재는 개정된 입양특례법에 따라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중앙입양원이 해외 입양 서류 관리 및 친부모 찾아주기 원스톱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앙입양원은 2013년부터 국내 입양기관들의 해외 입양인 서류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도 진행중이다.

    ◇ "중앙입양원의 입양인 뿌리찾기 원스톱 서비스는 먼 얘기"

    그러나 해외입양인 단체 등은 해외 입양인의 뿌리찾기를 중앙입양원이 도맡아 지원하는 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고 지적한다.

    입양 서류 관리 잘못이 잇따른 한국사회봉사회의 경우, 2년 전 입양 사업을 중단했기 때문에 중앙입양원으로 관련된 서류를 이관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

    입양 알선 업무만 종료됐을 뿐 친부모 찾기 등 사후 서비스 사업은 계속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해외입양인의 친부모 찾기를 지원하는 '뿌리의 집' 김도현 원장은 "개정 입양특례법 시행규칙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중앙입양원이 친부모 찾기 원스톱 서비스를 하려면 입양 알선 업무를 중단한 입양기관의 서류를 적극 가져와야 한다"고 말한다.

    해외입양연대의 한 관계자는 "결국 다시 입양기관을 찾아가야 해, 중앙입양원을 방문하는 해외 입양인은 드물다"고 말하고 "그들이 홍보하는 입양인 뿌리찾기의 원스톱 서비스는 너무나 먼 얘기"라고 아쉬워했다.

    중앙입양원 측도 이를 부인하지 않아서, 한 관계자는 "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과거 해외 입양인 서류만 23만여 건이 있는데 한 해 동안 4만 5천여 건씩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지금도 중앙입양원보다는 입양기관으로 친부모 정보 등을 확인하려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 '친부모의 개인정보' '입양인의 알권리' 충돌시, "사회적 합의 이끌어 내야"

    전문가들은 중앙입양원이 더 적극적으로 해외 입양인의 뿌리 찾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친부모의 개인정보 보호 필요'와 '해외 입양인의 정체성 찾기 요구'가 충돌할 때, 어디에 무게추를 놓아야 할지를 두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주문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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