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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브 "'크러쉬 누나' 타이틀 압박감 이겨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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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노브 "'크러쉬 누나' 타이틀 압박감 이겨내"

    노브(사진=로켓드라이브 제공)

     

    섬세한 노랫말과 감각적인 음색이 돋보이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 노브(nov, 본명 신정은)가 본격적으로 싱어송라이터의 길을 걷기 시작한 사연을 들어보면 꽤 흥미롭다. 노브는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받고 싶었던 어느 날 음악 앱을 켰지만, 수많은 노래 중 공감 가는 곡을 찾지 못했다. 그때 노브의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스쳤다. "나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분명 있을 텐데…그런 사람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도록, 그리고 내가 힘을 얻을 수 있도록 직접 곡을 써보는 건 어떨까?"

    지금으로부터 4년여 전 일화다. 사실 노브는 고등학교 때부터 보컬 공부를 하고 대학에서 실용음악학을 전공했지만 '음악은 내 길이 아니다'라고 느껴 다른 길을 걷고 있었다. 또, 보컬 공부에만 주력했었기에 작사, 작곡법을 몰랐던 상황이다. 하지만 다행히 노브의 곁에는 친동생이자 유명 싱어송라이터 크러쉬(Crush, 본명 신효섭)가 있었다.

    "작사, 작곡법을 몰라서 헤매고 있을 때 효섭이가 '절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기 쓰듯이 누나의 이야기를 펼쳐내고 생각나는 대로 멜로디를 뱉어내 보라'는 조언을 해줬어요. 그 조언을 듣고 가사와 멜로디를 쓰기 시작했어요. 작곡 프로그램 공부도 병행했고요. 처음으로 완성한 곡은 저의 첫 싱글에 담긴 '추워'에요. 당시 같은 집에 살고 있던 효섭이에게 '멜로디를 짰으니 피아노 좀 쳐달라'고 부탁했는데 팬티 바람으로 제 방으로 와서 피아노를 쳐주고, '필' 받아서 편곡까지 해줬던 기억이 나네요. (웃음)"

    노브는 남다른(?) 탄생 비화를 가진 싱글 '추워'를 2016년 2월에 발표하며 음악 팬들에게 첫 인사를 했다. 이후 '블루'(BLUE), 'AM 3:57', '회사 다녀요', '마지막 뒷모습' 등의 작업물을 꾸준히 선보여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자아냈다. 특히 배우 박보검은 노브의 곡 '수고했어요'를 커버해 화제를 모았고 레드벨벳 슬기, 김유정, 세븐틴 승관, 다이아 솜이 등 여러 배우와 가수들이 SNS와 각종 영상 채널에서 노브의 음악을 소개한 바 있다.

    "어느 순간부터 리스너 분들이 '노브만의 색깔이 있다', '좋은 알앤비 가수가 새롭게 등장했다'면서 칭찬을 해주시더라고요. '이런 멜로디에 이런 가사를?'이란 반응도 많이 봤고요. 친구에게 편지를 쓰듯이, 그리고 말을 하듯이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가사를 쓰려고 노력했는데,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서서히 음악성을 인정받기 시작했지만, 새 EP '페어웰'(Farewell)을 지난달 17일 세상에 내놓기 전까지는 꽤나 긴 슬럼프를 겪었다. "어느 순간부터 저 스스로에게 만족을 못하게 됐어요. 욕심은 많아지는데 채워지질 않으니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더라고요. 동생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전 그렇게 힘들어 하고 있는데 TV나 음악에서는 자꾸 쉬라는 소리만 하고…돈도 시간도 부족하기에 계속 달려야 하는데 말이죠"

    "나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이 분명 있을 텐데". 음악을 처음 만들기 시작했을 때처럼, 노브는 그런 사람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도록, 또 자신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다시 곡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총 3곡이 담긴 이번 EP는 그런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흩날리는 미련의 조각들 / 더는 억지로 맞출 수 없다고 / 이젠 용기조차 / 내지 못한 채 운다 / 그만 놓아주라고 / 그래야 너 산다고 / 이 마음을 비움으로 채운다 ♪' (노브 - '채움' 中)

    "EP의 주제를 담고있는 곡은 타이틀곡이 아닌 3번트랙 '채움'이에요. 제목은 '채움'인데 가사 내용은 '비움'인 곡이죠. 그릇된 욕심과 비뚤어진 시선을 비워내야 다시 긍정적인 에너지가 채워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노브는 '페어웰'과 함께 어둡고 긴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또 지난 10일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단독 공연을 열어 팬들과의 추억을 쌓기도 했다. "이번 EP를 작업하며 굉장히 많은 성장을 이루냈어요. 내년이면 서른인데 20대의 마지막 사춘기를 겪은 것 같기도 해요. '크러쉬 누나'라는 타이틀에 대한 압박감도 이겨낸 상태고요. 동생이 타이틀곡 '모순'의 곡 작업을 도와주기도 했는데, 만약 제가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면 부탁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을 거예요. 많이 바쁜텐 데도 불구하고 여러모로 큰 힘이 되어준 내 동생 효섭아, 고맙고 미안하다!"

    앞으로의 목표는 '싱어송라이터 노브'의 존재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것이라고. "힘든 상황에 처한 분들에게 '너 같은 사람 여기 또 있어, 그러니 외로워 하지 마'라면서 위로를 건네고 힘을 줄 수 있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더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기 위해선 제가 더 많이 알려져야 하겠죠. 언젠가 제 노래들이 '차트 인'에 성공할 할 수 있도록, 또 꿈의 무대인 '유희열의 스케치북'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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