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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뉴스] 문무일은 왜 적폐수사 연말까지 끝낸다고 했을까?



법조

    [Why 뉴스] 문무일은 왜 적폐수사 연말까지 끝낸다고 했을까?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김현정의 뉴스쇼(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의 '적폐청산 수사를 연내에 마무리 되도록 하겠다'는 발언이 일파만파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문 총장의 발언은 원론적인 수준이었지만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이를 확대해석 하면서 문제를 키우는 모양새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문 총장의 발언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 뉴스]에서는 '문무일 검찰총장은 왜 적폐수사 연말까지 끝낸다고 했을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문무일 검찰총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적폐수사 연말까지 끝낼 수 있나?

    =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문무일 총장의 발언을 보면 칼로 무 베듯이 적폐수사를 연말 안에 끝내겠다고 한 건 아니다.

    문 총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각 부처에서 넘어온 적폐청산 관련 수사에 집중되는 상황은 연내에 마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면서 "수사 기한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안에 주요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헌정이 중단될 정도의 사태(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를 정리하는 과정에 (검찰이) 짐을 지지 않을 수 없어 여기까지 왔는데, (적폐청산 수사를) 너무 오래 지속하는 것도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검의 한 고위관계자는 문 총장의 발언은 분명하게 "수사 기한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안에 주요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었다면서 "그런데 언론보도에서는 '주요 수사'가 빠지고 '최선을 다하겠다'도 빠지면서 '올해 안에 마무리 한다'만 남았다"고 말했다.

    ▶ 문 총장 발언의 늬앙스는 어쨌거나 올해 안에 끝내도록 하겠다는 것 아니냐?

    = 그렇긴 하다. 문 총장의 발언 취지는 가급적 빨리 끝내겠다는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검과 나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의 핵심관계자는 "누구라도 빨리 수사를 마치고 싶어한다"면서 "주요수사는 가급적 연말 안에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검찰총장이 공개적으로 연말 안에 수사를 끝내겠다고 밝히면서 수사대상자들이 검찰 소환에 불응하거나 수사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여당의원들과 청와대까지 나서서 수사 조기 종결에 반대입장을 밝히던데?

    = 그만큼 민감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수사라는 걸 언제까지 시일을 정해 놓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총장의 발언에 대해 "솔직히 총장이 올해 안에 수사가 안 끝난다는 걸 몰라서 그런 말을 했겠느냐"며 "아직 피의자 소환도 안이뤄졌는데 연내에 무슨 수로 끝내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검찰 입장에서는 적폐청산의 큰 주제들을 다 건드리고 있으니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며 "속도를 내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얘기한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도 문무일 총장의 발언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프레임 자체를 적폐청산이 미래지향적이지 못하다는 구도로 짜여지고 피로감을 호소하면서 빨리 마무리 해야 한다는 식의 구도는 사실은 저쪽의 구도 아니냐?"면서 "적폐청산이란게 6개월 만에 정리가 되겠느냐? 5년 내내 가더라도 적폐청산을 해야 한다. 그게 미래를 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로감을 내세울 게 아니라 그걸 달래가면서 '이건 피로감이 아니다' 미래를 향한 일이다'는 걸 설득하면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은 페이스북에 "존경하는 문무일 검찰총장님, 글쎄요. 며칠 안남은 올해내로 주요 수사 마무리가 가능하겠나요? 오히려 졸속이 되어 무죄날까봐 우려스럽습니다. 그리고, 공수처는요? 언급이 없으셔서요"라는 글을 올렸다가 수정했다.

    민병두 의원은 "검찰의 'MB 수사' 없는 적폐 수사 연내 마무리 방침에 반대한다. 적폐청산에 성역은 있을 수 없다"면서 "MB는 국정원 적폐의 몸통이다. BBK, 다스의 실소유주도 밝혀야 한다. MB가 법의 심판대에 서야 진정한 의미의 적폐청산이 이뤄졌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사진=자료사진)

     

    ▶ 피로감을 언급한 건 적절하지 못했다는 거냐?

    = 그렇다.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피로도'를 언급한 부분이 적절했느냐? 논란이 있는 게 사실이다.

    '피로감'을 얘기하지만 사실 적폐청산 수사가 시작된 지 얼마나 된 것 같나? 윤석열 중앙지검장 취임을 기점으로 6개월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3개월 밖에 안 됐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부장들 인사가 8월 17일에 났다. 9월 초에 검사들 인사해서 수사에 착수했고 10월초 추석연휴기간을 제외하면 꼭 3개월 했다"면서 "포스코 수사, KT&G 수사, 2004년 대선자금 수사 등 1년여 이상 진행됐지만 '피로도'"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로도'와 관련해 검찰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실제로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런 언급을 한 게 적절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피로감'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이미지가 적폐청산 수사를 폄하하는 것 아니냐는 반박이 나오기도 한다.

    대검 관계자는 "피로도 언급도 원론적인 수준"이라고 말했지만 서울 중앙지검 핵심 관계자는 "이제 수사 3개월 했는데 수사 피로도를 언급하는 건 좀 무리"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 한쪽에서는 동원된 검사가 80명이 넘는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그 절반도 안 된다고 하는데 어느게 맞는 거냐?

    =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일부 언론에서는 KAI 경영비리 수사와 전병헌 전 정무수석에 대한 수사까지 적폐수사에 포함시켜서 검사 수를 계산한다. 그렇지만 적폐수사는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비롯한 정치개입과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 국정원 특활비 상납, 군 사이버사 정치개입 의혹 등을 말하는 것이다.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실제 수사에 동원된 검사는 40여명 수준인데 공판관여 검사와 다른 사건들까지 묶어서 80명이 넘는다고 부풀리고 있다"면서 "과도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피로도를 언급하는 것이나 검사 수를 부풀리는 것 자체가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문무일 검찰총장 (사진=이한형 기자)

     

    ▶ 오늘의 주제로 돌아가서 문무일 총장은 왜 "적폐수사 연말까지 끝낸다"고 한 거냐?

    = 첫 번째는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다.

    이 부분은 서울중앙지검도 큰 이견이 없다. 서울중앙지검 핵심관계자는 "실제로 올 연말까지 중요수사는 마무리 한다는 계획아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총장으로서는 가급적 빨리 진행하자는 데 방점이 찍혔다.

    두 번째는 검찰에 떠넘기는 식의 적폐청산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문 총장은 "지금처럼 모든 검찰 업무가 수사의뢰, 개혁과 적폐 논의되는 그 부분 수사에 집중되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은 연내에 마치는 걸로 계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은 정부 각 부처들이 개혁위원회를 만들어 개혁을 추진하면서 검찰에 수사의뢰하는 걸로 개혁이 끝나는 것처럼 떠넘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문 총장은 사람에 대한 수사도 중요하지만 그런 잘못이 일어날 수 있는 잘못된 제도를 바로잡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로 그런 언급을 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검찰총장의 존재감을 드러낸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다.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검찰뉴스의 중심은 문무일 검찰총장이 됐다. 문 총장의 스타일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됐다.

    사실 국정원과 군사이버사 정치관여, 국정원 특활비 상납 수사는 서울중앙지검이 주도하면서 호사가들이 문무일 검찰총장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갈등설을 퍼뜨리기도 한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실제 문 총장과 윤 지검장이 갈등을 빚고 있나?

    = 역대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의 관계는 미묘한 갈등구조다. 총장이 정점에 있지만 실제로 칼을 휘두르는 곳은 서울중앙지검이다.

    문무일 검찰총장이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물어보면 "역대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 사이가 좋았던 적이 없었다"고 말한다.

    이건 원론적인 얘기고 문무일 검찰총장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관계가 매우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자주 소통하고 있는 걸로 잘 알려져 있다.

    일주일 한 번 있는 정례 면담 외에도 별도로 만나기도 하고,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한 고검장급 간부는 "윤석열 검사장이 수사진행 과정과 계획을 충실하게 보고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사실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 '엇박자'를 내는 것 같지만, 민주주의는 엇박자가 정상 아닌가? 검찰총장은 원론적인 수준에서 '가급적 빨리 끝내겠다'고 하고 서울중앙지검은 수사를 하다가 새로운 범죄혐의가 나오면 수사를 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나?

    너무 일사분란을 좋아하면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것이다. 일제치하에서나 군사독재 치하에서는 일사분란하게 교육을 받았고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이 핵심이었지만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게 중요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어떻게 되는 거냐? 검찰에 소환은 될까?

    = 문 총장의 연내 적폐수사 마무리 발언을 두고 MB수사가 물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검찰에서 수사를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MB수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태효 전 대외전략비서관 등 핵심 참모들, 그리고 DAS 관련 등에서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MB에 대한 수사는 청와대 측근이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구체적인 지시여부에 대해 진술하지 않는 한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직 대통령을 소환하기 위해서는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안종범 전 수석처럼 명확한 진술이 나오지 않는 이상 소환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9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MB가 굉장히 신중하고 약았다. 자국 같은 것은 잘 안 남기고, 웬만하면 다 밑으로 책임을 다 떠넘긴 사람"이라며 "부담스러운 일이면 '알아서 하든지 말든지' 그런 식이다. 그래서 알아서 하지 않나. (만약) 잘못되면 '내가 언제 하라 그랬어'(라고 한다)"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 적폐청산 검찰수사에 차질이 없는 거냐?

    = 그 점에 대해서는 우려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총장은 메시지 전하고 수사팀은 나오는대로 하는 게 수사"라면서 "어떤 사정이 있더라도 수사는 한다. 양탄자 깔아두고 수사하는 경우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대검의 한 핵심관계자도 "총장의 메시지는 원론적인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대충 할 수 있는 게 어디있겠나?"면서 "해야하고 할 수밖에 없는 수사는 빨리빨리 확실하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이나 일부 언론에서 수사 조기 종결을 주장하지만, 특활비 상납이나 국정원의 정치개입, 국민 편가르기 이런 일들을 계속 방치하자는 것인데 그게 말이 되겠나?

    1700만명에 이르는 촛불시민들의 요구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번 기회에 분명하게 털건 털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해방직후 반민특위가 무력화 되면서 어떻게 되었는지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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