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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의 창시자'도 수능을 부정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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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수능의 창시자'도 수능을 부정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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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자료사진)
    '오버슈팅과 구매력 평가설, 물가와 환율, 실질 통화량과 수출입'
    '디지털 통신시스템의 소스 부호화, 채널 부호화, 선 부호화, 엔트로피, 부호율과 정보율'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과목을 심심풀이로 풀어본 A씨는 고개를 내저었다. 말이 국어 시험이지 내용은 경제나 기술 문제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또 지문도 긴데다 지문기호도 ㉠㉡, ㉮㉯, ⓐⓑ, [가][나]가 동시에 쓰이다 보니 지문을 이해하기가 더욱 어려웠다.

    신문도 평소 꼼꼼히 읽고 경제 상식도 뒤처지지 않는데다 어문계열 직업이라 내심 괜찮은 점수를 기대했던 A씨는 채점 결과 71점을 받았다. 그것도 시간 제한 없이 푼 결과였다.

    A씨는 "국어 과목으로 출제된 경제나 기술 문제는 주어진 지문을 읽고 얼마나 이해했는지를 평가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문제가 필요 이상으로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실 수험생들의 반응도 A씨와 다르지 않다. '지문이 길고 복잡해 시간이 부족했다'며 '지난해 수능 국어보다 난이도가 높은 것 같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수학도 쉽지 않았다. 특히 자연계열 수학인 '가'형은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수능은 국어와 수학 과목에서 상당한 변별력을 가질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수능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수능이 필요 이상으로 어려워지고 있다는 문제제기도 늘고 있다.

    김태우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말만 국어 시험이지 별도의 배경지식을 필요로 하는 시험이었다"고 올해 국어 수능시험을 평가했다.

    김 대표는 "수능이 원래 통합교과를 지향했다는 점에서 국어 시험에 경제나 기술 관련 문항이 포함되는 것을 탓할 수는 없지만 문제는 난이도"라며 "수능이 상위 성적 학생들을 줄세우기 위한 도구로 이용되다 보니 소수의 학생들만 풀 수 있는 이른바 '킬러 문제'가 고정배치되는고 점점 어려워지는게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현 고교 교육과정의 영역을 벗어난 것으로 보이는 문제도 있다"며 "정상 교육 과정으로는 풀 수 없는 난이도의 문제도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구본창 정책국장은 "올해 수능 문제가 현재의 고교교육과정 밖에서 제출됐는지 여부를 따져봤다"며 "교육과정상의 성취기준이 워낙 모호하다보니 올해 수능 문제가 교육과정 안에서만 출제됐는지를 명확히 가려낼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교육과정 안에서만 출제했다 하더라도 여러 성취기준을 복합적으로 적용한 문제일 경우 난이도는 굉장히 높을 수 밖에 없다"며 "이 역시 소수의 아이들만이 풀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난이도 높은 수능에 대해 수능의 '창시자'로 불리는 박도순 고려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도 "본래의 수능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초대 원장을 맡으며 수능을 처음 만들었다.

    박 교수는 "수능은 대학수학능력, 즉 개인의 잠재능력을 평가하는 것이지 학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며 "하지만 현재의 수능은 입시를 위한 변별력 도구로 작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박 교수는 "대학들이 수능으로 우수한 학생을 뽑고자 하는데, 점수로 능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느냐"며 "보통 학생을 우수한 인재로 만드는게 진정한 대학교육"이라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현재의 수능 제도를 살리면서도 그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은 수능을 자격고사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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