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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금요일 4시 퇴근…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인권/복지

    "공무원 금요일 4시 퇴근…최선입니까 확실해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김현정>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입니다. 오늘 뒤집어볼 뉴스의 행간은요?

    ◆ 김성완> 이번 달부터 공무원들이 금요일 오후 4시에 퇴근한다고 합니다. 유연근무제라고 해서, 한달에 한번 금요일 오후 4시에 조기 퇴근을 한다는 건데요. 인터넷에서 정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공무원 금요일 4시 퇴근, 이 뉴스의 행간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 김현정> 매주 쉬는 건 아니고 한달에 한 번이죠?

    ◆ 김성완> 맞습니다. 인사혁신처가 밝힌 내용을 보면, 일단은 기획재정부, 법제처, 기상청 등이 4월부터 도입하고, 다음 달부터는 전부처로 확대 시행하겠다는 겁니다. 기획재정부의 경우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가족과 함께 하는 날로 지정해서, 원래 퇴근 시간인 오후 6시보다 2시간 일찍 조기 퇴근하기로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조기퇴근제는 일본이 지난 2월부터 시행한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본 떠 만든 제도입니다. 정부는 조기퇴근제를 시행하면 '일하는 문화 개선'과 '소비촉진'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거다, 기대하고 있고요. 민간기업으로까지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 김현정> 공무원 금요일 4시 퇴근, 이 뉴스에는 어떤 행간이 있을까요?

    ◆ 김성완> "야근이나 안 했으면 좋겠다"입니다. 정부의 조기퇴근제 시행에 일반 국민들, 누리꾼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거죠. 그러면서 "주어진 연가나 제대로 쓸 수 있으면 좋겠다", "밤에 카톡이나 안 왔으면 좋겠다" 등등 냉소적이고 자조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사진=자료사진)

     

    그 이유를 굳이 설명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왜냐고요? 누구나 비슷하게 겪는 일이기 때문이죠. 이런 사실을 증명하는 조사 자료가 너무 많습니다. 지난 2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젊은 직장인 3분의2는 퇴근하면 아무 것도 못할 만큼 녹초가 된다고 응답했습니다. 일과 개인생활의 조화를 위한 조건으로 근로시간 단축이나 유연근로보다 '칼퇴근'이 우선이라고 응답하고 있는 거죠.

    작년에는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기업 100개사 4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그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주 5일 기준으로 평균 2.3일을 야근을 하고 있습니다. 3일 이상 야근하는 사람의 비율도 43%나 됩니다.

    대한민국 평균이 이런데…. 야근의 일상화가 과연 중앙부처 공무원들이라고 다를까요?

    ◇ 김현정> 공무원 금요일 4시 퇴근에 대해 쏟아지고 있는 회의적인 반응들….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로부터 우러나오는 반응들일 텐데요. 이 뉴스에 또 어떤 행간이 숨어 있습니까?

    ◆ 김성완> "두 마리 토끼 다 놓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조기퇴근제를 도입하면서 정부가 내세운 논리가 '일하는 문화 개선'과 '소비 촉진'인데요. 또 하나가 있습니다. '공무원조직부터 도입하면 민간기업도 따라할 것이다'. 일종의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거죠.

    정말 그럴 수 있을까요? 그동안 정부가 법인세율 낮추면서 얼마나 낙수효과 타령을 해왔습니까? 기업 투자가 늘어나고 수출이 늘면, 국민 모두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말, 수도 없이 들어왔죠. 그런데 결과는 어땠습니까? 기업 통장만 두둑해졌고, 국민들 호주머니는 점점 얇아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오히려 양극화만 더 심해졌죠.

    공무원 조기퇴근제 시행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정부 부처부터 도입한다고 해서 과연 민간이 따라갈까요? 이상과 현실은 다릅니다. 혹시 정부부처에서도 제도 시행 제대로 안 된다면요? 오히려 민간기업의 비정규직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그리고 공무원 사회에 대한 불신감만 커질 수 있겠죠.

    작년 한 교육부 공무원의 '서민은 개돼지 발언'이 크게 문제가 됐던 것, 기억하시죠? 이런 서민들의 박탈감이나 공직 사회 불신감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분위기를 잘 헤아려야 할 것입니다.

    ◇ 김현정> 조기퇴근제 도입, 이 뉴스에 행간이 더 있다면요?

    ◆ 김성완> "그래도 우리에겐 금요일 4시 퇴근이 필요하다"

    ◇ 김현정> 아니, 박탈감은 크고 기대효과 적다면서요?

    ◆ 김성완> 우리나라 노동시간이요, OECD 국가 중 최악입니다. 연간 2113시간, 멕시코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습니다. 독일과 비교하면? 1년에 4개월이나 더 일합니다. 그런데도 노동생산성은 25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말이 무슨 뜻이겠습니까? 한마디로 연비 나쁜 자동차란 얘기입니다. 이제는 노동문화가 바뀔 필요가 분명히 있습니다.

    옛날 주 5일 근무제를 처음 도입할 때만 해도 얼마나 반대 많았었는지 기억나시나요? 근데 지금은 이 주 5일 근무제 완전히 정착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죠. 다만 도입하는 방식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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