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농단’의 장본인 최순실(61)씨.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국정농단의 주범이자 비선실세인 최순실(구속기소)씨가 4일 열린 첫 뇌물사건 공판에서 "억울해서 죽고 싶었다"며 각종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최 씨는 특검이 강압적인 수사를 했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에서 이날 열린 뇌물 사건 첫 공판기일에서 최 씨는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제가 지난번에 말했지만 특검은 제 이야기 들으려고 하지 않고 뇌물죄를 자기들이 인정해놓고 저에게 진술을 요구해서 이를 거부했다"며 "뇌물 프레임을 놓고 저를 수사하니까 너무 억울했다"고 밝혔다.
최 씨는 "삼성의 경영구조 지배 같은 것은 전혀 모르는 상황"이라며 "제가 미르·K재단을 통해 삼성으로부터 이득 취하려고 했다지만 증거가 없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그는 이어 "제가 아무리 대통령 곁에 있어도 재벌총수 이름은 알지만 만나서 인사한적도 없는데 검찰이 너무 강압적이고 언어 폭력적이고 인간 취급을 안하는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말미에도 "억울해서 죽고 싶었다. 잘못된 사람 만난 것은 인정하지만 대통령과 공모한 것은 말도 안된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심부름을 한 안종범 전 정책조정 수석도 이전에는 알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억울하다고 재차 말하면서 울먹이기도 했다. 최 씨의 이런 말은 기존의 입장에서 전혀 달라진게 없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날 법원이 이미 심리중인 직권남용·강요·공무상 비밀누설 등 사건과 뇌물수수 사건을 병합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기존 1202호(직권남용 등) 사건과 현재는 분리돼서 진행하고 있다"며 "그런데 뇌물수수와 강요죄 사이에 법률관계가 정리가 되는대로 두 사건을 병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대기업으로터 끌어모은 재단 출연금과 관련한 혐의가 뇌물죄인지, 강요죄인지는 박 전 대통령을 기소할 즈음 최종 정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