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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바 180개, 국물 들이켜" 악기바리라는 軍폭력



사회 일반

    "초코바 180개, 국물 들이켜" 악기바리라는 軍폭력

     

    - 구타는 줄었는데…신종軍폭력 기승
    - 떡볶이 국물 남기곤 "마셔 없애라"
    - 이틀만에 초코바 180개 먹이기도
    - 후임 위하는 척 '게임하듯' 괴롭혀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떡볶이 국물을 다 마셔서 없애라" 한 경찰 간부가 의경에게 가한 엽기적인 가혹 행위가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평소에도 부하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아온 간부인데요. 자신이 떡볶이를 먹다가 국물이 남으니까 그걸 강제로 먹어치우게 했다는 겁니다. 군대 내 폭력 줄어든 줄로만 알았는데 신종수법이 등장한 걸까요. 오늘 이 문제 자세히 좀 들어가 보겠습니다. 피해자로부터 이 문제를 제보 받아서 공론화하신 분이세요.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연결을 해 보죠. 임 소장님 안녕하세요.

    ◆ 임태훈>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저는 처음에 이 보도를 보고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그러니까 경찰 간부가 부하 의경에게 떡볶이 국물을 마시게 했다고 해서…. 떡볶이를 나눠 먹었다면 이건 훈훈한 풍경이잖아요. 저는 훈훈한 풍경을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거군요?

    ◆ 임태훈> 네. 그렇습니다. 이 대원들은 떡볶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걸 나눠 먹었다면 분식집에서 나눠 먹었어야죠.

    ◇ 김현정> 어디서 나눠 먹은 거에요, 그러면?

    ◆ 임태훈> 지휘차량에서 나눠먹었습니다. 이 지휘차량이라고 하면 집회시위에 나가면 의경들을 실어나르는 차벽으로 사용하는 버스 있죠? 이 버스를 앞에서 맨 앞에서 지휘하는 까만 SUV 차량이 있습니다, 경광등 빨간 거 달린…. 그것이 지휘차량입니다. 거기에서 출동했을 때 간식 비용들이 나오거든요. 보통은 부대에서 밥이 오지 않으면 책정된 돈으로 근처에서 식사를 구해서 먹거든요.

    ◇ 김현정> 그럴 수 있겠죠.

    ◆ 임태훈> 그래서 이날도 떡볶이를 사오게 해서 먹었고. 통상적으로는 이렇게 나눠먹게 되면 누가 산 사람 있으면 보통 얻어먹은 사람들이 남은 음식을 버리죠, 대신.

    ◇ 김현정> 그렇죠.

    ◆ 임태훈> 왜냐하면 고마우니까요. 그런데 그런 상황은 절대 아니었고요. 자기가 먹다가 국물이 남으니까 버리면 되지 않습니까?

    ◇ 김현정> 버리면 되죠. 국물만 남은 거에요?

    ◆ 임태훈> 또는 부하에게 좀 버려달라고 하면 버려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걸 국물 다 마시게 했으니까 이건 굉장히 비상식적이고 비인간적인 가혹행위죠.

    ◇ 김현정> 그거 버리지 말고 네가 쭉 들이켜서 없애버려라?

    ◆ 임태훈> 그렇죠.

    ◇ 김현정> 아니, 저는 지금 너무 어이가 없어서 좀 웃음이 나올 정도인데. 혹시 조 모 경감이라는 사람이 재미삼아, 어떤 재미있는 유머라고 던진 건 아니에요? 그런 상황은 절대 아니었답니까?

    ◆ 임태훈> 이 중대장에게 폭언과 비위행위들을 당한 피해자가 대원들이 한 10여 명이 넘는데요, 이게 참다 참다 못해서 터진 겁니다. 그러니까 이 사람의 중대장으로서의 리더십이라는 것은 이미 상실했고요. 왜냐하면 물놀이 갔는데 자기 부하가 다이빙하다가 이마가 찢어져서 100 바늘을 꿰매야 하는 상황인데.

    ◇ 김현정> 100 바늘이나요?

    ◆ 임태훈> 자기는 술을 먹고 자기 밑에 초급 지휘관이 또 있지 않겠습니까. 누가 다쳤다고 '지금 빨리 병원 후송해야 합니다'라고 하니까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야, 지금 이거 가면 단장한테 보고해야 되고 이거 다 철수해서 가야 되는데 그냥 다 가만히 있으라'고 이런 식으로 반응하는 거예요.

    ◇ 김현정> 이마에 상처가 100바늘을 꿰매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데요.

    ◆ 임태훈> 네.

    ◇ 김현정> 귀찮으니까 일 크게 벌이지 말고 참아라?

    ◆ 임태훈> 그렇죠. 중대장보다 밑에 있는 간부가 더 지휘권을 잘 활용하는 거죠. 결국은 병원으로 후송했습니다. 밑에 있는. 그러니까 이미 이런 사건들을 통해서 중대는 이 중대장을 지휘관으로서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 거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조 모 경감의 여러 가지 제보를 바탕으로 어제 공론화를 하신 거고 이거보다 조금 앞서서 다른 군에서 이런 엽기적인 가혹행위가 하나 더 있었다면서요. 먹는 것과 관련된?

    ◆ 임태훈> 해병대에서 이런 일이 있었는데요. 작년에 벌써 이 사건은 언론을 통해서 크게 보도되기도 했었는데요. 이번에 국가인권위원회 조사를 통해서 사실관계가 확인이 된 것이죠.

    ◇ 김현정> 어떤 내용인지 알려주세요.

    ◆ 임태훈> 그러니까 우선 대통령이 특식으로 하사한 초콜릿바를 2일간 180개를 먹였습니다.

    ◇ 김현정> 이틀 동안 180개를, 한 사람에게요?

    ◆ 임태훈> 네.

    ◇ 김현정> 왜요? 왜?

    ◆ 임태훈> 이게 신종 가혹행위인데요. 물론 예전에도 그런 가혹행위가 있었습니다. 먹다 남은 밥이나 음식물을 한데 모아서 이렇게 다 마시게 하거나 먹게 하는 가혹행위들은 있었습니다. 그런 것들이 많이 근절됐는데요.

    ◇ 김현정> 그렇죠.

    ◆ 임태훈> 요즘은 또 직접적인 물리적 폭력을 굉장히 군 수뇌부에서는 근절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니까 괴롭히는 수법이 굉장히 달라진 거죠.

    ◇ 김현정> 교묘해졌어요. 달라졌어요.

    ◆ 임태훈> 그러니까 내 후임을 예뻐한다는 취지로 계속 먹이는 겁니다. 그리고 예를 들면 게임하면서 먹이고요. 오목을 두면서 지면 먹게 한다든지, 가위바위보를 해서 먹게 한다든지. 여러 가지 형태에서 이게 마치 굉장히 상대를 괴롭히는 건데 남들이 봤으면 게임하듯이. 본인도 그냥 이건 게임이니까 괜찮다, 이런 인식들을 가지고 있고. 또 자기 선임들도 자기한테 그렇게 했기 때문에.

    ◇ 김현정> 그런데 저는 궁금한 게 소장님. 이틀 동안 180개를 먹는다는 게 인간이 가능해요? 어떻게 먹었답니까?

    ◆ 임태훈> 저는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보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아니, 거절을 하든가 하면 되지 왜 그러냐라고 하는데. 이게 학교에서 벌어지는 사태면 학생이 전학가거나 학교 그만두면 되죠. 그런데 군대에서는 그만둔다는 것은 탈영하는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내가 전과자가 되거나.

    ◇ 김현정> 군대에서는 갈 곳이 없는 거죠.

    ◆ 임태훈> 아니면 내가 그 선임을 폭행하거나 아니면 소원수리라고 해서 이걸 신고하는 건데. 이게 사실은 다 어려운 상황이죠. 그러니까 이게 내부적인 인권을 침해당했을 때 신고하는 매커니즘 자체가 살아 있지 않고 죽어 있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죠.

    ◇ 김현정> 그러면 이틀 동안 180개 초코바를 먹으라고 했다면 아마 화장실 가서 토해가면서 이렇게 먹었다는 얘기겠네요?

    ◆ 임태훈> 일단 체중이 10㎏ 가까이 증가했으니까요. 이건 굉장히 심각하죠. 단기일 내에 체중이 그렇게 10㎏까지 찌면 그거는 나중에 다양한 질병이 걸릴 가능성도 높거든요.

    ◇ 김현정> 몸무게가 10㎏가 늘었어요, 75에서 84로?

    ◆ 임태훈> 인권위에서는 이 피해자의 진술과 가해자 진술 종합했을 때 입대하고 나서 그때까지 체중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고요. 그리고 또 수시로 이렇게 알몸 마사지 시키면서 추행한 것도.

    ◇ 김현정> 알몸 마사지가 뭐예요?

    ◆ 임태훈> 그러니까 옷을 벗은 상태에서 후임에게 마사지를 시키는 거죠.

    ◇ 김현정> 성추행이군요, 성추행, 그러니까.

    ◆ 임태훈> 네, 그리고 약간의 유사 성행위도 있었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근절되지 않는 것이 결국은 바깥으로 터진 거죠.

    ◇ 김현정> 청취자분들이 지금 놀라서 문자 많이 주시는데 이런 게 이른바 '식고문'…. 또는 '악기바리'라고 부르는 거 맞습니까? 이런 질문 들어왔어요.

    ◆ 임태훈> 맞습니다, 악기…. 그러니까 악을 쓰면서 이런 것을….

    ◇ 김현정> 참아낸다?

    ◆ 임태훈> 발휘한다, 발휘한다는 비속어인데요. 일종의 식고문 형태에 대한 부분을 근절하기 위해서 많이 노력들은 하지만 병사들이 간부들 앞에서 이중적 태도를 취하는 것도 문제이고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이중적 태도라니요?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일 뿐 기사내용과 직접 연관된 바 없음. (사진=자료사진)

     

    ◆ 임태훈> 그러니까 병사들의 사회를 간부들이 잘 들여다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간부들에 대한 일종에 이런 인식이 있어요. '간부는 우리의 적이다'라고 인식해요. 해병대는 특히 그게 심하거든요. 그래서 이 병사들이 자기가 조금 인권침해 당해서 간부에게 이것을 알리면 병사들의 공동체사회를 무너뜨렸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기수열외를 시켜버리거든요. 해병대에서 기수가 열외된다는 것은 전역 이후에 전우회에 발을 못 붙이게 한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또 군 생활할 때 눈도 마주치지 않고 관심도 안 갖고 말 한마디 안 걸고 유령 취급하기 때문에 그 기수열외를 당하면 후임들한테도 인사를 못 받아요.

    ◇ 김현정> 무서운 형벌이네요, 내부에서는?

    ◆ 임태훈>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겁나기 때문에 말을 못하는 거고. 또 이런 것도 있습니다. 해병대가 모집해서 오는 병력이잖아요. 그러니까 다 어느 정도 일정 정도 체력도 강하고 이러다 보니까 너 왜 그런 것도 못해라고 하면서 약간의 도태시키는, 다른 사람은 다 잘하는데 너는 왜 이것밖에 못하냐 이런 것 때문에도 문제들이 많이 생깁니다.

    ◇ 김현정> 이제 한 30초 남았는데 도대체 어떻게 이걸 해결할 것인가. 대책이 있었으면 이미 나왔겠습니다마는 그래도 우리가 찾아봐야겠죠.

    ◆ 임태훈> 어제 해병대 사령부에서 외부 전문가들에게 인권자문위원 위촉식을 했습니다. 여덟 분 정도, 저도 포함해서 들어갔는데요. 해병대에서도 가혹행위를 근절하는 데에 자체적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인식하는 것 같아요. 육해공군 통틀어서 최초로 지금 인권자문위원회를 외부전문가들로 위촉을 한 건데, 군 지휘관들이 인권과 관련돼서는 쓴소리를 계속해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것을 잘 받아들인다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군이 되지 않을까, 저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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