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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로 행진 금지"…경찰 또 '朴 심기경호'



사회 일반

    "율곡로 행진 금지"…경찰 또 '朴 심기경호'

    행진 금지통보에 법원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 제동

    19일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제4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청와대 진입로인 내자동 로터리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만 60만명 이상이 참가해 19일 열린 4차 촛불집회가 지난 1~3차 집회에 이어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

    당초 경찰은 이날 열린 4차 촛불집회에 대해 청와대 인근 율곡로 행진을 금지하기로 결정했지만 법원이 이같은 결정을 뒤집어 행진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평화적으로 끝난 이전 집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결국 평화적 집회 관리보다는 박근혜 대통령 심기경호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 법원, 3차 이어 4차 촛불집회도 율곡로 행진 허용

    서울행정법원 행정 4부(김국현 부장판사)는 이날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경찰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법원은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 서울정부청사 창성동 별관 인근과 재동초등학교 인근 행진을 허용했다. 율곡로 행진도 허용돼 오후 7시 30분부터 시작되는 도심 행진은 경복궁역삼거리부터 삼청동 진입로인 동십자각사거리까지 가능해졌다.

    재판부는 "교통 불편이 예상되나 각 집회·시위에서 율곡로와 사직로의 행진을 전면적으로 금지해야 할 합리적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 3차 촛불집회 당시에도 경찰이 율곡로 행진을 금지했지만 법원은 집회.시위의 자유를 이유로 경찰의 결정을 뒤집었고,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시 집회는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

    이에따라 법원이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4차 촛불집회 역시 3차와 마찬가지로 경복궁역사거리와 내자동사거리, 그리고 동십자각 사거리를 향하는 율곡로 행진을 허용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견됐다.

    ◇ 靑 향한 '함성' 막으려는 꼼수

    그렇다면 이를 모를리 없는 경찰이 또 다시 율곡로 행진을 금지한 이유는 뭘까?

    3차 촛불집회 당시 청와대와 직선거리로 400~500m 인근에 위치한 내자동삼거리 등 율곡로에는 최소 수만명의 집회 참가자들이 집결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박근혜 퇴진', '박근혜 하야', '박근혜 구속' 등을 외쳤고 이 목소리는 청와대까지 고스란히 전달됐다.

    율곡로 북쪽은 경복궁이 위치해 있어 고층 빌딩이 없고 당시 차량 통행도 차단돼 집회 참가자들의 함성은 주말 저녁 청와대를 감싸고 있던 정적을 깨고 박 대통령의 관저까지 닿았을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거센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박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 입장에서는 정국의 중대분수령이 될 수 있는 촛불집회에서 나온 함성에 담긴 국민적 염원을 큰 위협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경찰이 율곡로 행진을 금지한 가장 큰 이유 역시 이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함성이 들리지 않도록 하기위해 율곡로 행진을 원천차단하겠다는 것.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4차 '2016 민중 총궐기 대회'에서 촛불을 든 시민들이 행진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1·2차에 이어 지난 3차 촛불집회의 경우 100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충돌없이 평화적으로 마무리됐고, 이 과정에서 경찰 역시 공권력 사용을 자제하고 대신 비폭력을 강조하며 평화적 집회에 일조했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하지만 4차 촛불집회를 앞두고 경찰 수뇌부는 평화적 집회 관리라는 본연의 임무를 저버리고 박 대통령 심기경호에만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법원이 이번에도 율곡로 행진을 허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우리라고 안했겠냐"라며 "하지만 윗선의 요구가 있으니까 어쩔수 없이 욕먹어도 금지통보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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