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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통신사만 배불린다는 '단통법' 오늘부터 개정 논의



IT/과학

    단지 통신사만 배불린다는 '단통법' 오늘부터 개정 논의

    지원금 상한제·분리공시제 도입 '촉각'…여야 대립 큰데다 최순실 사태로 표류 가능성도

     

    오늘(15일)부터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에 대한 개정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단통법 개정 관련 법안 검토에 들어간다. 이후 법안심사소위를 통해 본격 논의된다.

    미방위는 앞서 지난 9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해당 법안들을 심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방송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회의가 중단됐다. 단통법 개정안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현재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단통법 개정안은 총 9건이다. ▲지원금 상한제 폐지 ▲분리공시제 도입 ▲위약금 상한제 신설 ▲선택요금할인율 20%→30% 상향 등으로 그동안 단통법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조항을 보완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중에서도 지원금 상한제 폐지와 분리공시 도입이 핵심으로 꼽힌다.

    '지원금 상한제'는 출시 15개월이 지나지 않은 단말기에는 지원금을 최대 33만 원으로 제한해 규정한 것으로, 정보가 보족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이는 유통점의 경쟁을 법으로 금지하고, 싸게 휴대전화를 사면 처벌을 받는 등 소비자들은 단통법 취지와 달리 가계통신비 절감 등의 효과를 느끼지 못해 비판이 거세졌다.

    2014년 10월 시행된 지원금 상한제는 시행 뒤 3년간 유효한 일몰제 법안이어서 내년 9월까지만 유효하다. 그러나 연내에 법안 폐지가 통과되지 못하면 사실상 개정안이 소용 없는 사안인 만큼 빠른시일 내 처리해야 한다.

    더구나 최근 녹색소비자연대의 단통법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 '지원금 상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전체 39.4%를 차지했고, ‘단통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33.6%에 달하는 만큼 단통법은 개정 대상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분리공시제는 이동통신사가 지원금을 공시할 때 제조사 지원금과 분리해서 공개하는 것으로, 단통법 시행 초기부터 불거졌던 문제다. 현재는 제조사의 장려금을 이통사의 지원금에 포함해 공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단말기 제조사 측은 장려금은 마케팅 비용의 일부로, 관련 정보가 외부로 공개되는 것은 글로벌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것을 우려, 반발이 심하다. 이에 분리공시제는 2014년 단통법 시행령에 포함돼 국무회의 의결까지 거쳤지만, 제조사 반발로 규제개혁위원회에서 끝내 부결되고 말았다.

    소비자 단체는 분리공시제가 도입되면 장려금이 출고가에 얼마나 반영되는지 알 수 있는 만큼 출고가 거품이 빠져 가계통신비 절감 등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위약금 상한제 도입을 둘러싼 치열한 논의가 예상된다. 이 역시 소비자 입장과, 이통사·제조사들 간의 입장차가 크기 때문이다.

    위약금 상한제는 위약금에 상한선을 둬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 선택권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현재는 공시지원금을 받은 뒤 약정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해지하면 지원금에 상응하는 돈을 위약금으로 내야 한다.

    6개월 이내 해지하면 전액을, 이후에는 가입 기간이 길어질수록 줄어든다. 중소 유통점들은 도입 요구가 크지만, 가입자가 많은 통신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원금 대신 매달 20% 요금할인을 받는 선택약정 할인율을 30%로 확대하는 개정안도 발의됐다.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해 "2012년 기준 해외 주요 사업자의 보조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률은 평균 25.2% 수준으로 현행 20%인 국내 요금할인률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요금 할인폭을 30% 수준까지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개정안 취지를 밝혔다.

    선택약정은 지난해 4월 할인률이 12%에서 20%로 확대된 바 있다. 그 뒤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해 전체 누적 가입자 1000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 비용을 이통사가 전적으로 부담하기 때문에 업계의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단통법 시행 초기부터 '단지 통신사만 배불리는 법'이라며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개정안이 9건이나 발의됐지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개정안 대부분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개정 가능성은 어둡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휴대폰 요금할인율을 기존 20%에서 30%로 올려야 한다는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30%로 인상될 경우)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우려했다. 분리공시에 대해서도 "전체 지원금 규모가 더 의미 있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당장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도 단통법 개정안 심사 진행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관련 현안이 여야 간 입장 차이가 큰 데다 최순실 사태로 제대로 개정안 심사가 제대로 논의될지 조차 불투명하다"며 표류가능성까지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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