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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뉴스] 우유페이 업체 더 있었다…말못할 속사정



사회 일반

    [훅!뉴스] 우유페이 업체 더 있었다…말못할 속사정

    사건의 실체에 훅! 들어가 봅니다. 취재를 통해서 확인한 뉴스의 진실을 보여 드립니다. [훅!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서울우유 뿐 아니라 다른 업체도 우유월급 줘
    -젖소 농가에도 현물(분유) 지급 관행
    -우유값 내려 소비 늘려라? "우유산업 모르고 하는 소리"
    -잉여우유 왜? "소 젖꼭지가 수도꼭지가 아니잖유?"
    -원유수급 조절할 컨트롤 타워 필요
    -수입유제품과 경쟁서 밀린 국산유제품,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탈바꿈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민철 CBS 기자



    ◇ 김현정> 김현정의 뉴스쇼 금요일 코너 '훅! 뉴스'입니다. 기자가 파고든 뉴스의 진실 훅뉴스 시간, 오늘도 권민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기자 오늘 훅! 들어가 볼 뉴스, 뭔가요?

    ◆ 권민철> 네 방송뉴스부터 듣고 시작하죠.

    ◇ 김현정> 직원들에게 월급으로 우유를 줬다고 해서 서울우유가 국민들에게 지탄을 받았죠. 저도 뉴스보고 그 회사 참 어렵나 보구나 그러고 말았는데, 더 살펴볼 게 있나보죠?

    ◆ 권민철> 이 뉴스를 가지고 제가 우유업계 여러 곳과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결론은 뉴스가 극히 일부분만 주목했다, 마치 눈감고 코끼리 다리 만지기식이다, 이런 반응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유회사의 우유월급 뉴스속으로 훅 들어가 보겠습니다.

    ◇ 김현정> 일단 사실관계부터 짚어볼까요? 우유를 월급으로 준 건 맞던가요?

    ◆ 권민철> 회사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올해 초에 유제품 소비 촉진 운동이 각계에서 벌어졌어졌는데, 침체된 우유산업계를 돕기 위해말이죠. 그래서 당사자인 서울우유도 거기에 동참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유제품을 직원가로 주문을 받고 대금을 월급에서 공제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대금을 월급에서 깐거니까 현물월급이라는 말도 틀리지는 않은 거 같습니다.

    ◇ 김현정> 노조도 동의했다고 했는데, 이 이것도 사실이던가요?

    ◆ 권민철> 그래서 노조도 혹시 어용 아니냐는 논란 있었죠? 노조쪽도 애사심에서 나온 자발적 행위라고 했습니다. 노조 간부 이야기 들어보시죠.

    "저희 회사가 70년 넘었다. 협동조합이다보니까 일반회사보다 직원들 애사심이 많다. 그러다보니 올해 회사가 어렵다보니 자발적으로 회사 구사(求社) 차원에서 대응 했는데, 그게 잘 못 전달돼서 언론에 이상하게 나오니까 그게 좀 아쉽네요"

    ◆ 권민철> 서울우유 노조는 한국노총 소속인데 한국노총 안에서도 강성이라고 합니다.

    ◇ 김현정> 강성노조도 동의했다면 강압은 아닌거 같네요.. 그런데 어떻게 업계 1등이라는 서울우유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죠?

    ◆ 권민철> 그래서 저도 그게 이상해서 여러 곳에 취재를 해봤는데요. 그런데요 이런 일이 비단 서울우유에만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 김현정> 다른 업체들도 그렇게 한다?

    (사진=자료사진)

     

    ◆ 권민철> 그렇습니다. 복수의 관계자들이 확인해 준 건데요. 정확히 서울우유와 똑같은 이유는 아니더라도 돈 대신 유제품을 지급하는 경우는 많다고 합니다.

    ▷ 업계인사: (현물을 받는) 그런 형태로 받고 있는 경우 많이 들어서 알고 있는데…
    ▶ 기자: 월급에서 깠어요?
    ▷ 업계인사: 월급에서 깠죠. 월급 대신 준거죠. 니네들 이거 팔아서 월급을 해라 이런 형태죠.

    ◇ 김현정> 놀랍군요. 그 업체들 이름을 밝힐 수는 없나요?

    ◆ 권민철> 제게 얘기한 여러 관계자들은 이번에 서울우유가 좀 억울하게 됐다 이런 반응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했구요. 선의의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거죠. 아무튼 업계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라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업계 다른 관계자 이야기도 들어보시죠.

    "특별한 경우 아니다. 수급 상황에 따라 그렇게 하는 경우가 지금까지 있었다. 직원한테만 분유를 주는 게 아니라 농가들도 분유를 받아요 지금. (돈 대신에?) 그렇죠."

    ◆ 권민철> 방금 이분 말씀, 직원들 뿐 아니라 농가들한테도 원유대금으로 분유를 주는 일이 많다는 얘깁니다.

    ◇ 김현정> 젖소를 키우는 농가들한테도 분유를 준다면, 사과농사 짓는 분한테 사과를 대금으로 주는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 권민철>적절한 비유같습니다. 그런데요 실제 분유를 받은 농가반응은 좀 달랐습니다. 충청권 한 농가와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 기자: 그 분유를 도대체 어디에 쓰세요?
    ▷ 농가: 송아지도 먹이고, 노인회관도 갖다주고, 면사무소 갖다주고, 불우이웃도 돕고 그래요.

    ◇ 김현정> 듣기에 따라 너무 당연하게 말씀들 하시네요.

    ◆ 권민철> 이 경우는 제값 받고 팔 수 없는 소위 초과물량을 판매한 대금 대신 물품을 받은 경운데요. 하여간 업체의 갑질로만 보기는 무리한 측면이 있어 보입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어려우니 고통분담 정도로 생각하는 거죠.

    ◇ 김현정> 결국은 유업계 전반이 어렵다는 이야기에요?

    ◆ 권민철>그렇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서울우유의 경우 올해 상반기 적자만 183억원입니다. 매일유업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75억원으로 작년동기 대비 반토막 났습니다. 남양유업도 최근 2년간 적자를 기록했구요.

    ◇ 김현정> 우유업계가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걸까요?

    ◆ 권민철> 우선 수입제품에 밀려 국산 유제품(치즈, 버터 등)의 시장점유가 낮아지고 있습니다. 외국은 우유 생산이 쉽죠. 방목 떠올리시면 될 겁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비용이 훨씬 많이 듭니다. 그래서 비싸고 따라서 수입품에 자리를 내고 있습니다. 국산원유를 각종 유제품에 활용하는 정도, 이것을 자급률이라고 하는데, 이 국산우유 자급률(원유환산)이 해마다 뒷걸음치고 있습니다. 62.8% →58.4% → 60.7%

    ◇ 김현정> 우유 소비량도 많이 줄어든 거 같아요?

    ◆ 권민철> 그렇습니다. 1인당 우유 소비량을 보니까요. 2012년 28.1kg → 2013년 27.7kg → 2014년 26.9kg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습니다. 반대로 재고량은 급증하고 있습니다. 남는 우유는 분유로 만들어 보관하는데 그 양이 7,469톤→ 7,328톤 →18,484톤으로 작년에 대폭 늘었습니다.

    ◇ 김현정> 이번에 우유페이에 대한 시민들 반응이..그렇게 소비가 줄고 있다면 우유값을 내려서 소비를 늘리면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얘기들 많았어요?

    ◆ 권민철> 그런데요 우유가격과 소비는 별 관계가 없다는 게 업계쪽 시각입니다. 학교급식용 우유만 보더라도 시중가의 절반정도밖에 안되는 싼 가격에 공급하지만, 급식우유 먹는 아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우유소비가 그 만큼 포화됐다는 뜻이겠죠. 그리고 일반 우유가격도 실제로는 많이 내렸다고 하구요. 한국낙농육우협회 한지태 실장의 설명입니다.

    ▷ 한지태: 가격 안 내린다고 하는데, 마트 가보면 다 묶어 팔잖아요. 작년부터 할인행사 다 들어가서 실제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단가는 리터당 2천원 초만대거든요?
    ▶ 기자: 가격을 더 내릴 수는 없나요?
    ▷ 한지태: 가격 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산업의 기반을 지켜가면서 해야될 부분이 있잖아요?

    ◆ 권민철> 내릴 만큼 내렸다는 거죠? 설사 수요가 순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해도 그때그때 내릴 수도 없습니다.

    ◇ 김현정> 그건 무슨 말씀인가요? 모든 상품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거 아닌가요?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권민철> 만약에 가격을 시장에 맡겨 놓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지금처럼 공급이 많다, 그러면 보통 상품은 생산을 곧바로 줄이면 되겠죠. 우유도 안 짜면 되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농협축산경제 관계자 설명 들어보시죠.

    "젖은 안짜면 소들은 염증이 생겨서, 유방염이라고 금방 건강이 망가지고 여러 가지 질병이 생겨요. 그런 부분이 유가공업체와 저희(낙농업계)가 대척점에 설 수 밖에 없죠."

    ◇ 김현정> 공급을 수요에 바로바로 맞출 수 없다는 얘기군요?

    ◆ 권민철> 젖소는 2년간 키운 뒤 송아지를 낳은 뒤부터 젖을 짭니다. 지금 수요를 줄이려면 이미 2년 전에 젖소를 도축하거나 정리를 했어야 합니다. 이렇게 우유는 수요, 공급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원유는 1년간 가격을 못 박아 둡니다. 생산비, 물가상승률과 연계해서 매년 8월에 가격을 정하는데 이것을 ‘원유가 연동제’라고 합니다.

    ◇ 김현정> 몇 년전에 원유가격 안정을 위해 도입했던 거 말씀이군요?

    ◆ 권민철> 그렇습니다.

    ◇ 김현정> 미리미리 가격을 정하면, 거꾸로 공급도 안정돼 있을 거 같은데 아닌가보죠?

    ◆ 권민철> 사실 공급양도 미리 정해져 있습니다. 각 농가별로 원유를 내다팔 수 있는 양이 할당돼 있는데, 이를 쿼터라고 합니다. 전체 쿼터양이 195만톤인데 실제생산량은 230만톤입니다. 잉여가 3~40만톤 정도 되는데, 이렇게 할당량 이상의 ‘잉여원유’가 나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 농장주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소라는 것이 수도꼭지 틀어서 물 조절하는 것처럼 할 수 없어요. 소가 1년 내 건강하지 않고, 아프거나 죽을 수 있고, 똑같이 무를 자르듯이 생산할 수 없죠. 365일 나오기 때문에 그러구 소도 변동사항 있고 새끼 낳는 것도 틀리고 쿼터를 맞추기가 쉽지 않아요."

    ◇ 김현정> 별도로 수급을 컨트롤하는 곳이 없나보죠?

    ◆ 권민철> 사실 원유수급 조절을 위해 99년 낙농진흥회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이곳은 농가로부터 원유를 거둬서(집유) 유가공업체에 전달하는 터미널이자 컨트롤타워 같은 곳인데, 집유하는 곳이 여기저기 생기면서 원유 집유와 공급의 단일화 계획이 무산됐습니다.

    ◇ 김현정> 그렇다면 수급조절을 위해서는 원유 수급 사령탑이 필요하겠군요?

    ◆ 권민철> 그렇습니다. 우유생산구조가 좀 복잡하니까 많은 낙농선진국에서도 집유를 일원화 하고 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건 시간이 좀 걸릴 거 같고,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요?

    {RELNEWS:right}◆ 권민철> 업계에선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은 만큼 공급감소를 통한 해결하는 수밖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거 같습니다. 낙농진흥회의 경우 지난 상반기 젖소 3400마리를 도축했습니다.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도 400억원을 투입해 젖소 3800여마리를 도축하기로 했습니다. 우유업체들의 우유월급도 이런 고육책에 동참하기 위해 나온 겁니다.

    ◇ 김현정> 오늘 훅뉴스 죽 듣고 보니 우유회사를 막무가내로 욕해서도 안되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런 대증적 도축 말고도 합리적인 수급 조절도 동시에 진행돼야겠어요?

    ◆ 권민철> 물론입니다. 그것 뿐 아니라 유업체들도 체질을 개선하고, 값싸고 질좋은 수입산 유제품과 경쟁해서 이길만한 고부가가치 유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아야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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