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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얼굴 드러낸 신월동 천사 "母 생각에…"



사회 일반

    4년만에 얼굴 드러낸 신월동 천사 "母 생각에…"

     


    -매년 남몰래 1억씩 자선냄비에 기부
    -모친 호강 못시킨게 한으로 남아…
    -가족들도 동의, 큰 자랑거리 아닌데…
    -다른 선행 보도되면서 기부도 알려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상락 (구세군 자선냄비에 4년째 1억 기부한 ‘신월동 천사’)



    여러분 ‘신월동 천사’라고 기억하십니까? 4년째 12월이면 명동 구세군 자선냄비에다가 1억원을 턱 하니 기부하고 가는 익명의 기부자를 말하는데요. 누군지 신원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흰 봉투에다가 신월동 주민이라고만 써서 우리는 그를 ‘신월동 천사’라고 지칭했죠. 연말이면, 올해도 ‘신월동 천사’가 나타날까? 이런 뉴스들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데요. 드디어 이분을 찾았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신월동 천사’를 연결하는데요. 나타나기를 꺼려하셨지만 기부의 기쁨을 널리 함께 나눈다, 이런 취지에 공감해 어렵게 응해 주셨습니다. 직접 만나보죠. 신월동 주민, ‘신월동 천사’ 이상락 씨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 이상락>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런 목소리의 남자분이셨군요. (웃음) 그러니까 매년 명동 구세군 자선냄비에 1억원을 기부하고 사라졌던 그 신월동천사분이 맞으신 거죠?

    ◆ 이상락> (웃음) 쑥스럽지만 그렇습니다.

    (사진=구세군자선냄비본부 홈페이지 캡처)

     

    ◇ 김현정> 실례지만 어떤 일을 하시는지 좀 여쭤봐도 될까요?

    ◆ 이상락> 지금 건축자재 소매업을 하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타일을 팔고 있습니다.

    ◇ 김현정> 타일을 파세요? 우리 벽에 붙이는 타일?

    ◆ 이상락>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이 선생님이, 처음 구세군 냄비에 1억원 봉투를 넣으신 게 2011년이었어요.

    ◆ 이상락> 그렇게 되네요.

    ◇ 김현정> 이렇게 큰 금액을 기부하는 데는 어떤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 이상락> 처음에는 저도 무척 힘들었어요. 어머니를 모실 때만 해도 제가 형편이 안 좋아서 어머니를 그렇게 호강시켜드리지 못했는데요. 어머니 생각이 나서... 그래서 그런 분들이 계시다면 도움을 드릴까 싶어서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된 거죠.

    ◇ 김현정> 어머님 생각이 나서.... 그러니까 원래 부모님 사업체를 물려받았다든지 넉넉한 형편에서 사업을 시작하신 그런 분이 아니신가봐요?

    ◆ 이상락> 그렇죠. 처음 시작할 때는 돈 500만원 빚을 얻어서 시작을 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일을 열심히 할 수밖에는 없죠. 일 엄청 했습니다, 솔직히. 하루에 20톤 정도의 물량을 차에다 내렸다 올렸다 하는 그런 과정도 있었고.

    ◇ 김현정> 하루에?

    ◆ 이상락> 하여튼 제가 생각하기에는 소보다도 일을 몇 배는 한 것 같아요. (웃음) 그러다보니 가게가 성장하고 돈도 좀 생기고, 주위를 돌아보게 되잖아요. 그래서 불우이웃도 돕고 좋은 일도 하면 좋겠다 싶어서 이렇게 한 거죠.

    ◇ 김현정> 어머님은 이렇게 성공한 아들 모습 못 보고 가신건가요?

    ◆ 이상락> 네. 그러니까 그게 항상 아쉽죠. 제가 잘나갔을 때, 아들이 힘 좀 폈구나 했는데. 또 사업이 실패해서 어려움이 있었거든요.

    ◇ 김현정> 그랬군요.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이 나서 결정적인 계기네요, 호강 못 시켜드리고 보내드린 어머니가 생각이 나서.

    ◆ 이상락> 그렇죠.

    ◇ 김현정> 지금 어머님 뵈면 뭘 제일 먼저 사드리고 싶으세요? 뭐가 한이 되세요?

    ◆ 이상락> 제일 먼저 사드리고 싶은 건... 어머니가 편하게 살 수 있는 집 좀 사드리고 싶죠. 그때는 세를 살고 그랬으니까, 남의 집인데 뜯어고칠 수도 없고. 문 바깥을 못 나가시고, 현관문 밖에 못 나가고, 방에서만 돌아다니고 그러셨어요. 어머니한테 제일 해 주고 싶은 건 좀 넓은 집에서 마음껏 운동하실 수 있게, 돌아다니고 주위에 경치도 볼 수 있고 사람도 만날 수 있고 그런 자리를 해 주고 싶어요.

    ◇ 김현정> 그런 생각... 그런데 사장님, 아무리 자기 사업체 운영하는 사장님이라도 해도 매해 1억이라는 돈을 꾸준히 기부한다는 게 이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요.

    ◆ 이상락> 저도 사실 결정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아이들 모아놓고도, 우리 자식들 모아놓고도, 아버지도 이렇게 힘들게 돈을 벌었는데 건강할 때 많이 벌어서 남 도와줄 생각을 해라, 그런 말을 많이 했죠.

    ◇ 김현정> 가족들이 알고 있는 거군요? ‘신월동 천사’가 우리 아버지라는 거.

    ◆ 이상락> 알죠. 자식들한테는 얘기했죠, 안 할 수가 없죠. (웃음)

    '신월동 천사' 이상락 씨(사진=본인 제공)

     

    ◇ 김현정> 대단한 자랑거리도 아닌데, 그냥 좋은 일에 쓰였으면 하고 남몰래 기부를 했던 건데.. 그것이 점점 화제가 되고 뉴스에 나오고. 매년 그맘때가 되면 이번에도 ‘신월동 천사’가 나타날까요. 이런 뉴스 나올때, 그때는 기분이 어떠셨어요?

    ◆ 이상락> 처음에는 몰랐거든요. 그런데, 다음날 아는 동생한테 전화가 왔어요. “형님이죠?” 그래요. 나도 그때는 몰랐죠. “뭔 소리야?” 그랬더니 “어제 뉴스에 나왔더라.”라고 하는데, 그때는 무척 당황스럽더라요.

    ◇ 김현정> 그 분은 뉴스만 보고, 어떻게 바로 “형님이죠?” 이렇게 맞힐 수가 있었죠? (웃음)

    ◆ 이상락> 그러니까요 (웃음) 처음에는 아니라고 하면서 “왜 나라고 지목했어?” 물어봤더니 “형님 아니면 누가 그 큰 돈을 거기다 넣어.”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내심 속으론 ‘아, 알아주는 동생이 있구나.’했죠. 남한테 인심을 안 잃은 것 같죠, 그런 거 보면. (웃음)

    ◇ 김현정> 그러니까요. 좋은 분입니다. 주변에서 ‘이분밖에는 없어’라고 할 정도로 평소부터 선행을 해 오던 분이었다는 얘기네요. 그렇게 4년을 아무도 모르게 쉬쉬하면서 기부를 해오셨는데요. 저희는 선생님 소식을 알게 된 게, 양천신문에 실린 기사를 우연히 읽게되고, 구세군의 확인절차 거치고, 이렇게 저렇게 해서 ‘신월동 천사’가 이상락 선생님이라는 걸 확인하게 됐거든요.

    ◆ 이상락> 쑥스러운 얘기인데요. 제가 민족통일관련 일로 통일부 장관상을 탔어요. 그것 때문에 양천신문에서 취재를 왔는데, 얘기 도중에 말이 나왔어요. 저는 나중에 밝혀졌으면 좋겠다, 언젠가는 밝혀진다 해도 나중에 밝혀졌으면 좋겠다, 좀 빼주세요 했는데.. 어떻게 내용을 세세히 아셔가지고, (웃음) 기사를 내셨더라고요. 저도 깜짝 놀랐어요.

    ◇ 김현정> 그렇게 된 거군요. 얘기 중에 ‘지금은 싣지 말고 당신만 아시오.’ 이렇게 됐는데,(웃음)

    ◆ 이상락> 그렇게 됐네요. (웃음) 쑥스럽죠.

    ◇ 김현정> (웃음) 지금, 마음은 있지만, 선뜻 기부하는 것에 대해서 망설이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그분들에게 한 말씀해 주신다면?

    ◆ 이상락> 요즘은 기부문화도 좀 많이 발달했더라고요. 가까운 동사무소나 구청에 가시면, 사회복지회 같은게 있어요. 그런 데 기부하시면 소득공제로 영수증도 떼어주거든요. 그러면 불우이웃도 돕고, 나중에 소득공제 받고 하니까 일거양득이 아닌가. (웃음) 그런 쪽으로 좀 많이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네요.

    ◇ 김현정> 역시 사업하는 분이시라서, ‘기부하면 여러분 이렇게 좋은 이득도 얻을 수 있습니다’. 홍보까지 해 주실 줄 아는 센스가 있으시네요. (웃음) 기부하고 나면 마음은 더 부자되는 거죠?

    ◆ 이상락> 그렇죠. 이제 기부하고 나면, 그런 좋은 마음을 가지면 알게 모르게 도와주는 분들이 생기더라고요.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이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 이렇게 암암리에 인정을 받게 되니까 손님들이 많이 와 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방송을 듣고 계신 분들도, 남의 도움을 받는다는 생각보다도 남을 꼭 도와주겠다는 그런 생각으로 일을 하다 보면 일도 더 열심히 할 수 있고 많은 협조를 받게 되죠. 그렇게 해서 불우이웃에 동참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그 마음이 너무 아름다워서 제가 감동이고요. 선생님, 건강하셔야 돼요. 건강하셔야 오래오래 좋은 일 하실 테니까, 꼭 건강하셔야 됩니다.{RELNEWS:right}

    ◆ 이상락>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어려운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상락>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매년 구세군 냄비에 익명으로 1억원을 기부하셔 ‘신월동 천사’라고 불렸던 그 분, 이상락 씨 오늘 신원을 드러내고 처음으로 방송에서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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