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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논란 "레고로 유적 재현" vs "역사 파괴"



문화재/정책

    레고랜드 논란 "레고로 유적 재현" vs "역사 파괴"

     

    <레고랜드 측="">
    -문화재委, 출토해서 보존하라 조언
    -그대로 복원해서 박물관에 전시할 것
    -선사시대 생활상 레고블록으로 표현

    <시민단체 측="">
    -최대규모 선사 유적, 역사가치 엄청나
    -출토 보존? 문화재는 현장떠나면 파괴
    -그대로 보존하고 레고랜드 옮겨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민건홍 (엘엘건설 대표), 이형구 (선문대 역사학과 교수)

    여러분 혹시 레고랜드라고 들어보셨나요? 어린이 블록인 레고를 이용한 유명한 테마파크죠. 지금 춘천시 중도에서도 착공에 들어가 있는데요. 그런데 올 여름, 이 레고랜드 부지에서 2,000년 전 선사시대 유적이 대거 발굴되면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시민단체에서는 레고랜드 건설 중단과 사업지 이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오늘 가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과연 이 문제 어떻게 봐야 할지 오늘 양쪽의 입장을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레고랜드의 개발을 맡고 있는 엘엘개발의 민건홍 총괄대표 연결하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 민건홍> 네.

    ◇ 박재홍> 레고랜드가 11월에 착공식을 가졌는데요. 현재 개발이 어디까지 된 건가요?

    ◆ 민건홍> 그동안 사업을 위한 각종 인허가와 문화재 발굴이 이루어졌고요. 또한 하중도 내에 건설될 각종 시설물을 위한 상하수도와 도로 등의 기반시설 공사가 착공돼서 지금 진행 중에 있습니다.

    ◇ 박재홍> 11월 28일에 착공했으면, 약 한 달 정도 진행이 된 건데요. 그런데 올여름에 선사시대 유적지가 발견이 돼서요. 문화재위원회에서 조건부 승인을 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 유적지는 어떤 상태인가요?

    ◆ 민건홍> 그동안 여러 차례 보도된 것처럼 하중도에서 청동기 시대의 환호와 수혈 또 주거지와 지석묘 등 유적지와 유구가 발굴됐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저희가 문화재청에서 세 차례의 문화재위원회와 두 차례의 소위원회가 개최돼서 심도 깊은 심사를 했고요.
    그 결과 지석묘(고인돌) 3개 군 36개를 이전 보관하고, 주요 주거지 2개는 역사박물관에서 저희가 전시하도록 결정됐습니다. 이에 따라서 저희 회사에서는 발굴과정 전 과정을 영상기록물로 남겨 교육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영상화를 하고 있고요. 지석묘 이전을 위한 발굴 전 과정을 3D로 스캔해서 이전 보관에 차질이 없도록 진행 중에 있습니다.

    춘천시 중도에 건설될 레고랜드

     

    ◇ 박재홍> 그러니까 지금 발견된 지석묘들을 그대로 떠내서 레고랜드 옆으로 옮기는 건가요?

    ◆ 민건홍> 네. 바로 옆으로 옮겨서 그대로 복원할 예정입니다.

    ◇ 박재홍> 그러나 지금 시민단체의 주장은요. 이번에 발견된 유적지가 국내에서는 거의 최대 규모로 발견된 청동시대 유물이고, 생활유적을 발견한 첫 번째 경우기 때문에 유적지는 그대로 보존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제 이전해서 레고랜드를 지어라, 이런 입장이거든요.

    ◆ 민건홍> 저희 회사는 문화재와 관련한 부분은 여러 차례 문화재위원회와 소위원회 개최를 해서 심의 결과에 따라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레고랜드가 들어오기 전에도 주민들이 그쪽에서 농사를 지고 있었어요. 대개 이제 마라든가 우엉 이런 뿌리 식물들을 그쪽에서 경작을 함으로써 땅속에 있는 문화재가 파괴된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발굴해서 보존하는 게 낫겠다는 게 그동안 문화재위원회에서의 의견이었고요. 그대로 두었다가는 밑으로 물이 스며들어오고, 위에서 경작지에서 농작물을 재배해서 문화재가 파괴가 되는 그러한 것들이, 저희가 시굴조사를 2년 전에 했을 때도 그것이 가장 문제라고 그랬었거든요.

    ◇ 박재홍> 그러니까 뿌리 농사를 짓던 분들이 많이 있었고 이미 많이 파괴가 됐다. 그래서 오히려 문화재청도 출토를 해서 보존하는 게 낫다, 이런 의견을 들었다는 말씀이시네요.

    ◆ 민건홍> 네, 그렇습니다.

    ◇ 박재홍> 하지만 시민단체는 그 자리에 고조선 박물관을 짓고, 레고부지는 다른 곳 그러니까 상중도나 미군기지에 이전하라는 주장도 하는데요.

    ◆ 민건홍> 저희가 그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건 좀 곤란하고요. 지금까지 잘 진행해 온 것처럼 문화재와 레고랜드가 상생할 수 있도록 저희가 역사박물관을 건설해서 박물관 내에 전시하도록 그렇게 할 거고요. 환호(선사시대 마을을 방어하기 위해 시설된 도랑) 부분은 저희가 레고랜드 내에 환호의 위치를 다 표시하고, 환호 지역 내에 선사시대의 생활상을 볼 수 있도록 레고 블록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레고 블록으로 유적을 그대로 재현하겠다는 말씀이세요. 그런데 이렇게 반대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다 보면 아무래도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데요. 그러면 진행하기 힘들 수도 있는 건가요?

    ◆ 민건홍> 저희는 지금까지도 여러 민원들이 있었지만 서로 잘 협의해 왔고요. 저희가 문화재와 레고랜드가 공생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민건홍> 네, 감사합니다.

    대규모 유적이 발견된 춘천 레고랜드 사업 예정지 중도 전경

     

    ◇ 박재홍> 레고랜드의 개발을 맡고 있는 엘엘개발의 민건홍 총괄대표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이번에는 레고랜드 건설에 반대하고 나선 시민단체 연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춘천 중도고조선유적지보존 범국민운동본부 자문위원을 맡고 계신 분이시죠. 선문대학교 역사학과 이형구 교수님이십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이형구>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오후에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신다고요?

    ◆ 이형구> 네. 의암댐이 67년에 물이 잠기면서 그 일대 유적지가 섬으로 됐어요. 그게 중도인데요. 6-70년대부터 유적이 많이 발견돼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여러 해 동안 발굴한 지역입니다. 그런데 올 봄에 발굴을 해보니까 그동안 알고 있었던 것보다도 더 엄청난 대량 유적이 나왔어요. 단일 유적으로는, 선사시대에 유적으로는 최대의 규모 같아요. 그래서 레고랜드는 다른 대체할 수 있는 장소가 있으니까 이 유적을 살리자고 해서 지금 이 운동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여기서 발견된 선사시대의 유적이 단일 유적으로는 최대 규모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역사학적으로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 건가요?

    ◆ 이형구> 지금 청동기시대의 많은 집자리, 주거지죠. 이런 것들이 지금 천 채가 발견됐습니다. 만 명에 가까운 인구가 중도에 살았다는 건, 국가단계에 이르는 큰 사회집단인데요. 그것을 레고단지 플라스틱으로 한 이런 놀이동산으로 만든다는 건 우리의 자존심도 아니지만 역사민족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습니다.

    ◇ 박재홍> 과거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라는 말씀인데요. 그런데 유적이 발견되기 전까지만 해도 그 지역에 뿌리 농사가 많이 지어졌고요. 또 지반이 매우 약하고 축축하게 물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그대로 놔두면 문화재들이 다 소실될 것이다. 따라서 출토를 해야 한다는 것이 문화재위원회 입장이랍니다. 어떻게 보세요?

    ◆ 민건홍> 글쎄요. 문화재 관리나 담당하는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건, 유치한 변명이고요. 왜냐하면 지금 거기가 물이 찬다고 한다면 의암댐을 낮추는 방법도 있고요.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도 조그마한 벽화인데요. 그걸 보기 위해서 태화강 댐을 낮추자고 하잖아요. 그 큰 강까지 낮춰서 그렇게 보존운동을 하고 있는데요.

    지금 의암댐 안에 있는 중도는 세계적인 문화유적입니다. 그리고 고인돌 같은 건 대단히 중요한 유적인데요. 한 100개가 있는데 그걸 한 48개를 옮긴다고 하는데, 벌써 작업했더라고요. 그걸 옮기면 이미 파괴죠. 문화재는 현장을 떠나면 이미 파괴입니다.

    ◇ 박재홍>하지만 현장조건이 매우 안 좋고, 훼손이 많이 됐다고 하는데요.

    ◆ 민건홍> 그건 그 사람들의 변명이죠. 너무 좋은 환경이고요. 대한민국에 그만큼 좋은 환경에 보존되어 있는 곳은 없습니다. 개발을 위한 변명 같아요.

    ◇ 박재홍> 또 개발하는 측에서는 레고랜드 옆에 박물관을 지어서 그대로 역사현장을 재현한다는 입장이고요. 오히려 레고로 선사시대 생활상을 잘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보여준다면 역사교육도 되고 일석이조의 효과도 있을 것이다, 이런 주장도 나오는데요.

    {RELNEWS:right}◆ 이형구> 그건 합리적인 얘기가 아니죠. 역사를 파괴하고 거기에 새로운 서양문화를 이입시킨다? 그건 지금 우리 문화를 말살하는 거예요. 서양 사람들이 사업의 주체 측인데, 영국 스톤헨지 같은 곳울 보면 수백만, 수천만 평을 보존하고 있잖아요,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요. 그런데 남의 나라에 와서는 왜 그런 비문명적인 일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 박재홍> 또다른 측면에서 보면 강원도에서 굉장히 공을 들인 사업이고요. 국내 관광분야에서는 처음으로 외국기업이 천억 원을 직접 투자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유적지를 레고랜드와 함께 개발하는게, 관광객 유치 측면에서 지역경제에도 도움될 수 있는 방안이 되지 않을까요?

    ◆ 이형구> 그러니까 저는 레고랜드가 들어오는 건 좋은데요. 왜 고조선시대의 그 많은 유적이 있는 곳에 들어오냐는 거죠. 거기 말고도 얼마든지 춘천에 대체할 수 있는 땅이 많은데요.

    ◇ 박재홍> 결국 예정된 자리에서 선사시대 유적들은 그대로 유지하고, 레고랜드는 다른 곳으로 이전을 해야 한다?

    ◆ 이형구> 반드시 다른 곳으로 가야 합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선문대학교 역사학과의 이형구 교수였습니다.


    [박재홍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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