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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호위무사 박수경, 이성한·김진태를…



정치 일반

    여성 호위무사 박수경, 이성한·김진태를…

    박수경(33).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큰아들 유대균 씨의 여성 호위무사.

    언론이 여성 호위무사에 대한 보도로 호들갑을 떨면서 문책론에 몰렸던 김진태 검찰총장과 이성한 경찰청장이 은근슬쩍 살아나는 분위기다.

    보수 언론과 종편들은 지난 25일 밤 유병언 씨의 장남인 유대균 씨와 박수경 씨 검거 이후 유대균 씨의 여성 호위무사라는 박수경 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중동 신문들과 그들의 방송사인 종편들은 박수경 씨의 사진과 행적을 연일 크게 보도하고 있다.

    28일 아침 자에서도 조선일보는 '체포 때 무표정 꼿꼿 박수경, 원래 눈물 많은 여린 성격이었다?'는 기사에서 "심판을 볼 때 눈물을 자주 흘렸고, 어릴 적부터 대균 씨와 오누이처럼 지냈다. 그 구원파의 핵심 간부인 '신 엄마'는 박 씨의 어머니다. 신 엄마(구속)도 유병언씨의 도피를 적극 도운 것처럼 신 엄마의 딸 박 씨는 유 씨의 아들을 돕다 구속영장이 청구됐다…항간에서는 박 씨와 대균 씨가 내연관계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검찰은 그 부분은 사생활 영역이고 아직 조사하지 않았다"고 썼다.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44)씨와 도피 조력자 박수경(34)씨가 검거됐다. 박수경이 25일 오후 인천 광역수사대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중앙일보는 지난 토요일에 이어 이날 아침 자에서도 박수경 씨 검거 장면 흑백 사진을 1면 맨 위에 두 장이나 썼다.

    방송들은 박 씨의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난 검거 압송 장면과 과거 영상까지도 반복해 내보냈다.

    박 씨는 세월호 참사와도, 청해진 해운의 불법 비리에도 관련이 없는 유대균 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일 뿐인데 주범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검찰도 유대균 씨는 유병언 일가 비리 수사의 곁가지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아이의 엄마이고 대균 씨와의 관계가 드러나지도 않은 마당에 얼굴을 자막으로 처리하는 게 정상적이지만 우리 방송, 신문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유병언 씨의 장남 유대균씨와 박수경씨 검거 장면(사진=인천지방경찰청 제공 영상 캡처)

     

    종편들은 검거된 지난 25일부터 주일인 27일까지도 유대균과 박수경의 관계, 박수경의 역할, 박수경은 어떤 여자인가라는 등의 제목으로 토론 하는가 하면 박수경은 미모의 태권도 심판이었다, 남편과 이혼 소송을 했다 등의 제목으로 보도하고 있다.

    채널A는 '좁은 방에서 단둘이 석 달 동안 뭐했나'라는 극도의 자극적인 보도를 했고, 전문 뉴스채널이라는 YTN도 박수경 씨에 대한 선정적 보도를 일삼고 있다.

    YTN은 28일 아침 온라인 뉴스에서도 박 씨의 사진과 함께 '박수경, 유대균 도피극에 가담한 이유를 들어보니'라는 제목을 머리기사로 뽑으며 박수경 씨와 관련된 기사를 4개나 덧붙였다.

    종편들보다는 덜 하지만 MBC와 SBS도 박 씨의 사생활 관련 뉴스 꼭지를 내보내 시청자들로 하여금 세월호 참사가 박수경 씨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것처럼 느끼게 했다.

    유대균 씨와 함께 유 씨의 경호원 역할을 한 박수경 씨에 보도의 초점을 맞추다 보니 세월호 참사의 본질은 가려지고 책임론은 묻혀버린 형국이다.

    박수경 씨는 두말할 나위도 없이 세월호 참사와는 무관하고 28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되는 대균 씨도 동생인 혁기 씨와 섬나 씨에 비해 혐의가 아주 가볍다.

    그의 횡령 배임액은 99억 원에 불과하고 유병언 일가의 횡령 배임액 2,400억 원의 대부분은 유병언씨와 둘째 아들 혁기, 섬나 씨가 저질렀다고 검찰은 밝혔다.

    최민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종편들의 참담한 보도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으로 민주주의의 존립 근거를 훼손하고 국민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마비시켜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찰과 경찰도 언론의 이런 보도 행태를 은근히 부추겼다.

    평소에는 극도의 말을 아끼거나 숨기던 수사 태도에서 벗어나 검거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고, 대균 씨와 박수경 씨의 언론 노출을 요란하게 하는가 하면 대균 씨와 박수경 씨의 관계를 넌지시 알려주기도 한다.


    언론과 검찰·경찰이 짬짜미가 돼 유병언 일가의 비리와 세월호 참사 수사의 본질을 흐리다 보니 여론의 향배도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김진태 검찰총장(왼쪽), 이성한 경찰청장 (자료사진)

     

    유병언 씨 검거 실패와 변사체 부실한 처리로 여론의 뭇매를 맞던 이성한 경찰청장과 김진태 검찰총장의 문책론이 슬그머니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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