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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오류, EBS 연계 높은 출제율도 문제"



교육

    "수능 오류, EBS 연계 높은 출제율도 문제"

    70%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한계가 돼 제한된 문제 출제 방식으로 오류 발생

    - EBS 교재, 검정 교과서와 비교하면 검증할 시간과 시스템 부족해.
    - EBS 수능 연계율 30% 시절에는 문제 오류 거의 없어.
    - 지난 정부에서 EBS 교재 수능 연계율을 70%로 높인 후, 문제 오류 높아진 것으로 보여.
    - 영어를 비롯한 몇 가지 영역은 미국 STA처럼 문제은행식 출제방법도 고려해보아야
    - 자격고사 절대 평가도 대안이 될 수 있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1월 19일 (수)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최재호 (부산 브니엘고 교감, 수능 3회 출제)

    ◇ 정관용> 수능 시험 끝나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또 이의제기를 하고 이번에도 출제 오류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고 합니다. 이게 지난 한 10여 년 사이에 벌써 여러 차례 이런 문제가 있었는데요. 왜 이럴까요? 수학능력평가 출제에 세 차례 참여하셨던 경험이 있습니다. 부산 브니엘고등학교의 최재호 교감선생님을 연결합니다. 선생님 나와 계시죠?

    ◆ 최재호>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제가 이렇게 자료를 보니까 2001년부터 2013년까지 복수 정답 인정된 게 하나, 둘, 셋, 네 번째 이렇게 되네요, 벌써?

    ◆ 최재호> 네.

    ◇ 정관용> 이런 일들이 왜 자꾸 반복됩니까?

    ◆ 최재호> 뭐 그러니까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는데요. 출제위원들이 책임을 져야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고 한편으로는 구조적인 원인들도 좀 있겠다고 생각하는데요. 교과서보다 최근에 그 EBS 출제 연계율이 이전에 30%에서 70%가 됨으로써 좀 보다 질 높은 문제가 만들어질 여지가 좀 봉쇄되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 정관용> 그래요? EBS 출제 연계율 70%하고 수능문제 오류하고는 무슨 관계가 있는 겁니까?

    ◆ 최재호> 직접적인 연관을 찾기는 좀 어렵다고 보겠지만 최근 지적하신 것처럼 여러 차례 이슈화되고 있는데 EBS 교재들이 제가 볼 때는 교과서를 대신함으로써 야기된 점이 제법 있다고 보여지거든요. EBS 교재가 수능완성 또 파이널 이런 여러 권이 매년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를 검증할 기관이나 시스템이 매우 부족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검인정 교사과서하고 대비해 볼 때는 사실 턱 없이 부족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고. 교과서만 해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수정되어야 할 내용이라든지 또 이론들이 꽤 나오고 있는데 EBS가 일선 현장에서 교과서를 거의 대체하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는 EBS의 질적 담보라는 게 제가 수능 들어갔을 때도 꽤 회자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교과서는 어쨌든 검인정 교과서를 만들고자하는 출판사들이 만들어서 제출하고 심사받고 이런 복잡한 절차들이 있잖아요.

    ◆ 최재호> 네, 그렇죠.

    ◇ 정관용> EBS 교재는 그런 절차가 사실상 없는 건가요?

    ◆ 최재호> 제가 볼 때에는 교과서에 대비해서 볼 때는 매우 좀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고 아니나 다를까 EBS 교재가 나오는 기간이 언뜻 보기만하더라도 서너 달, 뭐 그 정도밖에 안 되죠. 검인정 교과서만하더라도 몇 년씩의 어떤 기간들이 있는 데 비한다면 충분히 좀 고민되어야 할 여지가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 정관용> 그러면 EBS 교재 자체가 오류를 안고 있을 소지가 많다, 이거 아닙니까?

    ◆ 최재호> 꽤 있을 수 있죠. 교과서도 요즘 문제가 있다라고 여러 학계의 권위자들도 지적하고 있고, 지금 논쟁 중이라고 생각한다면 더더욱 그러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우선 학생들이 상당히 의존하는 또 교과서처럼 공부하는 EBS 교재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또 학생들은 그걸 기준으로 공부를 했다 이 말씀인데…

    ◆ 최재호> 네.

    ◇ 정관용> 하지만 문제를 출제하는 분들이 EBS와 연계 70%라고 하더라도 교재를 들여다보면서 '어, 이거는 교재에 좀 문제가 있네' 싶으면 그걸 피해서 다른 문제를 내거나 이래야 되는 것 아닐까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 최재호> 그게 조금 전에 이건 EBS 자체가 사교육 절감이라는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서 제기되었기 때문에 거기에 큰 이론은 없는데 30%가 되었을 때 하고 70%가 되었을 때는 거기에서 낼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들이 여럿 나오곤 하거든요, 실제로. 그런 비율이 30%, 70%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이 비율이 너무 높으면 사실상 EBS 교재에서 거의 모든 문제를 다 내도 부족할 수 있다?

    ◆ 최재호> 그렇죠. 네, 오죽했으면 이전에는 선택지가 하나라도 유사해지면 그건 기출문제라고 해서 낼 수 없었는데 최근에 와서는 EBS 연계율 70%를 맞추려하다 보니까 선택지가 이전에 나왔던 것들을 그대로 답습하게 되면서 실제로 수능 출제위원들이 편한 점이 없지 않아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건 문제의 질이라든지 또 수능이 우리 사회에서 가지고 있는 어떤 위상을 고려한다고 한다면 문제가 꽤 된다고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이 문제 출제에 모든 책임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갖고 있는 거죠?

    ◆ 최재호> 일단은 그렇죠. 교육부에서 거기에 위임을 했으니까요.

    ◇ 정관용> 그 수능 출제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집니까? 먼저 출제위원들을 먼저 정하나요, 어떻게 되나요?

    ◆ 최재호> 뭐, 제가 생각할 때도 우리 평가원에 들어가 보면서 시스템이 세계적으로 권위를 갖는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뭐 한 달간 최고의 권위자들이 산고 끝에 낳은 결과이기 때문에 제가 있을 때도 오류가 거의 없었는데 해당 과목 출제위원들이 각자 할당된 몇 문항의 엄선된 문제를 만들어오거든요. 그러면 우선 동 과목에서 각 과목마다 다르겠습니다만 몇 명이 모여서 심의하고 다음으로 교과, 그 다음에 국영수, 탐구 등 대영역에서 심의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과정을 거쳐서 창의적인 문제 혹은 질 높은 문제 내지는 최근에 문제되고 있는 미심쩍은 문제 이런 문제들을 거의 전 영역에 걸치는 선생님들이 교수님들을 포함해서 심의하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 하에서 문항 오류가 나온다는 게 이상할 정도라고 했는데. 제가 있을 때 보니까 점독이라고 해서 '1, 점, 밑줄 치고 괄호 열고' 이런 것까지 다 읽어가면서 하기 때문에 아마 초창기에는 거의 문제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올해 영어영역의 경우라든지 할 때는 실수라 할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는 생각이 들고 다만 작년 세계지리 문제 같은 유형들을 보니까 이의신청 시스템이 좀 점검이 되고 보완이 되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듭니다.

    ◇ 정관용> 그 이의신청 시스템 얘기는 다시 하도록 하고 우선 이렇게 오류 가능성이 있는 문제를 마지막 시험 문제지에 등재되지 않게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 최재호> 아, 물론이죠. (웃음)

    ◇ 정관용> 5, 6번 검토한다라고 하는데 전문가들이 하는데 또 과목까지 바꿔가면서 검토한다 하는데…

    ◆ 최재호>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도 이런 게 나온다는 말이에요. 먼저 출제위원들에게는 무슨 문제가 없습니까? 출제위원들은 어떤 방식으로 선정합니까?

    ◆ 최재호> 출제위원들은 선생님들 가운데에서도 교육부에서 인력풀을 만들겠죠. 이전에는 어느 특정 대학 출신들이 거의 독점하는 데에서 한 2005, 2006년부터는 이걸 좀 개방해서 여러 대학 또 나아가서는 선생님들 가운데서도 요즘에는 박사과정이나 박사출신들도 많고 하시기 때문에 좀 더 개방된 시스템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대학교수하고 현직 교사 대 비율이 어떻게 됩니까?

    ◆ 최재호> 영역마다 다르기는 한데 보통 한 60%… 70, 80%가 대학교수 아니면 30, 40%가 교사들, 이런 형태로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대학교수가 일단 출제위원 가운데는 다수네요.

    ◆ 최재호> 네,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죠.

    ◇ 정관용> 혹시 그러면 대학교수이기 때문에 직접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한 경험이 없어서 현장 학생들의 수준을 제대로 모르는 이런 문제가 또 있지는 않을까요?

    ◆ 최재호> 그런 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선생님들 가운데서도 대학에 강의 경험이 있다든지 또 책을 출제하신 다든지 박사과정, 박사학위를 가지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일정 부분 좀 커버가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좀 들기는 합니다.

    ◇ 정관용> 우리 교감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대안은 뭡니까, 그러면? 이번 경우도 사실 실수라고밖에 말할 수밖에 없다라고 하셨습니다만 그 실수조차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 최재호> 제가 조금 전에 지적한 것처럼 사교육 대비라든지 사교육 절감을 위해 도입한 EBS 출제 연계율을…

    ◇ 정관용> 70%에서?

    ◆ 최재호> 전국에 있는 학생들을 생각해 본다면 충분히 정책적으로 공감하거든요. 하지만 제가 지적 드리고 싶은 것은 비율이 좀 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저희 경험의 문제인데 이전 30% 시절에는 오류들이 거의 없던 것으로 알거든요.

    ◇ 정관용> 아하…

    ◆ 최재호> 그런데 지난 정부에서 연계율을 70%로 증대되면서 문제가 증폭된 감이 꽤 많습니다. 제가 들어갔던 2006, 2007, 2009년 이럴 때는 거의 없었고요. 지금 말씀하셨지만 네댓 건이 11, 12, 13년 이런 데 와서 계속 좀 증대되면서 아무래도 연관성을… 연계율 30%에서는 거의 없었는데 70%가 되면서 나온다고 한다면 앞으로도 좀 그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점쳐보고 있습니다.

    {RELNEWS:right}◇ 정관용> 연계율 좀 하향하자, 이 말씀이고요.

    ◆ 최재호> 네.

    ◇ 정관용> 일각에서 수능도 미국 STA처럼 문제은행식 출제로 바꾸자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건 안 되나요?

    ◆ 최재호> 세계 선진국 어디에도 집에도 못 가고 한 달 동안 집단 합숙하면서 하는 집단적 사고를 거쳐서 문제 내는 이런 나라가 한국 아니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되는데 문제의 수준은 최고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바인데요. 지적해 주시는 것처럼 몇 영역 정도는 문제은행이나 자격고사나 절대평가 등이 큰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저 역시도 생각합니다. 교육철학적인 맥락에서 보면요.

    ◇ 정관용> 어떤 영역들이 적합할까요?

    ◆ 최재호> 글쎄요. 최근에 'NEAT'라는 게 도입이 돼서 영어 같은 경우, 이야기도 아마 평가원에서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등등 이거는 아마 사회각계의 의견들이 좀 더 모여져야 될 대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그 정도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정관용> 차제에 아무튼 '수능 출제 전반에 대한 재검토'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재호>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부산 브니엘고등학교 최재호 교감선생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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