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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수능 영어 또 소송할텐가? 오류 인정해야"



교육

    박홍근 "수능 영어 또 소송할텐가? 오류 인정해야"

     

    -평가원, 비공식적으로는 오류 인정
    -복수정답 인정 가능성 열어놔야
    -출제는 교수, 검토는 교사가 하는 것도 문제
    -수능 출제와 검정, 분리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수학능력시험 다음 날부터 뜨거운 논란이 된 영어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수능영어 25번인데요. 그래프를 해석하는 설명 중 틀린 보기를 고르는 문제였습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제시한 정답은 4번이었는데요. 그런데 ‘보기 5번도 틀린 내용이다.’ 이러한 주장들이 나오기 시작한 겁니다. 실제로 내일 복수정답을 인정하는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보도도 있는데요. 저희 '뉴스쇼'가 취재한 결과로는 아직 교육부 입장은 확정이 안 된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 의원의 의견 들어봅니다. 의원님 나와 계시죠?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 박홍근>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의원님도 문제 보셨죠?

    ◆ 박홍근> 네, 봤습니다. 그리고 어제 오후 늦게, 평가원이 복수정답을 인정할 것이라는 기사도 보고 이 문제가 한참 논란이 되고 있으니까 저도 교육부나 평가원에 확인을 해 봤더니 현재로서 교육문화평가원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하면서 그 기사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박재홍> 내일 발표가 있을 거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 박홍근> 지금 현재로서는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25번 영어 문제의 5번 보기에 ‘18%가 증가했다’는 보기의 내용이 문제가 됐습니다.

    ◆ 박홍근>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2006년에 2%였고 2012년에는 20%였다. 그래서 2006년과 비교했을 때 몇 %가 증가한 것이냐?’가 문제의 취지인데요. 일반적으로 저희가 볼 때는 ‘18% 포인트가 증가했다’라고 해석을 하는데 보기에는 ‘18% 증가했다.’ 이렇게 적혀 있었다는 거예요.

    ◆ 박홍근> 맞습니다. 통계청에서 퍼센트의 수치 차이를 비교할 때는 ‘퍼센트 포인트로 써야 한다’ 이렇게 명시하고 있거든요. 다르게 얘기를 하면, 특정 비율을 설명할 때 우리가 일반적으로 ‘몇몇 퍼센트’라고 사용을 하지만 어떤 퍼센트와 퍼센트의 격차를 비교할 때는 ‘퍼센트 포인트’를 사용하는 것이 옳다는 거죠. 그래서 결과적으로 문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정답이 달라질 수 있는 그런 문제가 생긴 겁니다.

    ◇ 박재홍> 통계청의 상식으로 보면 틀린 거네요?

    ◆ 박홍근> 그렇습니다. 그동안 명시하고 있는 거에는 반하고 있는 것이죠.

    ◇ 박재홍> 그렇다면 교육부에서도 이 복수정답을 인정할 가능성이 많겠군요?

    ◆ 박홍근> 사실 작년에도 세계수능지리 문제를 가지고 한참 논란이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때도 평가원이 ‘교과서에 쓰인 대로 문제를 해석하면 문제가 될 게 없다’ 이러면서 논리를 계속 폈고 수험생들이 이의제기를 하니까 묵살하다 결국 최근에 패소 판결을 받았거든요. 그런데 이 문제를 가지고 국민들이 아직도 걱정을 많이 하고 있는데 또다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거 아닙니까? 그래서 관련 전문가들은 ‘오류를 인정해야 한다’ 이런 목소리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거고요. 또 평가원 관계자도 비공식적으로는 인정을 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그래요. 그래서 만약에 출제 오류가 공식적으로 인정이 된다면 작년처럼 그렇게 또 계속 부인하고 소송전으로 갈 것이 아니라 신속하게 인정하면서 복수정답처리 등의 조치를 통해서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박재홍> 지금 영어가 너무 쉽게 나와서 만점자가 한 4% 될 것이라는 논란도 있고요. 따라서 이 한 문제가 수험생 입장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상식 수준에서 봐도 당연히 복수정답 인정돼야 되는 거 아닙니까?

    ◆ 박홍근> 그 문제는 최종적으로 교육 당국에서 발표를 해야 되니까 지금 아마 전문가들의 수렴을 하고 있겠죠. 그래서 국민과 수험생들의 강력한 문제제기를 충분히 감안해서 판단할 걸로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복수정답의 가능성은 열어놔야 한다는 입장이신가요?

    ◆ 박홍근> 네.

    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 의원 (의원실 제공)

     

    ◇ 박재홍> 관련된 이의신청이 어제까지 모두 끝이 났습니다. 평가원에서는 당초 ‘24일에 최종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입장인데. 지금 현재 분위기로서는 더 빨라질 수도 있는 건가요?

    ◆ 박홍근> 어제 교육부로서는 저희한테 정확한 시점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평가원에서 일부분은 검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어제 기사가 난 것처럼 ‘특정일에 어떤 내용으로 발표하겠다’는 식처럼 확정적이지는 않다고 얘기는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아직 확정된 발표는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요. 이의심사과정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우려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작년에 세계지리 8번 문제에 대해서도 이의심사를 불과 8분 30초 만에 끝냈다는 거 아니에요?

    ◆ 박홍근> 그렇습니다. 이건 제가 그때 국회 의정활동 과정에서 밝혀낸 겁니다. 그러니까 얼마나 졸속으로 진행됐는지를 드러낸 것이죠. 속타는 수험생들이나 가족들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그냥 말 그대로 ‘심사를 위한 심사에 불과했다’는 부분을 제가 지적한 바가 있습니다.

    ◇ 박재홍> 그래서 혹시 올해도 작년처럼 이 문제를 대충 처리할 우려가 있지 않느냐 이렇게 보고 있는데요?

    ◆ 박홍근> 아마 최근 평가원에서 작년 수능 문제로 엄청난 권위가 실추됐기 때문에 이번에는 가볍게 처리하지 못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다 지켜보고 있는 상황 아닙니까?

    ◇ 박재홍> 이러한 대입 수능 문제 작년과 올해 계속 이러한 오류가 발생한다면 국민들이 굉장히 실망할 테고 일단 신뢰도도 굉장히 떨어질 것 같은데요. 이러한 출제 오류 문제가 반복되는 가장 큰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박홍근> 그러니까 수능이 최고의 권위를 갖는 시험인 것은 맞지 않습니까? 사람이 하다 보면 물론 실수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오류를 사전에 얼마큼 철저하게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느냐? 이게 중요한데요. 현재는 출제위원들과 검토위원을 제한된 인력풀에서 선발하다 보니까 이런 문제가 발생을 하는 것 같고요.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이의가 제기됐을 때 이것을 평가원 자체적으로만 판정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좀 더 공개적인 시스템을 통해 일부 단체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좀 듣고 판단에 활용해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여론의 눈치를 살펴서 오류인정 여부를 결정한다든가 아니면 또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비공개로 하다 보면 수험생들의 납득이 어렵지 않겠습니까? 그런 부분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건데요. 1994년도에 수능이 도입되고 나서 3번에 걸쳐서 수능 오류가 인정이 됐거든요. 그래서 복수정답 처리가 이어진 바가 있는데요. 하여튼 저는 작년 수능오류 문제처럼 평가원이 또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계속 피해가 걷잡을 수 없어지는 오류가 반복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정말 신속하고 정확하게 오류를 판정하는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출제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말씀이시고요. 아까 시스템 문제도 말씀하셨습니다마는 그러니까 지금도 한 달간 출제위원과 검토위원들 모아놓고 극비리에 숙식하면서 시험문제 완성하는 거죠?

    ◆ 박홍근> 그렇습니다. 그런데 출제 과정을 보면 오류가 날 수 있는 부분이 이것이거든요. 우리가 어떤 글을 쓰거나 책을 낼 때에 ‘이 문장이 비문이다, 오탈자가 있다’ 이런 것도 바로잡으려면 글을 쓴 사람은 사실 잘 안 보입니다. 그러니까 자신이 아닌 제3자에게 교열을 맡기지 않습니까? 자기가 쓴 걸 보면 뭐가 잘못됐는지, 뭐가 어색한 문장인지 잘 눈에 안 띄거든요. 그래서 이것을 수능출제과정에 비유하자면 출제시스템과 검증시스템을 엄격하게 분리하는 게 맞습니다. 물론 지금도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이 분리는 돼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모든 걸 다 관리감독하는 기관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라고 하는 단일기관에서 다 이걸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한 기관에서 출제도 하고 그 출제기관에서 검정까지 하니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 거죠. 그래서 결국 조직 내부의 이해관계로 해석되면서 (오류 문제가) 출제될 위험성이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출제와 검증을 별개의 기관에서 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분리하는 게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 박재홍> 출제위원이 대학교수고 검토위원들은 교사이다 보니까 사제지간도 있을 수 있고 학교선후배도 있을 수 있어서 이른바 ‘교피아' 문제도 발생한다는 말도 있어요.

    ◆ 박홍근> 제가 이번에 국정감사에도 그런 부분을 지적한 바가 있는데요. 말씀처럼 대체로 출제위원들은 교수들이 맡고 있고 검토는 평교사들이 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이 같은 대학교, 같은 학과 출신의 선후배나 동기가 많다고 그래요. 그러니까 작년 수능오류 문제도 그랬지만 올해도 변치 않는 게 이처럼 출제나 검토 과정의 관계자 대부분이 선후배나 사제지간 이렇게 얽혀 있다 보니까 이 관계를 빠져나오지 않고는 발을 뺄 수 없는 풍토가 조성되어 있다고 하거든요. 그리고 검토를 맡은 평교사 입장에서는 대학 교수들이 출제한 문제의 오류를 지적하기가 쉽지 않고요. 또 교수들은 정당한 지적을 받더라도 이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특히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다 보면 다시는 출제위원이나 검토위원으로 참여하지 못하니까 그런 불이익을 피하려고 제대로 된 문제제기를 꺼린다는 분석을 하거든요. 그래서 ‘학계-평가원-교육부’를 연결하는 소위 교피아라고 불리는 관계 때문에 매뉴얼에 따른 점검마저 무력화되고 있다는 지적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검토위원으로도 교수들이 대거 참여하고 같은 동문의 경우는 출제위원이나 검토위원에서 아예 서로 배척시키는 그런 방식을 통해서 공고한 인맥의 장벽을 좀 부숴야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출제위원님이 교수님이잖아요. 이분들은 대학생들을 가르치고 고등학교 대상으로 문제를 별로 안 내신 분들이기 때문에 체감 난이도 조절에도 실패할 가능성도 많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많이 있거든요?

    ◆ 박홍근>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선생님들이 참여하시는 방법은 없습니까?

    ◆ 박홍근> 그러니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으로 교사들이 참여하고 또 예를 들어서 교수들과 서로 엇갈려서 참여하는 방법을 강구하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수능이 점점 권위를 잃고 있다 이런 우려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참에 아예 수능을 자격고사로 만들자 이런 얘기도 있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박홍근> 사실은 권위의 상실은 난이도 문제라기보다는 출제오류 문제에서 더 기인한다고 보고 있어요. 다만 이번에는 평가원이 애초에 목표로 제시하고 공개했던 난이도 기조가 실제와는 다르게 나타나는 문제가 발생한 거죠. 이번에도 과목별 편차가 너무 심하게 나서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일각에서 수능을 자격고사로 만들자는 주장이 제시되고 있는데 이것은 오래전부터 나왔던 이야기입니다. 대외적으로는 교육부가 이런 정책기조를 이미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능의 변별력을 낮추는 방향으로 출제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는데요. 그래서 수능의 난이도가 낮춰지고 있기 때문에 ‘물수능 논란’이 발생하는 겁니다. 물론 장점은 오로지 수능만이 대학 입학의 절대적인 변별기준이 된다는 것을 막는 측면도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했을 때 수능이 약화되기 때문에 어떤 대안적인 제도로 학생을 평가를 하고 선발해야 되는가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좀 더 합의가 필요하다?

    ◆ 박홍근> 네.

    ◇ 박재홍>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박홍근>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새정치민주연합의 의원 박홍근 의원 만나서 말씀 들어봤습니다.

    [박재홍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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