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비건전 만남 원합니다" 성매매 온상 된 역할대행



사회 일반

    "비건전 만남 원합니다" 성매매 온상 된 역할대행

    • 2011-02-16 06:00

    [위험한 인연, '역할대행' ③] 대형 사이트에 성매매글 쇄도…미성년자 무방비 노출

    아빠와 남편, 심지어 며느리에서 애인까지 대행해주는 이른바 '역할대행'서비스가 최근 성행하고 있다.바쁜 현대인들의 삶 속에서 특별한 인연이 없이도 돈만 주면 역할에 맞는 사람을 골라 실생활에서 연기아닌 연기를 하며 서로에게 도움을 준다는 신종 서비스업.하지만 이런 역할대행 서비스업이 자칫 성매매나 또다른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CBS노컷뉴스는 신종 서비스업에 따른 우려를 실태취재를 통해 5회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시리즈 게재 순서
    1. '가족도, 애인도 돼 드립니다' 역할대행 서비스2. 애인대행 서비스, 직접 신청해보니3. "비건전 만남도 원합니다" 은밀한 성매매도4. '인력소개소'에서 역할대행까지…변종 업종 성행 5. 역할대행, 법적 규제도 단속도 없다


     

    역할대행 사이트가 확산되면서 역할대행이 성매매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행 아르바이트 여성을 성폭행하거나 10대 청소년에게 성매매를 요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올해 19살인 김지연(가명) 양은 지난해 10월 대행 아르바이트에서 겪은 일만 생각하면 지금도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한 인터넷 카페에 '피팅 모델 대행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글을 올린 김 양은 며칠 뒤 한 남성으로부터 '쇼핑몰을 운영할 생각인데 같이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고 남성의 사무실을 찾았다.

    그러나 그 남성은 '일하기 전 친해져야 한다'며 김 양을 술집으로 끌고 갔고 억지로 술을 강요했다.

    이색 아르바이트라는 생각에 대행 아르바이트 사이트에 글을 올렸지만 김 양에게 돌아오는 건 남성들의 은밀한 요구였다.

    불쾌감을 느낀 김 양은 "대행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겠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김 양은 "역할대행을 한다는 글을 올리면 애인 대행해 달라는 남자들의 연락이 많이 온다"며 "대부분의 남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비건전'을 요구해 온다"고 말했다.

    '비건전'이란 속칭 역할 대행에서 일반적인 대행 업무 외에 스킨십과 성관계 등을 포함하는 '은밀한 대행'을 일컸는 말로 역할 대행에서 쓰이는 은어다.

    이처럼 일반적인 역할 대행 서비스가 성매매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범죄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지난 2008년 2월 애인 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러 온 여대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정 모(30)씨가 구속됐다.

    정 씨는 대구광역시 대명동 한 여관에서 여대생 김 모(19)씨에게 '35만 원을 줄테니 만나자'고 유인해 여관으로 불러낸 뒤 흉기로 위협해 김 씨를 성폭행했다.

    30대 과외교사가 애인대행 인터넷 사이트에서 알게 된 10대 여성을 성폭행한 사건도 있었다.

    과외교사 이 모(34)씨는 애인 대행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박 모(19.여)씨에게 '증권회사 애널리스트인데 이브닝파티에 파트너로 동행하면 500만 원을 주겠다'며 경기도 부천의 한 모텔로 유인해 성폭행했다.

    이 씨는 또 '만나주지 않으면 학교에 애인 대행 아르바이트 사실을 알리고 나체 사진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뒤 경기도 시흥의 한 모텔 등지에서 20여 차례에 걸쳐 A 씨를 성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또 지난달 20일에는 애인대행 사이트에서 남성 회원들과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서 모(25.여)씨 등 2명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이처럼 애인 대행 사이트가 사회적 물의를 빚자 경찰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애인대행 사이트 등 인터넷 성매매 사이트에 대해 단속을 실시해 사이트 770여 개를 적발했다.

    경찰은 이들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이나 글을 토대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사이트 폐쇄를 요청했지만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개인끼리 거래되고 있는 애인 대행 성매매를 막기는 역부족이다.

    ◈ '비건전 만남도 원합니다' 대행 사이트에 성매매 글 쇄도

    실제 역할대행 서비스 실태 조사에 나선 취재진은 남성들로부터 성매매를 제안받기도 했다.

    "'비건전' 경험이 두 번 정도 있다"는 이 남성은 "5만 원으로 키스 이상의 관계를 원한다"고 요구하면서 "모텔에서 만나자"고 적극적으로 구애했다.[BestNocut_R]

    또 다른 남성은 "비건전이 가능하다면 원하는 페이(돈)과 시간, 프로필을 문자로 보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실제 애인 대행 사이트에 접속해 보니 민망한 옷차림의 여성들 사진이 홈페이지 대문을 장식하고 있었다.

    '술친구(19)' '이색대행(19)' '성인데이트(19)'등의 메뉴에는 여성들의 자기소개 사진과 함께 '몸과 마음을 나눌 친구를 찾는다'는 글이 수십개 올라와 있었다.

    또한 여성들의 프로필 옆에는 '통통함' '화려함' '섹시함' 등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스타일이 색색의 아이콘으로 함께 표시되어 있어 의뢰인이 원하는 스타일의 여성을 선택하기 쉽도록 했다.

    애인을 구하는 남성들의 글도 줄을 이었다.

    51살 남성은 '섹스 파트너를 구한다'고 요청하는가 하면 자신을 금융업에 종사한다고 소개한 한 남성은 '일급 30만 원에 비건전으로 재미있게 시간 보내고 싶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 여성은 "이색 알바라고 해서 역할 대행 사이트에 가입했는데 데이트하자는 것 아니면 성관계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 권하고 싶지 않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이 '비건전' 애인 대행이 미성년자에게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는 것.

    현재 인터넷 포탈사이트에 '애인 대행'이란 단어는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19살 미만의 청소년은 검색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부모님 주민등록번호만 있다면 애인 대행 검색은 물론, 성매매가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애인 대행 사이트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대행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다는 한 10대 청소년은 "인터넷 카페에도 대행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글을 쉽게 접할 수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성매매를)할 수 있다는 게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청소년은 "한 남성은 성관계를 요구해 오길래 제가 미성년자라고 밝혔지만 '미성년자가 무슨 상관이냐'며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나오더라"고 몸서리쳤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