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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에 울다 웃다' 굳건한 류현진, 보스턴 압도했다



야구

    '수비에 울다 웃다' 굳건한 류현진, 보스턴 압도했다

    류현진, 후반기 첫 선발 등판서 7이닝 2실점 호투
    수비 불운과 호수비 기복 속에서 보스턴 타선 무력화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

     


    LA 다저스는 타자의 성향을 분석해 수비 위치를 조정하는 시프트(shift)를 자주 시도하는 팀이다.

    투수 리치 힐은 수비 시프트 때문에 아웃이 될 타구가 안타가 되면 화를 참지 못하고 욕설을 내뱉기도 하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시프트로 만들어낸 아웃이 더 많다"며 자신의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15일(한국시간) 미국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기 첫 선발 등판에 나선 류현진은 수비 시프트 그리고 주전 유격수 코리 시거가 결장한 다저스의 내야 수비 때문에 '웃고 울고'를 반복했다.

    류현진은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첫 이닝이었던 1회에 다소 고전했다. 실전 감각보다는 수비 시프트에서 비롯된 불운의 여파가 컸다.

    1회말 선두타자 무키 베츠가 좌측 방면 안타를 쳤다. 좌익수 알렉스 버두고의 후속 플레이가 2루타를 막았다 라파엘 데버스의 타구는 3루수 맥스 먼시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잘 맞은 타구 2개가 연속으로 나왔지만 상황은 1사 1루. 류현진에게 결코 나쁘지 않았다.

    그 다음이 문제였다.

    오른손타자 잰더 보가츠가 유격수 땅볼을 쳤다. 유격수 크리스 테일러가 여유있게 타구를 잡았다. 하지만 원래 위치를 떠나 유격수 가까이 서있었던 2루수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타구에 반응하는 바람에 베이스 커버를 하지 못했다.

    2루에서 선행주자를 잡을 기회를 놓쳤고 타자주자마저 살았다. 기록은 내야안타.

    류현진은 강타자 J.D 마르티네스를 삼진으로 잡았다. 이어 크리스티안 바스케스에게 내야안타를 내줬다. 코스가 좋았다. 3루 쪽으로 약간 더 치우쳤던 테일러가 중전안타성 타구를 잡기 위해 몸을 날렸지만 아깝게 놓쳤다. 2사 만루가 됐다.

    이어 앤드류 베닌텐디가 유격수 땅볼을 쳤다. 이때 수비 시프트 때문에 테일러가 1루 송구하는 과정에서 역동작에 걸렸다. 송구는 불안했고 1루수 데이비드 프리즈의 포구 역시 불안했다. 그 사이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베닌텐디의 내야안타와 테일러의 송구 실책이 공식 기록으로 인정됐다. 류현진은 마이클 채비스에 우전안타를 맞고 다시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를 1루 앞 땅볼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류현진은 1사 1루 이후 5개의 땅볼 타구를 유도하며 장타를 억제했지만 수비 시프트와 내야 수비의 불안이 맞물리면서 2실점 했다. 모두 류현진의 자책점으로 인정됐다.

    류현진은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았다. 1회말 브래들리 주니어의 1루 땅볼을 시작으로 5회말 베츠를 상대로 두 번째 아웃을 잡아낼 때까지 12명의 타자를 연속 아웃시켰다.

    아이러니하게도 류현진이 순항하는 과정에서 다저스 수비가 큰 힘이 됐다. 절묘한 수비 시프트 덕분에 아웃을 잡아낸 장면도 여러차례 나왔다.

    다저스 수비는 5회말에 류현진을 들었다 놨다.

    류현진은 2사 후 데버스에게 내야안타를 내줬다. 3루수 먼시의 악송구가 겹치면서 타자 주자가 2루까지 갔다. 1회의 악몽이 재현되는듯 했다. 다음 타자 보가츠는 볼넷을 골랐다.

    보스턴의 해결사 마르티네스가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며 좌전안타를 쳤다. 2루주자 데버스가 3루를 돌았다. 이때 버두고가 기막힌 홈 송구로 데버스를 잡아냈다. 결정적 호수비였다.

    다저스 타자들은 수비에서의 아쉬움을 화력으로 만회했다. 특히 A.J 폴락의 활약이 눈부셨다. 폴락은 1회초 데이비드 프라이스를 상대로 3점홈런을 터뜨렸다. 다저스가 3대2로 쫓긴 5회초에는 1타점 적시타를 때리며 타선을 이끌었다.

    류현진은 6회부터 다시 순항했다. 6회말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7회말 2사 후 무키 베츠에게 그린몬스터를 직접 때리는 2루타를 맞았지만 데버스를 2루 땅볼러 처리하고 득점권 위기를 넘겼다. 에르난데스의 좋은 수비가 도움이 됐다.

    류현진은 후반기 첫 선발 등판 경기를 7이닝 8피안타 1볼넷 2실점 6탈삼진이라는 화려한 기록으로 마무리했다. 팀이 4대2로 앞선 가운데 마운드에서 내려가 승리투수 요건도 채웠다. 하지만 이후 다저스 불펜이 무너져 승리 기회가 무산됐다.

    류현진은 1회에만 24개의 공을 던졌고 수비 불운 속에서 5안타를 맞고 2실점 했다. 하지만 이후 6이닝동안 평균 투구수는 11개 남짓이었고 보스턴 타선을 산발 3안타로 막아냈다.

    메이저리그 1위 기록인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73에서 1.78로 소폭 올랐다. 7이닝 2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숫자가 올라갈 정도로 압도적인 평균자책점이다.

    또 류현진은 올시즌 18경기 중 무려 17경기에서 2실점 이하를 기록하는 믿기 힘든 호투 질주를 이어갔다. 류현진이 유일하게 3실점 이상 내준 경기는 전반기 막판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으로 4이닝 7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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