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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보수의 심장, 대구도 뚫리나



정치 일반

    [르포] 보수의 심장, 대구도 뚫리나

    권영진(한국), 임대윤(민주) 오차범위 접전
    與 바람+보수분열…기초선거, 3~4개 구청 '빨간불'
    바닥민심 세대 간 간극
    젊은층 "與 밀어야 지역 발전" VS 고령층 "한국당 싫다…그래도 문재인 밀어줄 순 없다"

    (사진=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은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한국당의 가슴에 칼을 꽂을 수 있을까.

    6‧13 지방선거 막판, 대구‧경북(TK)이 여야 간 새로운 승부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당 입장에선 전선이 최후방까지 후퇴한 결과다. 전통적인 격전지가 수도권에서 부산‧울산‧경남(PK)으로 밀린 지 오래고, 마지막 보루라고 여겨졌던 TK마저 접전지역으로 분류될 지경이 됐다.

    바닥민심은 요동치고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부터 최근 홍준표 대표의 리더십 논란까지 한국당에 대한 반감이 거셌다. 반사이익은 민주당 바람으로 이어질 조짐도 감지됐다. 지역 정가에선 "꼭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부산을 보는 것 같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고, 유권자들은 연령층이 낮을수록 "한국당이 싫다", "여당을 밀어줘야 지역이 발전된다"는 논리를 강하게 폈다.

    발등에 불이 들어온 사람은 재선에 도전하는 한국당 권영진 후보다. 민주당 임대윤 후보와의 경쟁에서 줄곧 10% 포인트 안팎의 우세를 보였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7% 포인트) 내 턱밑 추격을 허용했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지난 6일 발표한 조사에서 권 후보는 28.3%로, 26.4%를 받은 임 후보에 1.9% 앞섰다. 공표 가능한 마지막 시점에 조사한 막판 판세다.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임 후보 측은 역전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임 후보 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지율 격차가 계속 좁혀지고 있다"며 "기초단체장들의 약진도 동반된 현상이라서 흐름이 쉽게 끊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상승세와 추격세가 광역‧기초 단위에서 쌍끌이로 진행 중인 추세라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40대까지 민주당을 찍겠다는 사람이 많다"며 "주말 중앙당의 지원 유세가 예정돼 있다"고 했다. 당 지지율이 한국당을 앞서고 있는 점에 착안한 전략이다. 반면 한국당의 약점으론 박 전 대통령의 구속과 홍 대표에 대한 반감 등 리더십이 지적됐다.

    권 후보 측 정해용 종합상황실장은 통화에서 '세대 간 단절', '리더십의 부재' 등 한국당의 약점을 대체로 인정했다. 그러나 "방송사가 발표한 조사는 휴대전화 비율이 80~90%에 달해 젊은 계층이 많이 잡힌다"며 "집 전화로 한 조사에선 격차가 훨씬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임 후보의 인물 경쟁력을 문제 삼았다. 정 실장은 "민주당의 바람이 분다고 하는데, 임대윤이 김부겸 급이냐고 질문하면 제대로 답을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후보 측은 남은 선거기간 "대구시장을 빼앗기면 보수의 씨가 마른다"는 논리로 보수 결집을 겨냥할 방침이다. 임 후보 측도 막판 보수 결집을 우려했다.

    대구시민들도 민주당에 대한 변화된 심정, 한국당의 이미지에 대한 반감, 보수의 분열 등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수성구 범어사거리에서 만난 40대 여성주민은 "김부겸씨 이후 젊은 사람들은 민주당으로 가고 있다"며 "30대부터 50대까지는, 386세대, 89학번까지는 대구시민들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했다. 김부겸 행자부 장관이 지난 총선 수성갑 지역구에서 당선된 뒤 50대 초반까지 민주당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해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한국당을 지지한다면서도 홍 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한 시민도 있었다. 60대 한현덕씨는 "홍 대표를 빨리 바꿔야 한다"며 "자기 집안 식구를 개에 비유하고,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저질적 표현이다. 당 대표의 자격이 없다"고 질타했다. 최근 한국당 정우택 의원의 '2선 후퇴' 요구에 대해 홍 대표가 YS(김영삼)을 인용해 일축한 것을 재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과 보수 분열에 대한 안타까움을 피력하는 여론도 여전했다. 동구 방촌시장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50대 여성시민은 "(보수가) 갈라져 있으니 민주당을 못 이기지 않느냐"라며 "대구사람들 바보 같이 탄핵시켜 놓고 잘 되는 것이 뭐 있느냐는 소리 때문에 서울 가서 대구 사람이라고 말을 못 한다"고 했다.

    민주당의 선전과 보수의 분열은 구청장 판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부겸 장관의 수성구청장 선거가 민주당의 박빙 우세로 점쳐지고 있고,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의 지역구인 동구에선 3자구도가 펼쳐지면서 민주당이 어부지리를 거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밖에 대구 달성군, 경북 김천의 국회의원 보궐 및 시장 선거에서 한국당을 탈당한 보수계열 무소속 후보가 선전하고 있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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