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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만 막자?" SK 상상을 뛰어넘은 승리의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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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튼만 막자?" SK 상상을 뛰어넘은 승리의 버튼

    DB 에이스 디온테 버튼, KBL 챔피언결정전 2차전 39득점 폭발

    원주 DB의 해결사 디온테 버튼(사진 오른쪽)이 10일 원주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김민수를 앞에 두고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제공=KBL)

     


    서울 SK는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38점을 몰아넣은 원주 DB의 해결사 디온테 버튼을 막기 위해 극단적인 수비를 준비했다.

    문경은 SK 감독은 10일 오후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DB와의 2차전을 앞두고 "버튼이 2대2 공격을 시도할 때 더블팀 수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경은 감독은 "버튼이 스크린을 타고 공격할 때 원 드리블 이후 두 번째 드리블을 하면서 속도를 확 끌어올린다. 그 드리블의 속도를 죽이고 아예 다른 선수에게 패스를 하게끔 수비 전략을 짰다"고 말했다.

    동료의 스크린을 이용하는 2대2 공격을 막는 방법을 여러가지가 있다. SK의 선택은 가장 극단적인 방법이다. 미국프로농구(NBA)나 국제농구연맹(FIBA) 대회에서 2대2 공격 전개 능력이 탁월한 선수를 상대로 도저히 해답이 없을 때 시도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SK가 버튼을 상대로 이같은 수비를 준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가 얼마나 버튼을 경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SK의 수비 방식은 버튼이 수비수 2명에게 둘러싸일 때 무리하지 않고 빠르게 패스를 돌리기만 하면 공략할 수 있다. 이 경우 다른 선수들에게 오픈 기회가 생긴다. SK는 그 부분을 감수하겠다고 했다. 그야말로 버튼 수비에 '올인'하겠다는 것이다.

    버튼은 전반에 11점을 기록했다. 경기 초반 테리코 화이트를 앞에 두고 던진 3점슛 2개가 림을 통과했다. 2쿼터 종료와 동시에 시도한 장거리 3점슛은 깨끗하게 림을 통과해 원주를 뜨겁게 달궜다.

    버튼의 2대2 공격은 2쿼터 때 몇 차례 나왔다. 처음에는 메이스가 더블팀 수비를 깊게 들어가지 않았다. 새로운 수비를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2쿼터 중반에서야 버튼을 향해 도움수비를 강하게 시도했다.

    스피드와 높이를 모두 갖춘 최준용의 시선은 아예 버튼에게 고정돼 있었다. 버튼이 돌파를 노리면 자신이 막아야 할 수비를 내버려두고 그가 파고들 공간에 미리 서있었다.

    DB는 이 과정에서 몇 차례 오픈슛 기회를 만들었지만 득점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SK는 47-41로 앞선 가운데 전반전을 마쳤다.

    3쿼터 들어 버튼의 볼 소유 시간은 길지 않았다. 2대2 공격은 거의 없었고 가끔 1대1 공격만 시도했다.

    하지만 DB의 공격 효율은 오히려 전반보다 나았다. 외곽슛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특히 포워드 서민수의 활약이 돋보였다. 속공과 얼리 오펜스 등 SK 수비가 정돈되기 전 빠르게 공격을 시도해 효과를 봤다. 서민수는 3쿼터에만 3점슛 3개를 포함, 11점을 몰아넣었다.

    1쿼터가 시작하자마자 부상을 당한 두경민 대신 출전한 신인 가드 이우정의 활약도 빛났다. 이우정은 과감한 외곽슛과 돌파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3쿼터 중반부터는 버튼의 득점도 살아났다. 동료의 도움없이 1대1 돌파만으로 SK 수비를 흔들었다.

    SK는 3쿼터 종료 4분 여를 남기고 지역방어를 시도했다. 버튼이 곧바로 중앙에서 3점슛을 꽂았다. 다음 공격에서는 공격 코트로 넘어오자마자 과감하게 3점슛을 던졌고 득점 성공. 이어지는 공격에서도 버튼은 3점슛을 쐈다. 또 들어갔다.

    버튼이 3개 연속 3점슛을 터뜨리면서 DB는 순식간에 71-60으로 앞서나갔다. SK는 지역방어를 포기해야만 했다.

    SK는 지역방어가 수비 성공시 속공을 시도하기에 유리한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 맞는 얘기다. SK에는 김선형을 비롯해 전방에 빠른 선수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비를 성공하지 못하면 장점을 살릴 수 없다.

    버튼이 SK 지역방어를 완전히 부숴버린 것이다.

    버튼은 서민수, 김태홍 등의 활약으로 팀이 57-54로 앞서나간 3쿼터 종료 5분 전부터 DB가 올린 18점을 혼자 연속으로 퍼부었다. 3쿼터에서만 20득점.

    DB는 4쿼터 들어 김주성, 윤호영 등 베테랑들을 중요하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점수차는 한때 15점까지 벌어졌다. SK는 4쿼터 막판 김선형의 3점슛으로 3점차까지 추격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버튼이 자유투로 쐐기 득점을 올렸다. 이어 안영준의 마지막 3점슛 시도를 블록하며 원주를 축제 분위기로 바꿔놓았다.

    ◇"신인 맞아?" 더 어른스러워진 버튼

    SK는 이날 버튼을 막기 위해 다양한 수비를 준비했다. 하지만 수비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SK의 실수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버튼의 판단이 워낙 빨랐고 플레이는 예전보다 훨씬 더 간결했기 때문이다. 집중력 역시 뛰어났다.

    이상범 DB 감독은 1차전을 돌아보면서 "버튼은 첫 프로농구 리그에서 뛰는 신인답지가 않다. 저 선수가 신인이 맞나 싶다. 어른스럽다"고 말했다.

    버튼이 보다 더 성숙한 플레이를 펼친 DB는 SK를 94-89로 누르고 챔피언결정전 홈 2연전을 독식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통계를 보면 1,2차전을 승리한 팀의 우승 확률은 90%로 높다.

    버튼은 39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올리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두경민이 경기 시작 14초만에 부상 악화로 빠졌지만 버튼이 3점슛 6개를 터뜨리며 두경민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버튼은 4쿼터 중반 교체 투입되자마자 화려한 투핸드 덩크를 터뜨렸고 약 1분 후에는 자신에게 수비를 집중시킨 뒤 외곽에 있는 이우정에게 패스를 돌려 3점슛을 어시스트했다. 버튼의 위압감을 함축적으로 보여준 연속 장면이었다.

    이우정은 챔피언결정전의 깜짝 스타로 우뚝 솟았다. "신인이라 큰 경기를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번 기회에 한번 경험해보라는 뜻에서 엔트리에 넣었다"는 이상범 감독의 기대치를 뛰어넘으며 12점 3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서민수도 11점을 보태며 이우정과 함께 두경민의 빈 자리를 잘 메웠다.

    SK에서는 메이스가 27점을, 화이트가 24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결승 3차전은 오는 12일 잠실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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