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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쫓아달라, 드론 건져달라…119는 출동 안합니다"



사회 일반

    "비둘기 쫓아달라, 드론 건져달라…119는 출동 안합니다"

    - 경기소방서, 생활안전 출동기준마련
    - 인명피해 발생할 위급한 상황만 출동
    - 긴급 도움 필요할 땐 112, 110, 119 신고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하종근 (경기도 재난안전본부 기획홍보팀 소방장)


    '현관문을 열어 달라, 벌집을 제거해 달라. 고양이를 구조해 달라.' 119에 이런 신고가 꽤 많이 들어온답니다. 그런데 이제 경기도소방서에서는 긴급상황이 아니면 이런 일은 출동하지 않겠다,선언을 했습니다. 일단 경기도에서 시작을 해서 효과가 좋으면 다른 지역도 따라갈 가능성도 크죠. 오죽하면 이런 기준안이 나왔을까 싶기도 하고 또 긴급이라는 것의 기준은 어디까지인가 궁금하기도 해서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질문을 해 보죠. 경기도 재난안전본부 소방행정과 기획홍보팀의 소방장이세요. 하종근 소방장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하 소방장님 안녕하세요?

    ◆ 하종근>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지금은 현관문 열어달라, 벌집 제거해 달라, 고양이 구해 달라... 이렇게 하면 무조건 다 나가십니까?

    ◆ 하종근> 거의 다 나갔습니다.

    ◇ 김현정> 거의 다. 지금 기준에는 다 나가도록 돼 있는 거예요?

    ◆ 하종근> 저희가 119 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보면요. 단순 문 개방이나 시설물에 대한 단순 안전조치, 동물의 사체 처리, 포획 이런 사항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저희가 요청을 거절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전화를 119를 하신 분들이 강력하게 요청을 하면 저희가 거절하기가 좀 힘들어서 대부분 출동을 해서 그런 민원을 해결해 주었습니다.

    ◇ 김현정> 거절하기가 죄송해서 결국은 다 나가게 되는 이런 상황이었던 거군요. 그런데 이제는 매뉴얼을 딱 정하겠다.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하겠다, 이런 말씀이시죠?

    ◆ 하종근>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긴급상황에만 출동하겠다, 이런 건데. 어떤 걸 기준으로 삼으실 생각이세요?

    ◆ 하종근> 긴급상황이라 하면요. 즉시 조치하지 않으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아주 위급한 상황을 선정했습니다.

    ◇ 김현정> 불이 났다 하면 이거는 당연히 출동이죠.

    ◆ 하종근>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당장 긴급하니까요.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왔어요. 그런데 현관문이 잠겨 있어요, 안 열려요, 무슨 수를 써도. 이런 경우 지금까지는 출동을 해서 문을 따주셨다는 건데 이제부터는 출동을?

    ◆ 하종근> 안 하고요. 열쇠업체를 알려드리거나 유관기관을 연결해서 도움을 받으실 수 있도록 저희가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이런 신고가 얼마나 많이 들어왔어요, 하루에? 대략.

    ◆ 하종근> 문 따달라는 경우는 하루에 한 10건 가까이 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제는 하여튼 안 된다 이 말씀이세요.

    ◆ 하종근> 네, 맞습니다.

    (사진=경기도재난안전본부)

     

    ◇ 김현정> 그런데 문이 닫혔는데 가스 냄새가 솔솔 나요. 이런 경우는요?

    ◆ 하종근> 이런 경우는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출동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 위험요소가 확인이 되면 그걸 제거하고 단순한 사항이면 열쇠업체를 알려드려서 열쇠업체로부터 해결하도록 저희가 유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역시 문이 닫혔는데 집 안에 위급한 환자, 고령의 환자 이런 분이 누워 계시다, 이런 경우는?

    ◆ 하종근> 즉시 출동해서 인명을 구조해 드려야죠.

    ◇ 김현정> 그렇죠. 문이 닫혔더라도 상황에 따라서 다른 대처가 따른단 말씀이세요.

    ◆ 하종근>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동물에 관한 민원으로 한번 가보죠. 예를 들어서 주택가 인근에 다리가 부러져서 신음하고 있는 고양이가 있다, 이러면 지금까지 신고하면 출동하셨던 거죠?

    ◆ 하종근> 거의 다 출동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앞으로는 어떻습니까?

    ◆ 하종근> 앞으로는 동물보호센터 이런 데 연락을 해서 그분들이 좀 도움을 줘서 그 민원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고양이가 아니라 멧돼지가 뱀이 출몰했다고 신고가 들어오면?

    ◆ 하종근> 멧돼지나 뱀 같은 경우는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거는 긴급 상황입니다. 이건 저희가 출동해서 위험요소를 제거합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러면 동물 죽은 사체가 있어요. 이런 신고가 들어가면 이 경우는 어떻게 돼요?

    ◆ 하종근> 그런 신고가 꽤 많이 들어오는데요. 동물 사체 같은 경우는 법적으로도 폐기물로 지정되어 있거든요. 시군에서 쓰레기를 처리하거나 폐기물을 처리하는 그런 관련 부서나 안 그러면 동물보호단체나 이런 쪽에서 수거를 할 수 있도록 저희가 유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연결해 드리는 거예요, 이것도 역시?

    ◆ 하종근>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저는 걱정이 되는 게 만약 동물 사체가 고속도로에 있는 경우에는 2차 사고로 이어질 염려도 있거든요. 예를 들어 사슴 한 마리가 죽어 있다, 이러면 이거 빨리 치우지 않으면 앞에 차가 끼익 하고 서고 뒤에 차가 추돌을 한다든지 이럴 가능성은 없겠어요?

    ◆ 하종근> 만약에 교통의 위협요소가 되거나 2차 사고 발생 우려가 있을 경우에는 저희가 나가서 그거는 해결하게 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아주 획일적인 게 아니라 케이스, 케이스마다 따라서 다 다른 대처가 있는 거군요.

    ◆ 하종근> 그래서 저희가 이런 구체적인 매뉴얼을 만들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여름에 가장 많이 들어오는 신고가 말벌집 제거해 달라라는거라면서요. 이건 어떻게 앞으로 하실 생각이세요?

    ◆ 하종근> 굉장히 위험하거나 제거가 어려운 경우는 저희 소방관들이 출동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어떤 말벌 제거는 교육을 받은 의용소방대원들이나 유관기관들의 어떤 도움을 받아서 앞으로 그분들이 제거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의용소방대원?

    ◆ 하종근> 의용소방대원들은 자원봉사단체인데요. 각 시군별로 각 소방서별로 의용소방대원들이 편성이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 하종근> 긴급상황이 아닌 경우에는 그분들이 제거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겠습니다.

    ◇ 김현정> 이제는 모두 다 출동하는 게 아니라 당장 긴급하거나, 출동하지 않으면 긴급한 상황이 들 수 있을 때만 출동하겠다라는 세부 매뉴얼을 다 만들어놓으셨어요.

    ◆ 하종근> 긴급상황에 소방력을 집중하겠다는 저희들의 의지가 있는 겁니다.

    ◇ 김현정> 그렇죠. 오죽하면 이런 세부적인 기준안이 나왔을까 싶은데 하 소방장님, 소방관 되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 하종근> 한 13년, 14년 정도 됐습니다.

    ◇ 김현정> 13년? 지금까지 현장 다니시면서 이건 진짜 황당하더라 했던 신고 어떤 거 기억나세요?

    ◆ 하종근> 굉장히 위급하게 신고가 들어와서 가봤더니 미용실에 비둘기가 막 날아다니더라고요. 그래서 거기 손님분들이 머리에 파마하신다고 뒤집어 쓰고 그러시잖아요. 그런 복장으로 다 밖으로 도망쳐 나오셔서 들어가서 비둘기를 이렇게 잡아온 적도 있었고요. 그리고 요즘은 드론이 많이 생겼잖아요. 그래서 드론이 나무에 걸리거나, 호수공원 같은 데서 드론이 물에 빠지면 그런 걸 좀 건져달라고 신고하는 새로운 케이스가 생겼습니다.

    ◇ 김현정> 세상에. 그것도 나가셔 해 주셨어요?

    ◆ 하종근> 예전에는 했는데... 앞으로는 그런 거는 저희가 이제 출동 안 합니다.

    (사진=경기도재난안전본부 제공)

     

    ◇ 김현정> 진짜 소방서에서 별일을 다 하셨네요. 물론 소방서도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거죠. 국민들이 도움 필요하면 최대한 도와드리면 좋기는 합니다마는 드론 찾으러 갔다가 진짜 위급한 일이 생긴 그곳에 출동을 못 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안 되는 거, 자제해 주십사 하는 건데요. 진짜 갑자기 뭔가 도움이 필요한데 그런데 떠오르는 번호가 119밖에 없어요. 이럴 때는 119에 신고해도 됩니까?

    ◆ 하종근> 생각이 안 나시면 저희한테 전화를 거시면 저희가 해당 기관에 연결을 해 드립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무조건 119로 거시지 마시고 좀 여유가 있는 상황이면 요즘 스마트폰이 많으니까 검색을 해 주셔도 되고요. 그게 이제 정 어려우면 딱 세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 김현정> 어떤 거요.

    ◆ 하종근> 범죄신고는 112, 민원상담은 110, 긴급신고는 119 이 세 개만 알아주시고 전화를 걸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김현정> 범죄신고는 112, 민원상담은 110, 긴급신고 119 이렇게 일단 세 개는 외워주시고요. 그래도 정 생각이 안 난다, 그런데 도움이 필요하다하면 119 그때는 거시면 친절하게 연결되는 번호로 알려드린답니다. 이런 매뉴얼 잘 시행된 걸 바탕으로, 또 개선할 건 개선한 후에 다른 지자체에도 많이 보급을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오늘 A부터 Z까지 궁금증 잘 풀어주셨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국민들 위해서, 안전 위해서 많이 힘써주세요.

    ◆ 하종근>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김현정> 고맙습니다. 경기도 재난안전본부 소방행정과 하종근 소방장이었습니다.(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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