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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중고서점에 밀린 '보수동책방골목'…명성회복할까



부산

    대형중고서점에 밀린 '보수동책방골목'…명성회복할까

    부산 중구 보수동책방골목 (사진=송호재 기자)

     

    한때 부산 원도심을 대표하는 명소였던 중구 '보수동책방골목'이 최근 잇따라 문을 연 대형 중고서점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인들과 관할지자체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평일 오후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 좁은 골목 양쪽으로 수를 헤아리기도 힘들 만큼 다양한 많은 책이 쌓여있다.

    신간 소설부터 제목이 다소 생소한 고서와 만화책, 학습지까지. 골목 안팎에 있는 50여개의 중고 책방은 각자 특화한 종목의 책들을 쌓아놓고 방문객을 기다렸다.

    이처럼 책방골목의 모습은 수십 년 전 그대로지만, 이곳을 찾는 방문객의 수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그나마 간간히 방문객 몇 명이 골목에 들어서지만, '인증샷' 몇 장을 남긴 뒤 곧바로 골목을 빠져나가는 등 실제로 책방을 찾는 방문객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건너편 국제시장과 남포동 일대가 평일 오전부터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모습과 사뭇 대조적이었다.

    30년 동안 책방골목 인근에 살았다는 최창덕(85)씨는 "예전에는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책을 사고파는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요즘은 주말 한때 방문객 몇명이 찾아올 뿐 한눈에 봐도 예전같이 않은 게 느껴진다"며 "당연히 매출도 부진해지니 어려움을 겪다가 문을 닫는 서점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어려움 속에도 책을 사러 들렀던 단골손님들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하나둘 줄어드는 추세다.

    서면과 해운대 등 접근성이 좋은 번화가에 대형 중고 서적 매장이 잇따라 들어섰기 때문이다.

    대표적 인터넷 서점인 A사는 2012년 부산진구 서면에 중고서점을 연 데 이어 지난해 이를 확장 이전했다.

    국내 인터넷 서점 1위인 Y사 역시 서면에 중고서점 매장을 차렸고, 지난 9월에는 수영구 복합문화공간 F1963에 국내 최대규모의 매장을 열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부산 중구 보수동책방골목 (사진=송호재 기자)

     

    상인들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보수동책방골목번영회 양수성 회장은 "애초 책방골목을 찾는 관광객 수나 명성에 비해 실제로 책을 구매하는 방문객은 적어 운영이 쉽지 않았다"며 "게다가 최근 몇 년 동안 대형 중고매장이 문을 연 이후로는 매출이 더욱 급감하는 추세라 서점 유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인들은 이 같은 상황 역시 시장의 흐름 중 하나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좌절하거나 불만을 갖기 보다는 생존을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매한 서적을 운반하기 힘들다는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서점마다 개별적으로 무료 배송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또 '보수동책방골목문화관'과 '어린이도서관' 등에서는 매주 책을 주제로 한 강연이나 공연 등 행사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양 회장은 "우리 책방골목 역시 지역 동네서점에 비하면 대규모라 지금까지 각종 잇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제 와서 다른 서점 때문에 생존이 힘들다고 볼멘소리를 내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각종 서비스를 강화하고 특히 대형 중고서점에 비해 구색이 훨씬 다양하다는 잇점을 살려 특화된 시장으로 발돋움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관할인 부산 중구 역시 문화공연을 지원하고 국·시비를 확보해 시설 개선 사업을 계획하는 등 책방골목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서는 모습이다.

    중구는 지난 20일부터 사흘 동안 개최한 책방골목축제에 기존 예산 1천만 원 외에도 국비 3천만 원을 추가로 확보해 축제 콘텐츠를 강화했다.

    또 원도심 특화 거리 조성사업의 하나로 확보한 예산 5억 원을 이용해 내년 6월까지 '보수동 책방골목 디자인 개선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중구 관계자는 "보수동 책방골목은 우리 중구를 대표하는 명소 중 하나로 지키고 발전시켜야 할 곳"이라며 "상인들의 노력에 부합해 행정·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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