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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군사이버사 장악에 반발하는 초대사령관 좌천



정치 일반

    국정원 군사이버사 장악에 반발하는 초대사령관 좌천

    연제욱으로 교체 이후, 국정원이 지원하는 사이버사 특수활동비 급증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군 사이버사령부 장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이에 반발한 초대 사령관을 한직으로 밀어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국군 사이버사령관 초대사령관이던 고 모 사령관(준장)은 2011년 11월 해군작전사령부 해양전술정보단장(대령급)으로 좌천성 인사를 당한다.

    해양전술정보단장은 대령들이 주로 가는 곳으로 퇴직 전에 맡는 한직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원스타인 고 사령관이 해양전술정보단장으로 가는 것은 이례적이었다.

    하지만 두 달 여 만인 2012년 2월 다시 합참군수부장으로 옮겨가게 된다. 앞선 좌천성 인사가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초대 사이버 사령관인 고 사령관이 한직으로 물러난 배경에는 국정원의 눈밖에 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보여진다.

    복수의 군 사이버사 관계자들에 의하면 이명박 정권 말기 국정원 주도로 '사이버안보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사이버사령부, 특히 사이버심리전단을 국정원 아래에 두고 지휘·통제를 하려고 하자 고 사령관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는 것이다.

    고 사령관은 "국방부 내 군사조직인데, 왜 국정원이 지휘하려 하는가, 행정조직 체계에도 맞지 않고 그렇게 될 경우 중립성 위반 시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논리로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 사령관은 기무사와 국정원 요원들의 출입을 금지시키고 정보도 공유하지 않아 국정원과 기무사 양쪽으로부터 눈엣가시같은 존재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고 사령관은 버티지 못하고 좌천된다. 그런데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발표에 따르면 고 사령관이 좌천된 시기는 국정원이 'SNS를 국정홍보에 활용하라'는 지시를 청와대로부터 전달받고 'SNS 선거 영향력 진단 및 고려사항'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청와대에 보고했던 때다. 국정원의 심리전이 본격화 되는 시기와 고 사령관의 좌천 시점이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고 사령관이 한직으로 물러난 뒤 그 자리는 사이버사령부 업무와는 무관한 정책장교 출신의 연제욱 대령이 준장으로 진급하면서 대신하게 된다.

    당시 고 사령관의 교체를 두고 안에서도 말이 많았다고 한다. 사이버사령부의 초대 사령관으로 조직의 기초를 잡기 위해 장기간 업무를 수행해야 했는데 갑자기 교체가 됐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뻣뻣했던 고 사령관을 설득하기 위해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11년 국정원 국익전략실장인 7국장 등과 몇 차례 만남을 갖기도 했다. 이 때 국정원은 특수활동비로 고 사령관을 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 사령관은 "향후 국정원에 예속될 수 있으니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줄이라고 명령"하며 반기를 들었다.

    CBS가 김해영 의원실로부터 확인한 '국정원에서 국군사이버사령부에 지원된 특수활동비' 자료에 따르면 2011년(고 사령관 재직시) 30억원에서 2012년도(연제욱 사령관 재직시)에 42억원으로 40% 증액이 된다.

    최근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에 국가정보원과 청와대가 개입했다고 폭로한 김기현 전 사이버사령부 총괄계획과장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고 전 사령관이 국정원의 통제를 안받고 독립성을 유지하려고 한 것은 맞지만, 그도 힘이 센 청와대와 더 긴밀 하려 했던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고 전 사령관이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불관여 원칙을 지키기 위해 투쟁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CBS노컷뉴스는 2014년 전역한 고 사령관과의 연락을 여러차례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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