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강릉 경포 석란정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고(故) 이영욱(59) 소방경과 고(故) 이호현(27) 소방교의 영결식이 19일 오전 10시 강릉시청 대강당에서 엄수됐다. (사진=자료사진)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살려주지 못해서 정말 원망스럽습니다…'
지난 17일 강릉 경포 석란정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고(故) 이영욱(59) 소방경과 고(故) 이호현(27) 소방교의 영결식이 19일 오전 10시 강릉시청 대강당에서 엄수됐다.
화재현장에서 마지막까지 희생정신을 보여준 순직 소방관들의 영결식장은 말 그대로 '눈물바다'를 이뤘다.
이날 강원도청 장(葬)으로 진행된 영결식에는 유족과 소방대원을 비롯해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조종묵 소방청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8백여 명이 참석해 순직 소방관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영결사에서 "고인들이 남기신 살신성인의 숭고한 정신과 소방관으로서 보여준 삶의 자세는 남아 있는 모든 소방관들의 표상으로 삼을 것"이라며 "순직하신 소방관님들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고 애도를 표했다.
특히 두 소방관을 먼저 보내는 자리에서 조사를 읽어내려가던 허균 소방사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화마가 없는 곳에서 편히 잠드소서"라고 흐느끼자 영결식에 참석한 소방대원들도 참았던 울음을 터트리며 '눈물바다'를 이뤘다.
순직한 두 소방관과 불과 며칠 전까지 함께 근무했던 경포119안전센터 소속 허균 소방사가 '영욱이형, 호현아'를 목놓아 외치자 유가족들은 앉은 자리에서 오열하며 고인들의 영정사진을 한없이 바라봤다.
순직한 고(故) 이영욱(59) 소방경과 고(故) 이호현(27) 소방교의 영결식에서 오열하는 유가족들.(사진=자료사진)
이날 영결식에서는 이영욱 소방위를 소방경으로, 이호현 소방사를 소방교로 각각 1계급 특진하고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하며 고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렸다.
숨진 두 소방관은 화재 현장에서도 항상 한 조를 이뤘으며 이 소방경은 퇴직을 불과 1년여 앞둔 베테랑 가운데서도 단연 맏형이었고, 이 소방교는 임용된 지 8개월밖에 안된 책임감 강한 신참이라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들은 지난 17일 오전 4시 29분쯤 강릉시 경포 석란정에서 발생한 화재의 잔불을 마지막까지 정리하다 무너지는 건물에 매몰돼 숨졌다.
순직한 소방관들은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을 뒤로하고 국립대전현충원 소방관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