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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대청호 '녹조라떼'…분뇨 처리 등 주민 도움 절실



대전

    반복되는 대청호 '녹조라떼'…분뇨 처리 등 주민 도움 절실

    전문가 "식수는 문제없다" 세계 기준 넘긴 적 한 차례도 없어

    온통 녹색 빛이 가득한 대청호 회남 수역. (사진=김미성 기자)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17일 오전 10시 30분쯤 녹조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청호를 찾았다.

    배에 올라 30여 분을 달려가니 충청권 식수를 책임지는 대청호의 문의 수역에 도착했다.

    처음 배에 탔을 때의 물 상태보다 심각한 상황. 미세한 알갱이인 초록색의 녹조 찌꺼기가 둥둥 떠다녔다.

    하지만 "그나마 이 정도는 회남 수역에 비하면 약과"라고 전문가는 설명했다.

    앞서 문의 수역에는 지난 9일 남조류 세포 수가 일주일 사이 2배가량 뛰면서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이후 조류경보 '경계' 단계로 격상된 회남 수역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대청호 중류부에 위치해, 상류로부터 전달되는 영양염류 영향으로 조류 발생 시기도 빠르고 가장 조류가 심각하게 발생하는 회남수역.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 회남수역 녹조 현상(사진=김미성 기자)

     

    40여 분이 지나자 대청호의 색깔은 확연히 달라졌다.

    호수는 녹색 물감을 뿌린 듯 점점 더 짙은 녹색을 띄었고, 점성이 있는 것처럼 진득해 보였다.

    대청호의 물을 떠서 빈 통에 담아봤다. 셀 수 없이 많은 녹조 알갱이가 보인다. (사진=김미성 기자)

     

    문의 수역에선 찾아볼 수 없던 직선의 남조류도 눈에 띄었다. 문의 수역보다 10배 넘는 남조류 세포 수 탓에 퀴퀴한 냄새의 악취가 코를 찔렀다.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호수마다 특성이 다르다"며 "대청호는 구불구불한 구간이 많아 물이 들어와 빠져나갈 때까지의 기간인 체류 시간이 162시간으로 매우 길고 수온도 높아 녹조 생성에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간의 지적과 달리 식수원은 문제가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 92년부터 녹조의 독성에 대해 연구해온 충북대학교 환경공학과 조영철 교수는 "우리 집에선 늘 수돗물을 마신다"고 딱 잘라 말했다.

    조 교수는 "대청호 남조류 중 한 종류가 독성을 내는 건 맞다"라면서도 "흡수와 응집, 침수 등 취·정수 처리 시설을 거치면 오염 물질이 99%이상 사라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먹는 물과 관련한 WHO의 기준인 1㎍/L를 단 한 번도 넘겨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 수치 역시 매우 강력한 기준이며, 꾸준한 모니터링 등을 통해 식수원 안전 관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와 전문가 등은 대청호의 녹조를 줄이고 깨끗한 식수를 위해 주민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청호는 다른 호수와 달리 조류가 잘 생기는 지형인 데다 인근 주민들이 가축의 분뇨를 몰래 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6일까지 하천변에 버려둔 축산 분뇨 84t을 수거했고, 조사된 약 5백t에 대해서도 축분 소유주와 수거를 협의할 계획이다.

    금강유역환경청 장이재 국장은 "대청호의 녹조를 줄이고 좋은 수질을 만들기 위해선 가축 분뇨를 제대로 처리하는 등 주민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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