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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올리면 그만" 문제유출 스타강사에 몰리는 수험생



사건/사고

    "점수 올리면 그만" 문제유출 스타강사에 몰리는 수험생

    학생들 "도덕적 문제까지 생각할 시간도 없어"

    (사진=자료사진)

     

    문제 유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교소도에서 복역한 '스타 강사'가 출소한지 한 달여만에 강단에 복귀해 논란을 사고 있다.

    실력만 있으면 누구든 상관없다는 강남 학원가의 도덕적 해이 현상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 도덕성? "수능 끝나고 계속 볼 사람도 아닌데"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스타강사로 불렸던 이모(49) 강사는 출제자와 공모해 지난해 6월 수능모의고사 문제를 유출한 혐의(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올해 5월 출소했다.

    그리고는 출소한지 한 달여만에 서초구의 한 학원에서 여름방학 특강을 개설했다. 학원에 따르면 이 강의에는 현재 70여명의 학생들이 수강을 등록한 상태다.

    이 강사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도덕성의 흠결이 있더라도, 점수가 우선이라는 반응이었다.

    수강생 장모(18) 씨는 "범죄에 거부감이 들었지만 나에게 득이 되는 게 우선"이라며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씨는 "수능 끝나고 계속 볼 사람도 아니지 않느냐"며 이 강사의 범죄사실에 대해 "상관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재수생인 김모(19) 씨도 이 강사의 범죄 경력에 대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 수험생 입장에선 성적을 올려야 하니까 듣는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고3 시절부터 이 강사의 수업을 들었다는 재수생 김모(19) 씨 또한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김 씨는 "수험생 입장에서 시험이 더 중요하다"면서 "도덕적 문제까지 생각하기에는 시간적 여유도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 성적이 더 중요하니 어쩔 수 없다. 우선순위는 도덕성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치동에서 고2 아들을 키우고 있는 학부모 A 씨는 "주변에서 이 강사의 복귀에 대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오히려 문제 유출 사건이 있은 후 문제를 더 적중하지 않을까하는 기대심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아무리 스타 강사.쪽집게 강사라도 직무 관련 범죄행위로 징역형까지 받은 이가 다시 강단에 서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일부 있었다.

    지난해 문제 유출 사태를 고3으로서 지켜봤다는 경모(19) 씨는 "작년 사건을 지켜보면서 솔직히 불편했다"며 "수험생들에게 중요한 6월 모의고사를 불공정한 시험으로 만든 사람인데, 전과가 있으니 다시 범죄를 저지를 것만 같다"고 불만을 표했다.

    강남구의 재수학원을 다니는 심모(20) 씨도 "수험생한테 예의가 아닌것 같다"며 바로 출강한 것에 대해 "잘못에 대해 책임도 지지 않고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내 자식은 안보내…그래도 수요가 있어서"

    주변 학원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상식에 어긋난 일'이라고 평하면서도 학원가의 생리 상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서초구에서 학원을 운영 중인 B원장은 "내 자식같으면 안보낸다"면서도 "인기가 있는 강사이면 돈을 벌기 위해 누구라도 데리고 오는 게 학원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원가가 어쩔 때 보면 야비할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역시 강남 학원가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C원장은 당장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잘라말하면서도 "수요에 따라 움직이는 학원가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평했다. 또 "제도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으니 교육청에 신고를 한다해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 현직교사는 파면, 학원 강사는 당당히 복귀

    구본창 사교육없는세상 정책국장은 논란에 대해 "도덕적 해이 현상"이라고 분석하며, "현직교사와 공모를 통해 문제를 유출하고, 학원가에서 상업행위를 했음에도 강단에 복귀하는 건 입시 경쟁이 빚어낸 촌극"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이 강사와 공모한 현직 교사들은 모두 해임돼 강단에 설 수 없는 것으로 안다"며 "같은 잘못을 했는데 결과는 불공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유출에 관여했던 교사 박모(54) 씨와 송모(42) 씨는 법원에서 집행유예 2년을 선고를 받고, 교육청으로부터는 각각 파면과 해임 처분을 받아 더 이상 교단에 설 수 없는 상태다.

    교육부 관계자는 "공적 시험의 문제를 유출을 하고서도 강의를 한다는 것이 일반인의 상식에 거부감이 있다"면서 문제를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로서는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현재 금고이상의 형을 받은 강사에 대해 활동을 못하도록 하는 관련법안 개정안이 국회에 올라와있어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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