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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악재 '리니지M' 엔씨소프트 논란 '일파만파'



IT/과학

    잇따른 악재 '리니지M' 엔씨소프트 논란 '일파만파'

    거래소 기능 제외, 임원 주식 매각 비난 속 첫 날 매출 사상 최대 107억원

     

    엔씨소프트가 21일 출시한 모바일게임 최대 기대작 '리니지M'의 흥행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전예약자 550만명 돌파, 누적매출 3조2000억원을 넘어선 최고 흥행 PC게임 리니지1을 계승한 엔씨의 역작으로 평가받으며 출시 전부터 국내 게임 시장의 판도를 흔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핵심 기능인 거래소가 빠진채 출시되자 '반쪽 리니지'라는 비판을 받으며 흥행에 제동이 걸렸다.

    거래소 기능은 90년대 콘솔 게임에 치중돼 있던 세계 게임 시장에서 IMF 외환위기 사태에서도 한국을 PC게임 강국, IT 인프라 강국 반열에 올린 모본이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큰 게임 요소다. 사용자간 아이템을 주고 받거나 사고 팔 수 있는 일종의 아이템 장터로 현질(현금구매)과 아이템을 갈취하는 등 폭력사건을 부추기고, 하루종일 리니지에 빠져 사는 리니지 폐인까지 양산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런 리니지 게임의 특성 때문에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는 게임 아이템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리니지M 계정을 수십 개에서 수백 개까지 만들었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리니지M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아이템 거래소 기능이 상업성이 짙다는 판단에 따라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을 받아 거래소가 빠진 채 출시된다는 소식이 출시 하루 전에서야 알려지자 유저들 사이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엔씨소프트가 거래소가 포함된 버전을 재심 신청을 했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수그러드는 듯 했다.

    문제는 엉뚱한데서 튀었다. 배재현 엔씨소프트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 주식 8000주를 지난 13일과 15일 이틀에 걸쳐 전량 매도했다. 배 부사장은 지난 13일 4000주를 주당 40만 6000원에, 15일 4000주를 주당 41만 8087원에 장내 매도했다.

     

    올해 3월 27만원대였던 엔씨소프트 주가는 리니지M 출시를 앞두고 최근 40만원대까지 오르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던 차에 거래소가 빠진 채 출시된다는 소식이 퍼지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1.41% 급락한 36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때문에 배 부사장이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가 하락을 예견하고 미리 주식을 매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엔씨소프트 측은 이에 대해 "배 부사장이 보유한 스톡옵션 중 일부를 행사하는데 필요한 주급납입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매도한 것"이라며 "스톡옵션을 행사한 후에는 매도한 주식보다 더 많은 양을 보유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엔씨소프트 공매도는 상장 이후 가장 많은 19만6256주를 공매도해 시가총액만 1조원 넘게 빠졌다. 이때문에 회사 관계자들이 악재를 숨기고 손해를 줄이려했다는 의혹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5월까지 엔씨소프트의 일평균 공매도 물량이 1만6710주였던 점과 비교해보면 12배까지 늘어난 셈이다. 2003년 5월 상장한 엔씨소프트의 공매도 물량이 하루 10만 주를 넘은 적이 이번까지 포함해 10차례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배 부사장의 주식 매각은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당장 금융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22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과 한국거래소는 엔씨소프트의 불공정 거래와 관련한 제보가 여러 건 접수돼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상 '미공개 정보 이용행위'에 해당돼 과징금 부과나 검찰고발 등의 제재를 받게 된다.

    엔씨소프트 여파는 수그러들기보다 더 확산되는 모양새다. 21일 공매도량은 31만3894주로 이틀 연속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조사가 시작됐다는 소식에 주가는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한미약품과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임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악재 공시 정보를 미리 알고도 호재성 공시를 낸 뒤 다음날 주요 계약 해지를 공시해 하루 만에 주가가 18%나 급락한 사태와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한미약품과 지주사 관계자, 투자자는 벌금형과 과징금 처벌을 받았다. 다만 엔씨소프트 측이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데 필요한 납입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판 것"이라고 적극 해명하고 있어 결과는 엇갈릴 수 있다.

     

    한편, 리니지M은 이번 거래소와 배 부사장 의혹 사태에도 불구하고 리니지M 출시 첫날 접속한 이용자수는 총 210만명으로 국내 모바일 게임 역대 최고 기록인 10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일 시작한 사전 다운로드는 250만 건을 기록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첫 날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을 2위로 밀어내며 매출 1위를 차지했다. 구글 플레이는 22일 레볼루션에 이어 단숨에 매출순위 2위에 올라섰다. 레볼루션이 이미 중국과 동남아 지역 진출의 교두보인 대만을 비롯해 홍콩, 마카오, 태국 등에서 매출 1위를 달리고 있고 일본 출시도 앞두고 있어 리니지M의 출시 효과가 끝나는 1~2개월 뒤 거래소 탑재와 같은 추가 상승 여력이 없다면 독식 없이 레볼루션과 1~2위를 다투는 힘겨루기가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택헌 엔씨소프트 CPO는 "오픈 첫날 보여준 높은 관심과 성원에 감사 드리며 이용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재미있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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