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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도 '피젯 스피너' 열풍에 빠졌다



IT/과학

    구글도 '피젯 스피너' 열풍에 빠졌다

    검색창에 'spinner' 치면 가상 피젯 스피너 나타나…영어 버전만 지원

     

    지난해 말부터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피젯 스피너'(Fidget Spinner)가 구글까지 사로잡았다. 피젯 스피너는 한 손에 쥐고 반복적인 회전 동작을 하며 불안장애를 해소하는 장난감이다.

    21일(현지시간) 소셜 미디어 레딧의 구글 게시판에는 "구글 앱에서 '스피너(Spinner)'를 검색하면 '가상 피젯 스피너'가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구글 검색창에 'Spinner'라는 단어를 치면 검색창 바로 아래 가상 피젯 스피너가 나타고 사용자가 마우스를 이용해 스피너를 회전시키거나 멈출 수 있다. 경품이나 복권 추첨, 내기 등에 사용하는 회전 번호판 기능도 함께 제공한다.

    PC 웹과 모바일 웹 모두 지원되지만 모든 브라우저에서 작동하지는 않는 걸로 알려졌다. 크롬과 파이어폭스에서 기본 지원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다른 브라우저 사용자들 중에서도 피젯 스피너 기능이 나타난다는 글이 확인되고 있다.

    구글 스피너는 그러나 영어 지원 환경에서만 나타난다. 구글 크롬 브라우저는 한국어 등 20개 대표 언어를 비롯해 약 150개 언어를 지원하지만 영어를 제외한 언어 환경에서는 스피너가 나타나지 않는다. 검색어도 '스피너' '피젯 스피너' 'Fidget Spinner'가 아닌 영문 'Spinner'라고 입력해야만 나타난다.

    크롬 브라우저의 언어 환경을 변경하려면 검색창 우측 아래 '설정'에서 언어(Languages)를 영어(English)로 바꿔준 뒤 검색창에 'Spinner'라고 입력하면 구글의 가상 피젯 스피너'를 볼 수 있다. 구글이 이 기능을 왜 영어 버전에서만 노출시키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구글 피젯 스피너를 직접 작동해보니 실제 제품처럼 매우 예민하게 회전했다. 빠르게도 천천히도 회전시킬 수 있는데, 실제 피젯 스피너는 제품 구성에 따라 회전 방식과 회전 시간이 천차만별이지만 구글 피젯 스피너는 사용자 컨트롤에 따라 쉽게 회전시킬 수 있다. 그리고 가장 보편적인 오리지널 피젯 스피너 모양을 하고 있다.


     


    구글은 경품이나 복권 추첨 등에 사용하는 회전 번호판도 가상 피젯 스피너와 함께 묶어 선보였다. 'Fidget' 버튼 옆 'Number'를 선택하면 회전 번호판이 뜨고 2개부터 최대 20개의 번호까지 생성할 수 있다. 직장인이나 친구들끼리 간식 내기용 등으로 활용하기 좋다.

    피젯 스피너는 특별한 기능은 없지만 한 손에 쥐고 반복적인 동작을 할 수 있는 피젯 토이(Fidget Toy)의 한 종류다. 대표적으로 회전을 시키는 피젯 스피너와 함께 주사위 크기의 정육면체 장난감으로 각각의 면에 다른 기능의 버튼이 있어 누르고 돌리고 문지르는 등의 반복적인 동작을 할 수 있는 피젯 큐브(Fidget Cube)가 이에 해당한다.

    '꼼지락거리거나 만지작거리는 행동'을 의미하는 피젯(Fidget)은 어떤 일에 고도로 집중하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하면 무엇인가를 만지작 거리거나 두드리거나 움켜쥐는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심리 전문가에 따르면, 이같은 행동은 단순히 습관인 경우도 있지만 지속적인 현상이라면 스스로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누적되어 있는 심리적 억압상태의 불안이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행동일 수 있다 한다. 정신질환이라고 할 수는 없는, 그렇다고 심리학적으로 딱 무엇이다라고 할 수도 없는 증상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증상이 지적 수준이 높은 인류가 태생했을 때부터 시작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옛 어른들이 바둑이나 장기를 두면서 손에 든 바둑 돌을 달그닥 달그닥 굴리며 다음 수를 생각한다거나 염주 등을 돌리며 불안과 걱정을 해소하는 행위가 이에 해당된다. 서양에서는 고대부터 두 개의 매끈한 돌이나 보석으로 만든 '걱정 돌'(Worry Stones)을 사용한 기록도 나온다. 손 지압용 볼도 마찬가지다.

    학생이나 수험생, 직장인의 경우에는 연필을 돌리거나, 볼펜을 '똑딱 똑딱' 누르고, 입에 넣은 볼펜, 빨대 등을 씹는 것도 비슷한 불안장애 증상이다. 전문가들은 과잉행동이 아니라면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이런 피젯 토이가 주의력결핍으로 인한 과잉행동장애(ADHD)를 갖고 있는 아이들에게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기도 했다. 꿈틀거리고 싶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만지작거리고 싶은 행동을 이 피젯 토이를 통해서 긍정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피젯 스피너가 유소년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장난감에 가까워 타인의 이목을 끌지고 않는데다 다양한 모양과 소재로 만들어져 이를 수집하는 이들까지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는 어린이와 학생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에서는 성인들의 장난감으로 인기가 더 높다.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직접 베어링 등의 부품을 구해 피젯 토이를 만드는 'DIY 피젯 스피너'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팽이 돌리기 처럼 누가 더 오래 돌리는지 즉석 배틀이 벌어지기도 한다.

    어린 아동에서 많이 발생하는 ADHD 증상은 성인이 되면서 나아지지만, 관련 학계에서는 미국의 성인 일반 인구의 약 3~5%, 우리나라 성인의 약 4% 정도는 성인 ADHD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4년 내놓은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6세~18세 인구 중 ADHD로 진료 받은 인원은 2012년 6만9000명, 2014년 5만3000명 정도로 나타났다.

    구글이 가상 피젯 스피너 기능을 내놓은 것이 단순히 피젯 스피너 열풍 때문만이 아니라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직장인들의 업무 스트레스를 온라인 공간에서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구글은 네트워크가 끊긴 오프라인 화면에서도 가능한 '공룡 장애물 게임'을 제공하는 등 소소한 기능을 지원해 호평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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