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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남정 "과거 인기? 밖에 못 돌아다닐 정도였죠"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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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박남정 "과거 인기? 밖에 못 돌아다닐 정도였죠" -②

    (사진=NJP엔터테인먼트 제공)

     

    ①에서 계속.

    1988년 '아! 바람이여'로 데뷔, 한국의 마이클 잭슨으로 불리며 최고의 댄스 가수로 명성을 떨친 가수 박남정(51)은 내년이면 어느덧 데뷔 30주년을 맞는다. 최근 새 미니앨범 발매를 기념해 CBS노컷뉴스와 인터뷰한 그는 추억의 에피소드를 꺼내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내년이면 데뷔 30주년을 맞는다. 활동 소회는.
    "30년 가까이 활동하며 느낀 건 가수로서 오래 남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간 방송이나 이벤트성 행사 무대에 많이 올랐고, 히트곡 위주로만 불렀었는데, 되돌아보면 참 아쉽게 느껴진다. 방송보다는 자신만의 공연을 여는 게 발전의 지름길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앞으로 콘서트를 하면서 그간 무대에서 잘 부르지 않은 곡들을 선보이며 나만의 무기를 만들어야겠단 생각이다."

    -춤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우연히 극장에서 '플래시 댄스'라는 영화를 봤다. 주인공이 춤으로 성공하는 영화인데, 중간에 브레이크 댄서들이 춤을 추는 장면이 있었다. 그걸 보는 순간 '이거다' 싶었지. 그 비디오를 어렵게 구해 미친 듯이 반복해서 보며 춤 연습을 했다. 지금하고 다르게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했던 시절이다. 지금은 연습실이 마련돼 있지 않나. 우리 땐 지하철 복도나 나이트클럽 빈 무대에서 춤 연습을 했다."

    -가수로 데뷔하게 된 계기는.
    "일화가 몇 개 있다. 가수가 되고 싶은데 방법이 없었고, 각종 경연대회를 돌아다니며 기회를 엿봤다. 어느 날에는 저를 눈여겨본 고 앙드레김 선생님께서 패션쇼에 출연할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했다. 그래서 선생님 패션쇼에서 로봇 춤을 춘 적도 있다. 큰 무대에 올랐던 첫 경험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각종 무대를 떠돌아 더 큰물에서 놀아보자는 생각으로 MBC무용단 모집에 지원했다. 당시 기립박수를 받았을 정도로 시험을 잘 봤지만, 결과는 탈락이었다. 방향성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 같다. 방송국 무용단에서 로봇 춤 같은 걸 추진 않으니까. 하하.

    다행히 그 이후 MBC합창단에 들어갔다. 나를 눈여겨본 선배들이 지원해보라고 권유를 했고, 당당히 수석으로 합격했다. 당시 동기가 철이와 미애의 미애였다. 합창단원으로 활동하다가 세 달 뒤쯤 '안타프로모션'이란 기획사에서 캐스팅 제의를 해서 오디션을 봤고, 곧바로 가수 데뷔 준비를 시작했다. 이후 두 달여 만에 데뷔했다."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급하게 살 물건이 있어 백화점에 간 적이 있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 "여러분 저희 백화점에 박남정 씨가 오셨습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는 거다. 순식간에 수많은 인파가 내 주변에 몰려서 도망쳐 나온 적이 이었다. 그땐 자유롭게 길거리를 돌아다닌다는 걸 상상도 못 했다. 사무실에 팬레터를 보관하는 방이 따로 있었을 정도였으니까."

    -가장 인상 깊었던 팬은.
    "당시 모 인터뷰에서 강아지를 좋아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걸 본 한 여고생이 부산에서 갓 태어난 강아지를 들고 올라온 거다. 눈물을 펑펑 흘리며 나에게 강아지를 건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팬에게 선물 받은 그 강아지는 죽을 때까지 내가 키웠다."

    -스케줄도 상당히 많았을 것 같다.
    "하루에 10개는 기본이었다. 한번은 졸도를 해서 구급차에 실려 간 적도 있다. 얘기를 들어보니 녹음실 소파에 앉아 있다가 스르륵 쓰러졌다더라. 그땐 메모할 공간이 부족해서 달력을 여러 개 사용했을 정도였다."

     

    -본인의 히트곡 중 최고의 노래는 뭐라고 생각하나.
    "가장 히트한 노래는 '널 그리며', '사랑의 불시착'인데, 급하게 만들어진 곡들이라 완성도적인 측면에서 아쉬움이 많다. 개인적으로 내 최고의 노래는 5집 수록곡 '비에 스친 날들'이라고 생각한다. 그 노래를 만들 때 정말 심혈을 기울였던 기억이 난다. 비록 이전에 발표한 곡들만큼 히트하진 못했지만, 지금 어디 가서도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곡이다."

    -요즘 기성 가수들이 설 무대가 많지 않다. 아쉽지 않나.
    "물론 아쉽다. 예전엔 가수들이 노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정말 많았다. 신곡 나왔다 하면 모든 방송을 빙 돌았다. 요즘은 나가서 노래만 하는 프로그램이 거의 없더라. 가요 프로그램은 아이돌 위주가 됐고. 그런데 이제 대세는 SNS나 유튜브인 것 같다. 나 역시 활동 방향을 그쪽으로 잡으려고 준비 중이다. 영상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서 업로드할 생각이다."

    -예전과 달리, 요즘 가요계는 아이돌 그룹들이 주도하고 있다.
    "한 사람이 모든 걸 잘할 수 없지 않나. 외모, 노래, 춤 3박자가 맞아야 하는데, 그런 능력을 다 갖춘 사람을 찾기 쉽지 않으니 각기 다른 장점을 지닌 이들을 한데 모은 팀이 계속 만들어지는 것 같다."

    -눈에 띄는 후배 가수가 있다면.
    "아이유가 잘하더라. 우리 딸들도 좋아하는 가수다. 아이유는 혼자서 모든 걸 소화해내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모인 아이돌 그룹을 능가하는 인기를 얻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자기관리가 철저한 것으로 유명하다.
    "외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라기보다도 더 망가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특히 식욕을 참지 못해서 망가지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 역시 참기 힘들 때가 많다. 요즘 습관을 들이려고 시도하는 게 수저를 사용하지 않는 거다. 국물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찌니까 조금이라도 덜 먹기 위해서다. 사실, 그것 말고도 내 나름대로의 철칙이 많다. 매일 일기를 쓰고, 실수하지 않기 위해 메모를 열심히 한다.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중요한 건 단기간에 뭔가를 얻으려 하지 않고 좋은 습관을 만들어 유지하는 것이다."

    -여전히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아무래도 어떠한 작품을 만드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열정인 것 같다. 춤고 그렇고, 노래도 그렇고 몸속에서 솟아오르는 무언가가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열정 못지않게 음악적 소신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업계에서 기성 가수들에게 많이 하는 얘기가 '빨리 돈 벌고 싶으면 트로트곡 내라'는 거다. 저도 그런 제안을 받았었지만 모두 고사했다. 장사하려고 음악 하는 게 아니지 않나. 10년, 20년 후 다른 사람들에게 이게 내가 추구하는 음악이라고 소개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댄스 신력도 여전하다.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꾸준히 연습실로 향한다. 연습만 열심히 하면 지금도 충분히 고난도 동작이 가능하다. 또래 댄서들과 힘을 합해 멋진 쇼를 만들어보고 싶단 욕심도 있다."

    -이달 중 새 미니 앨범이 나온다. 활동 각오는.
    "중장년층들이 시원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곳이 마땅치 않다. 그들의 스트레스를 확 출어줄 수 있는 노래와 공연을 선보이고 싶다. 팬 여러분, 우리 자주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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