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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혹은 개선, 갑론을박" 현장실습 보는 엇갈린 시선



교육

    "폐지 혹은 개선, 갑론을박" 현장실습 보는 엇갈린 시선

    [현장실습 불편한 진실 ③] 학교, 기업의 문제 아닌 사회가 함께 풀 숙제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다 숨진 홍수연(17) 양의 사건은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에 대한 우리 사회의 근본적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현장실습은 직업현장에서 실시하는 교육훈련이라고 '교육'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취업'에 다름 아니다. 성년이 되기 전 고교생이 저임금 노동자로 미흡한 법적 보호 속에 노동현장에 투입돼 '제2의 홍수연 양'이 될 우려가 크다. 현장실습의 3주체인 학교와 기업, 학생들의 입을 통해 3차례에 걸쳐 현장실습 문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교육이라 쓰고 취업이라 읽다" 현장에 내몰린 학생들
    ② "준비 안 된 기업, 준비 안 된 학생" 현장실습 동상이몽
    ③"폐지 혹은 개선, 갑론을박" 현장실습 보는 엇갈린 시선


    'LG유플러스 고객센터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대책위' 주최로 28일 전북교육청에서 열린 특성화고 현장실습 문제점과 대안 모색 토론회. (사진=민주노총 전북본부 제공)

     

    현장실습은 특성화고 학생 등에 대한 현장 경험과 기술 등 다양한 직무능력을 높이고 업체에서는 안정적인 인력 확보 등의 이유로 장점과 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실습 제도 자체가 법에 모순되거나 학생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거나 인권을 침해한다는 등의 목소리도 높다. 이에 따라 현장실습 개선을 넘어 폐지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장실습 나간 업체에 취업한 임모(21) 씨는 "학교에서는 책으로 배우지만 현장에서는 손으로 배운다"며 "적성에만 맞는다면 학교에서 느끼지 못한 것을 많이 배울 수 있어 제게는 평생 잊지 못할 좋은 기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의 한 기업체 관계자도 "현장실습이 취업으로 이어진다면 업체 입장에서는 업무 적응 기간을 줄이고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그러나 학교 학습의 파행과 학생 노동력 착취와 인권 침해 등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LG유플러스 고객센터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대책위' 주최로 28일 전북교육청에서 열린 특성화고 현장실습 문제점과 대안 모색 토론회에서는 이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표출됐다.

    김경엽 전교조 실업교육위 정책국장은 "초중등교육법은 매 학년 수업일수가 190일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직업훈련교육촉진법은 현장실습을 3학년 2학기부터 나갈 수 있게 해 두 법이 서로 충돌한다"며 "파견형 현장실습을 폐지하고 현장견학과 현장체험 학습 등 다양한 현장실습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는 교육과 노동, 정계 관계자 등이 다수 참석해 특성화고 현장실습 제도 개선에 대한 큰 관심을 보였다. (사진=민주노총 전북본부 제공)

     

    강문식 전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현장실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법 위반, 문제 사례에 대해 대응해야한다는 주문이 각계에서 제기됐지만 현장실습처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주문이 실현될 통로가 있을 리 만무하다"며 "교육청이 현장실습 과정에서의 어려움, 중도 복귀의 이유는 고사하고 현장실습처 현황도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특성화고 직업교육 성과는 단지 취업 여부로만 평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24일 이현숙 전북도의원은 "매년 반복되는 실습생들의 죽음은 기업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현장실습생을 착취하는 구조 때문이다"며 "노동착취와 함께 교육적 목적도 분명하지 않은 현장실습은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선 특성화고 교사들도 현 현장실습제도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다양한 개선책을 제기하고 있다.

    취업지원관 제도를 활성화해 취업처 발굴과 학생 상담 등 추수지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부터 현행 3학년 2학기부터 가능한 현장실습 시기를 늦춰 학생 교육을 강화하는 등 학교 교육 파행을 막아야한다는 제안도 있다. 단 이 경우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시기를 맞춰야 현장실습 시기를 늦춘 지역 학생들의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현장실습이 현재처럼 특성화고와 취업처가 직접 맞닿는 구조가 아니라 기업이나 노동 단체 등을 경유하면 학교 현장의 부담을 덜고 학생 전공이나 적성에 맞는 취업처를 연결시킬 수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현장실습생 B 양은 "막상 실습을 하려니 기업이 원하는 조건과 제가 갖춘 조건의 격차가 커서 놀랐고, 실습을 나와서는 학교에서 배운 것과 큰 차이가 있어 놀랐다"며 "학교에서 실무실습을 하지만 큰 도움은 안됐고, 1~2학년 때부터 짧게라도 기업 현장을 느낄 수 있으면 취업 준비를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성화고 현장실습은 비단 학교와 기업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문제이기에 제도 개선을 위해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한 특성화고 교사는 "현장실습은 문제점도 있지만 학생들의 욕구가 있는 한 폐지하기도 힘든 상황이고 특성화고 혼자서는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다"며 "현장실습 전에 학생들이 기업 현장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양질의 취업처를 다수 확보하기 위해 기업 연합회 등이 적극 참여하고 함께 개선을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은 올해 방학기간 중 현장실습 전 학생들의 적성 파악 및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현장체험형 연수 등을 진행하기 위해 기업단체와 협동조합 등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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