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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에 물 건너간 노동4법·성과연봉제



경제정책

    '최순실 게이트'에 물 건너간 노동4법·성과연봉제

    노동부 "공들인 탑 무너져 허탈"… 노동계 "청와대-재벌 청부입법의 썩은 과실일 뿐"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 사회 이슈가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가면서 정부가 추진하던 노동개혁 4법·성과연봉제 역시 정처없이 표류하고 있다.

    당장 고용노동부가 의욕적으로 밀어붙였던 이른바 '노동개혁 4법'도 사실상 국회에서만 머물다 폐기될 운명에 처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4일 노동부 예산안을 의결하면서 노동4법 관련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노동 4법 중 하나인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전제로 편성됐던 구직급여사업(3262억원)과 조기재취업수당사업(380억원)은 "법안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감액됐고, 임금피크제·성과연봉제를 위한 컨설팅 사업인 일터혁신 컨설팅지원사업(17억원) 예산도 삭감됐다.

    이미 지난 총선에서 여소야대 결과가 나온 가운데 환경노동위원회는 여야 비율이 6대 10(위원장 포함)으로 야권이 초강세를 보여 일찌감치 법안 통과에 난관이 예상되던 터였다.

    그럼에도 여당은 20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노동개혁 4법을 '1호 당론법안'으로 가장 먼저 제출하는 등 법안 통과 의지를 보여왔다.

    또 지난해 '노동4법' 홍보비에만 62억 9000만원을 투입했던 노동부도 올해 예산에서는 관련 비용을 대부분 제외시키는 등 연내 도입을 마지노선으로 잡아왔던 터이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여야 대립에 날이 바짝 서고, 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마저 바닥나면서 노동부가 천명했던 연내 도입은 물 건너갔고, 그동안 정부가 투입했던 수십억의 홍보예산과 인력 투입도 허공에 날리게 됐다.

    2년만의 금융노조 총파업과 사상 최장기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는 철도파업을 불러일으키며 격렬한 논란을 빚었던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확산도 김이 빠진 지 오래다.

    금융권의 경우 당초 시중은행들은 사용자협의회를 탈퇴, 개별노조와의 협상을 통해 성과연봉제 도입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주요 은행마다 노조 지도부 선거가 치뤄져 협상테이블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시간을 허비했다.

    또 서울시가 노사 합의를 전제조건으로 삼으며 사실상 성과연봉제 도입을 돌려세운데다, 철도노조가 사상 최장기 파업을 벌이면서 다른 공공기관들까지도 성과연봉제 도입이 지지부진했다.

    지난 7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위·금감원 합동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금융권 성과주의 문화 확산'을 강조했지만, 정작 본인의 경제부총리 임명조차 불투명해지면서 실제 성과연봉제 책임부처인 기획재정부마저 개점휴업 상태다.

    한 노동부 관계자는 "특히 노동4법은 올해 법 개정이 불가능해지면서 한동안 다시 얘기를 꺼내기도 어려울 것 같다"며 "정책 내용만 놓고 검토해서 철회되도 아쉬울텐데, 최순실 사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데도 오랫동안 공들인 과제들을 허공에 날려 안타까울 뿐"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노동계는 정부가 추진했던 노동개혁 4법·성과연봉제야말로 청와대 비선실세와 재벌 대기업의 유착관계를 보여주는 '최순실 게이트'의 결과가 분명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주노총 남정수 대변인은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재벌들에게만 이익을 가져다주는 정부 노동정책이 재벌들의 청부 입법으로 시작됐다는 사실이 확인됐지 않느냐"며 "노동개악 4법 통과는 천부당 만부당한 일이며, 불법 추진된 성과연봉제 논의도 전면 무효화한 뒤 각 노사가 처음부터 다시 교섭해야 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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