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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봉중근, '봉크라이'에도 환하게 웃었다



야구

    부활한 봉중근, '봉크라이'에도 환하게 웃었다

    128일만에 선발등판해 5이닝 무실점…LG, 3연패 탈출

    LG 봉중근 (자료사진=LG 트윈스 제공)

     

    LG 트윈스의 지난주 선발투수 평균자책점은 7.06이었다. 1승5패로 부진해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에서 한발 뒤로 물러선 이유 중 하나가 선발진의 난조 때문이었다.

    설상가상이다. 외국인투수 데이비드 허프는 왼손목 근육이 뭉쳐 8월25일 이후 개점휴업 상태다. 캐치볼 훈련을 재개했지만 양상문 LG 감독은 "10일을 채우고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4일 kt 위즈와의 경기 도중 타구에 오른쪽 정강이를 맞은 우규민은 6일자로 1군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복귀 시점은 아직 모른다.

    LG는 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좌완 봉중근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양상문 감독은 "임시 선발"이라고 못박았다. 선발 로테이션을 채울 투수가 없어 봉중근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봉중근은 올시즌 첫 경기를 선발 등판으로 장식했다. 5월1일 kt전에 선발로 나섰으나 3이닝 2실점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이후 중간계투를 맡았다. 넥센전에 나서는 봉중근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봉중근은 전성기 시절 시속 140km 중반대 직구를 밥먹듯이 던졌다. 자신감도 넘쳤다. 주저없이 몸쪽 코스로 공을 뿌리는 공격적인 투구에 타자들은 쩔쩔 맸다. 선발일 때도, 마무리를 맡았을 때도 봉중근은 LG 마운드의 중심이었다.

    이날은 달랐다. 시속 140km를 넘는 직구가 많지 않았다. 최고 구속은 142km. 직구 대부분 130km대 후반을 형성했다.

    그러나 속도가 전부는 아니었다. 봉중근에게는 누구보다도 많은 경험이 쌓여있다. 안정된 변화구 제구와 노련한 운영으로 지난주 팀 타율 0.345로 10개 구단 중 1위에 올랐던 넥센 타선을 꽁꽁 묶었다. 커브의 각은 예리했고 체인지업도 효과적이었다.

    5이닝 2피안타 3볼넷 무실점, 탈삼진 3개, 총 투구수 83개.

    128일만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던 봉중근의 성적표. 메이저리그 정상급 좌완투수였던 요한 산타나의 이름을 빗대 '봉타나'로 불렸던 사나이의 화려한 부활이다.

    넥센의 간판타자 서건창과의 두차례 승부가 백미였다. 3회초 2사 3루에서 봉중근은 서건창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2사 후 연속 볼넷을 내줘 득점권 위기에 몰렸던 5회초에는 서건창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불을 껐다.

    '봉타나'가 돌아왔지만 LG 팬들에게는 익숙한 '봉크라이'도 연출됐다. 봉중근의 성과 눈물을 흘린다는 의미의 영어 단어 '크라이(cry)'의 합성어 '봉크라이'는 봉중근이 잘 던지고도 온갖 불운 탓에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상황을 뜻한다.

    봉중근이 6회초 선두타자 고종욱에게 안타를 맞자 투수가 신승현으로 교체됐다. LG는 이때까지 2-0으로 앞서있었다. 신승현은 이택근을 병살 처리하고 불을 끄는듯 했다. 그러나 이후 볼넷과 3연속 안타를 허용해 2실점했다.

    봉중근이 잘 던지고도 2011년 5월12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이후 처음으로 선발승을 거둘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LG는 곧바로 반격했다. 6회말에 3점을 뽑았다. 이병규의 안타와 정성훈의 볼넷으로 만든 기회에서 박용택이 결승타를 때렸다. 이어 채은성이 희생플라이로, 오지환이 적시타로 각각 타점을 올렸다.

    LG는 넥센을 5-2로 꺾고 3연패를 끊었다. '임시 선발' 봉중근의 등판이 예고된 후 LG의 연패 탈출 가능성이 높아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봉중근은 우리가 알던 '봉타나'였고 비록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연패 탈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봉크라이'?

    자신의 건재함을 증명한 봉중근은 팀 승리에 누구보다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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