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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타석 미달?' 김재환·오재일, 공포의 '새 신랑 듀오'



야구

    '규정타석 미달?' 김재환·오재일, 공포의 '새 신랑 듀오'

    '규정타석만 채워봐라' 올 시즌 규정타석에 미달하고도 홈런 1위, 타점 4위의 맹타를 휘두르는 두산 김재환(왼쪽)과 타율 4할에 육박하는 고감도 타격을 선보이는 오재일.(자료사진=두산)

     

    두산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른다. 5월 초반 잠시 주춤했지만 2주 연속 5승(1패)을 거두며 선두 고공 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두산은 지난주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6경기에서 5승1패로 LG와 함께 가장 성적이 좋았다. 주중 KIA와 홈 경기를 싹쓸이한 두산은 주말 롯데와 원정에서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앞선 5월 둘째 주에도 두산은 5승1패를 거뒀다. 최근 2주 동안 10승2패, 승률 8할3푼3리의 가파른 상승세다.

    두산은 투타 모두 리그 톱을 달린다. 팀 타율 3할1푼1리로 10개 구단 중 유일한 3할대다. 팀 홈런도 55개(42경기)로 1경기를 더 치른 SK(46개)보다 많다. 팀 평균자책점(ERA)도 3.97로 NC(3.98)과 함께 유이한 3점대다.

    선발 왕국을 구축한 두산 마운드보다 타격 활황세가 상대적으로 더 돋보인다. '타격 기계' 김현수(볼티모어)의 공백에도 막강한 타선을 뽐내기 때문이다. 두산은 당초 4번 타자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적잖은 타격이 예상됐지만 웬걸, 지금까지는 전혀 아쉬움이 없다.

    그 중심에는 '규정타석 미달 듀오' 김재환-오재일이 있다. 지난해까지 만년 벤치 멤버였던 둘은 올 시즌 숨겨온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여전히 규정타석에 모자라 타율 순위에 오르지 못하고 있으나 김현수의 공백을 차고 넘치게 채우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지난 겨울 나란히 유부남이 됐다. 지난해 12월 7일 3시간 터울을 두고 같은 날 결혼식을 올렸다. 가장의 책임감이 만년 벤치 설움을 이겨내고 성공 신화를 쓰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모양새다. 오재일은 결혼을 앞두고 "가장의 책임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고, 김재환은 "더 성숙한 모습으로 주전을 꿰차겠다"고 다짐했다.

    가정을 이루면 마음이 안정되고 어깨가 무거워져 성적이 급격하게 좋아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김재환과 오재일은 성혼한 뒤 무섭게 변한 좋은 예로 꼽을 만하다. 신부에게 맹세한 자신들의 다짐을 알차게 이뤄내고 있다.

    ▲'홈런 1위' 김재환, 장타율도 '장외 1위'

    김재환은 22일까지 당당히 홈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14홈런으로 지난해 MVP 에릭 테임즈(NC)와 우타 거포 루이스 히메네스(LG) 등 외인들에 1개 차로 앞서 있다. 타점도 37개로 4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타율과 장타율, 출루율 등에서는 아직 순위표에 이름이 없다. 김재환은 타율 3할8푼3리에 장타율이 무려 8할4푼1리에 이른다. 출루율도 4할3푼2리다. 수치 상으로는 타율은 롯데 김문호(4할2푼2리)에 이은 2위고 장타율은 테임즈(7할2푼9리)를 넉넉히 앞선 1위다. 출루율도 8위다.

    이유는 김재환이 아직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 까닭이다. 김재환은 팀이 소화한 42경기 중 32경기만 출전했다. 규정타석은 팀 경기 수에 3.1을 곱하는데 두산의 경우는 130타석이다. 김재환은 118타석에 들어서 여기에 못 미친다.

    올 시즌 김재환은 18년 만의 잠실 홈런왕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자료사진=두산)

     

    그럼에도 김재환은 홈런 1위, 타점 4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기회가 적은데도 많은 홈런과 타점을 기록한 셈이다. 시즌 결승타에서도 김재환은 5개로 SK 정의윤(8개)에 이어 공동 2위다. 확률적 수치는 비록 규정타석이 되지 않아 순위에 없지만 수량적 기록은 당당히 리그 정상급이다.

    당초 김재환은 시즌 전까지만 해도 주전이 아닌 백업으로 분류됐다. 포수로 입단한 김재환은 이후 경쟁에서 밀려 내야수로 변신했지만 외인까지 버틴 1루 자리는 요원했다. 그러다 대타로 나와 생애 첫 만루홈런을 날리고 주전의 부상으로 얻은 기회를 꿰찼다.

    4월 14경기에 나섰던 김재환은 5월 벌써 18경기에 출전 중이다. 타수도 4월 33번에서 5월에는 74타수다. 시작은 백업이었으나 당당히 주전으로 나서고 있다. 규정타석도 곧 채워질 전망이다.

    ▲고마운 오재일, 김재환에 기회-에반스에 각성

    오재일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오재일은 타율 3할9푼4리(94타수 37안타) 7홈런 26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4할 가까운 타율에도 순위표에는 없다. 4할8푼6리에 이르는 출루율과 6할9푼1리 장타율도 마찬가지다. 김재환과 함께 규정타석을 미달한 까닭이다. 오재일은 김재환보다 적은 28경기 출전에 112타석에 나섰다. 18타석이 부족하다.

    오재일도 만년 백업이었다. 2005년 현대에 입단해 넥센을 거치면서 2012년부터 두산 유니폼을 입은 오재일은 거포로 기대를 모았지만 만년 유망주에 그쳤다.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14개)을 날린 지난해도 전체 일정의 절반이 안 되는 66경기 출전이었다.

    그러다 올해 기회를 잡았다. 1루수와 지명타자로 활약하며 4월에만 21경기 타율 3할9푼4리 3홈런 14타점을 올렸다. 한때 4할대 맹타로 김문호와 함께 수위 타자를 놓고 다툴 정도였다.

    그러다 이달 초 오른 옆구리 통증으로 잠시 전열에서 이탈했다. 지난 4일 LG전 이후 빠졌다가 18일 KIA전에야 복귀했다. 다만 오재일의 부상은 김재환에게 기회를 줬다는 점에서 두산으로서는 전화위복이 됐다.

    오재일은 올 시즌 맹타로 닉 에반스, 김재환 등과 함께 팀내 건전한 경쟁에 불을 지폈다.(자료사진=두산)

     

    오재일이 복귀한 이후에는 팀내 건전한 경쟁이 붙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다소 위기감을 느낀 오재일은 복귀전에서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고, 20일 롯데전에서는 2홈런 6타점의 괴력을 뽐냈다.

    김재환 역시 방망이가 식지 않은 가운데 에반스도 완전히 달라졌다. 4월 타율 1할6푼4리 1홈런 5타점에 머문 에반스는 5월 타율 4할7리 5홈런 17타점으로 살아났다. 오재일, 김재환의 맹타에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두산의 뜨거운 질주를 이끌고 있는 '규정타석 미달 듀오' 김재환-오재일. 과연 새 신랑 듀오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또 규정타석을 채워 확률적 타격 지표에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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