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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녀·여자친구와 셋이 한집에서 산 남자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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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혼녀·여자친구와 셋이 한집에서 산 남자의 속내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출혈성 쇼크로 목숨 잃은 일본 유학생 사건 추적

    (사진=SBS 제공)

     

    21일(토) 밤 11시 10분 전파를 타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해 5월 일본에 유학 간 와중에 목숨을 잃은 한국인 여대생의 안타까운 사연이 그려진다.

    새벽4시, 수화기 너머의 낯선 남자는 하나(가명) 씨 아버지에게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일본에서 유학 중인 딸이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고 응급실에 있다는 것이었다. 서둘러 아내와 함께 일본으로 떠난 아버지가 딸을 대면한 곳은 응급실이 아니라 경찰서의 시신보관실이었다.

    지난해 5월 26일 아침 7시 2분, 스물 셋 하나 씨는 가족이 도착하기도 전에 숨을 거뒀다. 남겨진 가족들에게는 믿기 힘든 이야기가 전해졌다.

    "(경찰에서) 타살인지, 교통사고인지 모르겠다고 했어요" - 하나 씨부모 인터뷰 중

    한 순간에 '사고'는 '사건'으로 바뀌었다. 부부가 8개월 만에 만난 딸의 모습은 너무도 참혹했다. 입도 다물지 못한 채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감은 하나 씨의 사인은 출혈성 쇼크였다. 몸 안에 뼈들이 부러진 데다 장기가 손상됐고, 장기를 보호하는 복막들까지 망가져 있었다.

    경찰이 지목한 용의자는 부부에게 전화를 건 하나 씨의 남자친구 김재민(가명) 씨였다. 하나 씨는 학교 근처의 맨션에서 사망하는 날까지 57일간 김 씨와 함께 살았다. 처음 하나 씨를 응급실로 데려온 사람도 김 씨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집안 화장실 욕조 안에 쓰러져 있는 하나 씨를 발견했고, 이후 그녀를 업고 밖으로 나와 지나가는 행인에게 도움을 요청해 신고했다.

    그런데 그날 가장 먼저 응급실로 찾아왔던 하나 씨의 친구는 뜻밖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병원에서 만난 남자친구 김 씨의 곁에 또 다른 여성인 김소라(가명) 씨가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이 (김 씨한테) 무슨 관계냐고 물어봤는데, 머뭇머뭇 하다가 사귀는 사이라고 얘기하더라고요.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 다시 물어봤거든요. 하나는 약혼녀고, 그 여자는 여자친구라고 했어요." - 하나 씨 친구 인터뷰 중

    (사진=SBS 제공)

     

    현지 경찰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그의 답변에 당황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소라 씨 역시 하나 씨와 한집에서 살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좁은 집에서 3명이 사귀는 관계였다면 같이 살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저는 잠깐 놀러온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 하나 씨 이웃 인터뷰 중

    의문스러운 점은 또 있었다.

    "재민이가 (병원에서) 소라한테 '넌 집에 가 있어라'라고 이야기를 했대요. 소라는 집에 가서 방 청소를 하고, 세탁기를 돌려서 (하나) 옷을 빨았다고 했어요." - 하나 씨 부모님 인터뷰 중

    그들이 함께 살았던 104호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제작진은 하나 씨 가족으로부터 그녀의 휴대폰과 비밀 수첩들을 입수하면서 놀라운 사실들을 확인했다.

    지난 9일 일본 고베 법원에서는 하나 씨 사건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제작진은 현지 취재 중 4일간 진행된 재판을 직접 참관했다. 뜨거운 논쟁이 벌어진 가운데 남자친구 김 씨는 눈물로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솔직히 억울하고요. 저를 의심하는 것도 속상하고요. (하나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 재판을 받던 김 씨의 진술 중

    건축가가 돼 예쁜 3층짜리 집을 짓고, 그 안에서 가족들과 함께 사는 것이 꿈이었던 스물 셋 하나 씨의 꿈이 산산조각 난 것은 우연한 사고였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그 진실을 추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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