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자료사진/노컷뉴스)
스프링캠프 초청 선수로 시작해 메이저리거 신분증과도 다름 없는 40인 로스터에 합류하더니 곧바로 2016시즌 메이저리그 개막 25인 로스터에도 이름을 올렸다. 흐름상 개막전에 주전 1루수를 맡을 가능성도 높아보인다.
"솔직히 가장 밑까지 내려왔다. 다시 시작해야 하고, 경쟁해야 한다"며 돈과 명예를 포기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가 결국 메이저리거가 되겠다는 자신의 꿈을 이뤘다.
이대호는 시애틀의 2016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전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켄 로젠탈 기자는 2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렸고 이대호 역시 미국 현지 인터뷰를 통해 개막전 로스터 진입 소식을 알려왔다.
이대호는 미국 진출의 꿈 하나 만을 위해 돈과 명예를 모두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갔다. 결국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40인 로스터 진입 그리고 개막전 로스터 등재로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과 명예 그리고 약속된 연봉도 보장 받았다.
시애틀은 한국 시간으로 28일 새벽 이대호를 2016시즌 40인 로스터에 포함했다고 발표했다.
이대호는 지난 2월 시애틀과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초청 선수 신분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조건의 계약이었다.
이대호가 개막전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우타 1루수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의미다. 그는 헤수스 몬테로, 스테판 로메로 등과 경쟁을 펼쳤다. 주전 1루수 자리는 애덤 린드가 차지한 가운데 시애틀은 그와 플래툰을 이룰 선수를 찾았다.
바늘 구멍을 뚫었다. 보장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오히려 불리했다. 특히 몬테로는 유망주 출신으로 시애틀이 공을 들인 선수 중 한명이다. 게다가 몬테로는 마이너리그 옵션이 없어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으면 웨이버 절차를 통해 다른 팀에 빼앗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시애틀은 몬테로 대신 이대호를 선택했다. 바늘 구멍처럼 작아 보였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었다. 경쟁에서 밀린 몬테로는 방출 대기 절차를 밟는다.
이대호는 계약 조건에 따라 100만 달러의 연봉을 보장받았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의 활약에 따라 최대 4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이대호는 린드와 짝을 이뤄 시애틀의 1루수 자리를 지킨다. 상대팀이 우완 선발투수를 등판시킬 경우 린드가, 좌완 선발투수를 내보낼 경우 이대호가 주전으로 나서는 구도다.
시애틀은 오는 4월5일 추신수가 뛰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개막전을 치른다. 텍사스는 지난 주 좌완 콜 해멀스를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했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개막전에 이대호가 린드를 대신해 주전 1루수로 출전할 가능성이 생겼다. 개막전 선발 출전의 영예는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관문을 넘어섰지만 아직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만약 이대호가 시즌 초반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다면 시애틀은 대안을 꺼내들 것이다. 이대호와 경합을 벌였고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렀던 로메로를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호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