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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론통합' 외치며 '국론분열' 부추기는 與…왜?



국회/정당

    '국론통합' 외치며 '국론분열' 부추기는 與…왜?

    10년 역사전쟁 종지부 찍기…총선·대선 겨냥 보수결집 포석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2일 세종시 정부청사 교육부에서 가진 역사교과서 발행체제 개선방안 기자회견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 전환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교과서 국정 전환은 2011년 중학교 역사와 고교 한국사 교과서가 검정제로 전환된 지 6년 만이다. 교과서 개발은 교육부 산하기관인 국사편찬위원회가 담당할 예정이다. (사진=윤성호 기자)

     

    박근혜 정부가 12일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결정했다. 국정화의 명분은 '국론통합'을 내세웠지만 당장 야당과 학계, 그리고 시민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오히려 '국론분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역사적 사실 오류를 바로잡고 이념적 편향성으로 인한 사회적 논쟁을 종식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민통합을 이룩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도 논평을 통해 "역사교과서 문제로 더 이상 갈등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며 "새누리당은 현행 검정 체제를 유지하는 한 역사 교육에 대한 편향성 시비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정부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진두지휘하고, 황 부총리가 총대를 멘, 그리고 새누리당 지도부가 들러리를 선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우리 사회 전체의 이념전쟁으로 비화되며 국론통합은 커녕 오히려 국론분열을 불러올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국론분열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권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한 이유는 뭘까? 10년 역사전쟁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이번에야말로 기나긴 전쟁의 종지부를 찍겠다는 전략에서 나왔을 공산이 크다.

    지난 10여년 사이 2004년 금성출판사 근현대사 교과서 편향성 논란, 2008년 한국 근현대사 수정명령, 2011년 자유민주주의 논란, 2013년 교학사 교과서 파동 등이 발생했다.

    이때마다 보수진영은 현행 역사교과서가 친북·반미사상을 담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지만, 야당은 물론 역사학계와 시민사회 등 진보진영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 결과 자라나는 미래 세대들이 좌편향적인 교육에 물들어 현재 집권세력인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고 이번 기회에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 현 여권의 생각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반발하는 야당에게 "역사교과서를 통해 미래 권력을 차지하려는 속셈"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짧게는 20대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이념전쟁을 통해 보수세력의 결집을 노리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1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교과서 집필을 마무리해 2017년부터 학교 현장에 보급하겠다는 무리한 계획은 특히 2017년 대선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국론이 보수 진보로 갈리더라도 여권으로선 승산이 높다는 분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번 싸움은 51대 49의 싸움"이라고 평했다.

    특히 보수세력 결집에 맞서 진보세력이 결집되더라도 대응과정에서 진보의 전략적 실수 또는 분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역사전쟁이 진보를 결집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장외투쟁, 법안 연계투쟁 등 초강경 대응하거나 전략을 잘못 짤 경우 보수세력에 의해 종북으로 몰릴 수도 있을 것"이라며 "야당이 전략을 잘 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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