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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京 사스의 교훈⑫] 사스 확산 막은 의료진의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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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京 사스의 교훈⑫] 사스 확산 막은 의료진의 헌신

    베이징 시민, 2003년 5월 중순부터 마스크 벗고 차츰 일상 복귀

    2015년 6월 대한민국이 ‘메르스(MERS) 공포’에 휩싸였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2003년 4월 중국의 심장 ‘베이징’도 ‘사스(SARS) 창궐’로 도시 전체가 공황에 빠졌었다. 당시 기자는 칭화대학에서 어학연수 중이었다. ‘메르스 방역’에 필요한 교훈을 찾고자 베이징의 상황을 날짜별로 되짚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왜 괴질 발생을 숨기나요?"
    ② "정보 통제…괴담만 키운다"
    ③ 뒤늦은 '실토'…'패닉'에 빠진 도시
    ④ '사재기'로 폭발한 공포와 혼란
    ⑤ 공포의 대상이 된 '대중교통'
    ⑥ '충격'과 '공포'…숨죽인 베이징
    ⑦ "아빠 꼭 와요"…의료진의 '사투'
    ⑧ 유학생 '썰물'…한인 상권 '초토화'
    ⑨ "유령 도시?"…베이징의 굴욕
    ⑩ '사스 공포'가 몰고 온 신풍속도
    ⑪ "요즘 정부와 언론 믿는 사람 없어!"
    ⑫사스 확산 막은 의료진의 헌신

    2003년 5월 중순을 넘어가면서 베이징 시민들도 사스 공포에서 벗어나 점차 일상으로 돌아갔다.(사진 촬영=변이철 기자)

     

    중국을 강타한 사스(SARS;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가 2003년 5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점차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5월 14일 발표한 중국의 일일 신규 발생 환자 수는 모두 55명이다. 이 가운데, 베이징은 39명으로 지난 9일 이후 5일 연속 환자 수가 50명 아래로 떨어졌다. 사스의 진원지인 광둥성도 이날 신규환자가 단 1명에 그쳤다.

    중국에서 사스가 가장 기승을 부렸던 때는 2003년 4월 말이었다. 4월 25일에는 사스 의심환자(疑似患者)가 330명으로 가장 많았고, 28일에는 사스 확진 환자가 203명으로 최고조에 달했었다.

    중국 정부는 이날 "4월 말과 비교할 때 환자 수가 70% 이상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베이징 시내의 모습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가장 크게 눈에 띄는 것은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하루가 다르게 줄어든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버스 안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이 제법 있었지만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 중 상당수는 거추장스러운 마스크를 벗었다.

    텅 비었던 도로도 다시 차들로 넘쳐났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에는 교통체증을 빚을 정도로 많았다.

    2003년 5월 중순으로 넘어가면서 영화관들도 다시 문을 열었다.(사진=변이철 기자)

     

    북경의 가장 큰 전자상가인 중관촌(中關村)도 상전 대부분이 문을 열었다. 손님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업체마다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벌이며 고객 모으기에 나섰다.

    영업을 다시 시작한 음식점들도 점점 늘어났다. 몇몇 음식점에서는 종업원들이 길가에 죽 늘어서서 영업 재개를 손님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다. 그동안 갈 곳을 잃었던 사람들도 찻집이나 술집으로 다시 모여들었다. 영화관들도 하나둘 다시 문을 열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표정도 예전보다 훨씬 밝아졌다.

    베이징의 사설 중국어학원도 수업준비에 분주했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은 우다오커우(五道口)에 있는 해연(海燕) 학원은 지난 12일부터 이미 수업을 시작했다. 수업을 듣는 한국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가장 큰 지구촌 학원도 ‘19일부터 정식 개강한다’고 공고를 내붙이고 직원들이 근무를 시작했다. 중국인을 많이 가는 ‘U-KAN 외국어학원’도 17일부터 수업을 시작한다고 학생들에게 알렸다.

    정부 당국은 ‘베이징 시민들이 너무 쉽게 SARS에 대한 경계를 푸는 건 아닐까’하고 자못 걱정하는 눈치였다.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報)는 사설을 통해 ‘아직은 사스와의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마음을 놓을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언론의 지적대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분명 아니었다. 하지만 시민들의 마음속에선 사스에 대한 공포가 점차 사라지고 있었고, 베이징도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었다.

    사태가 이처럼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 것은 무엇보다 의사와 간호사 등 중국 의료진의 목숨을 건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7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4,500여 사스 환자 가운데 약 20%는 의료 인력이었다. 의료 인력이 헌신적으로 사스와의 전쟁에 나서면서 그만큼 희생도 컸다는 증거이다.

    8일에는 광둥성 중이(中醫) 병원 간호사와 중산(中山)대학 부속 제3병원 의사, 그리고 광저우 의학원 호흡질병연구소 주임 등 의료진 3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시중에는 의료진들 사이에서 사스 환자가 많이 발생하면서 ‘사스는 의료 인력을 통해 전염된다. 병원에는 절대 가지 마라'는 소문이 나돌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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