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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銀, 안심전환대출 손실 고객에 떠넘기기



경제정책

    시중銀, 안심전환대출 손실 고객에 떠넘기기

    주택담보대출 고정 금리 속속 인상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4월 초까지 2%대 금리였는데 4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대출 금리가 0.3% 뛰었어요. 기존에 있던 대출을 다른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려고 서류심사를 하는 기간 동안 금리가 오르니 뭔가 당한 느낌이 드네요".

    직장인 양모 씨는 최근 전환대출을 하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대출 전환 심사가 진행되는 사이 대출 금리가 무려 0.3%나 올랐기 때문이다. 심사 과정에서 대출 금리가 오르니 '뭐 이런게 있나' 싶었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어 고충을 호소하는 금융소비자가 늘고 있다.

    안심전환대출 열풍에 휘청이던 시중은행들이 한달여 만에 고정금리 판매를 줄이고 변동금리 상품 판매에 팔을 걷어붙인 데 따른 것이다.

    은행들은 변동금리 판매에 집중하는 것이 금융 산업의 기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안심전환대출로 인한 손실을 신규 주택담보대출자에게 떠넘긴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안심전환 대출로 인해 시중은행들은 은행 당 각각 수백억원씩의 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 시중은행들 고정금리 올리고 변동금리 내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우리·기업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를 안심전환대출 전후 시기보다 최대 0.53%p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최대 0.57%p 떨어졌다.

    KB국민은행의 지난달 6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아파트 구입자금 신용등급 5등급, 전액 유담보 기준, 60개월고정, 비거치 기준)는 2.95~4.05%에서 이달 6일에는 3.28~4.58%로 0.33~0.53%p 상승했다. 반면 이 기간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코픽스연동 6개월, 대출기간 5년 이상)는 3.12~4.22%에서 2.69~4.0%로 0.22~0.57%p 하락했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5년 혼합, 비거치, 아파트 담보 기준)은 4.13%에서 4.47%로 0.34%p 오른 반면, 변동금리(신규취급액 COFIX 6개월, 아파트 담보 기준)는 4.42%에서 4.30%로 0.12%p 떨어졌다.

    기업은행과 NH농협은행도 마찬가지다. 이 기간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기업은행이 3.089~3.789%에서 3.189~3.889%로, NH농협은행은 2.75~4.40%에서 3.03~4.68%로 각각 0.1%p, 0.28%p 상승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경우 기업은행은 3.138~3.838%에서 3.098~3.798%로, NH농협은행은 3.21~5.01%에서 3.09~4.89%로 각각 0.1%p, 0.12%p 하락했다.

    ◇ 변동금리 대출 강화는 은행의 생존구조

    이처럼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뭘까. 이는 은행 산업의 기본적인 생존 구조라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은행은 기본적으로 고객에게 예금을 받아서 자금을 운용해 이익을 얻는다. 바꿔말하면, 장기로 낮은 금리의 대출을 해준 상황에서 예금 금리가 오르게 되면 은행 입장에서는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요즘 같이 금리 변동성이 높을 때에는 저금리로 장기 고정금리 대출을 해주는 것은 은행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키우는 셈이 된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시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초저금리 고정금리 대출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정부와 금융당국의 금융권에 대한 압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리 리스크 측면에서 고정금리 대출을 판다는 것 자체는 은행입장에서는 위험이 크다"며 "지금까지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았던 것이 비정상적인 시장구조였다"고 지적했다.

    ◇ 안심전환대출 후폭풍 떠안게 된 '신규대출자'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안심전환대출에 따른 손실을 신규 주택담보대출자에게 떠넘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우선, 안심전환대출 후폭풍은 올해 3월말 출시 예정이었던 은행의 역마진 상품인 1%대 은행 모기지론을 무기한 연기시켰다. 안심전환대출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2주만에 34조 원이 공급됐고, 이에 따라 가계부채 증가 우려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직장인 조모(48) 씨는 "1%대 은행 모기지론이 나오면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고 했었는데 갑작스러운 무기한 연기 소식에 허무할 뿐"이라며 "기존 대출자에게만 저금리 혜택이 주어지고, 새롭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이들에게는 기회조차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오르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는 신규대출 수요자들을 또한번 울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일정 수준까지 고정금리대출 비중을 맞추게 된 은행들은 이제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변동금리 대출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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