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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만 댔다"더니 결국 "음주했다"…김호중, 가중처벌 가능성



사건/사고

    "입에만 댔다"더니 결국 "음주했다"…김호중, 가중처벌 가능성

    의심 정황 속출하자 결국 "음주운전 했다"…경찰 "혐의 입증 작업 계속"
    혈중농도 0.03% 이상 돼야 '음주운전' 처벌 가능…뒤늦은 측정에 입증 난항
    경찰, 도주·은폐·거짓말 정황에 가중처벌 검토…구속영장 신청 기류도

    가수 김호중. 연합뉴스가수 김호중. 연합뉴스
    '음주 뺑소니'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공연까지 강행했던 가수 김호중(33)씨가 결국 자신의 주장과 배치되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난 끝에 19일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김씨의 거짓 주장에 더해 소속사 관계자들까지 나선 조직적 사건 은폐 정황도 드러난 만큼 경찰에선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가능성도 거론된다.

    의심 정황 속출하자 결국 "음주운전 했다"

    김씨는 이날 밤 늦게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저는 음주운전을 했다.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사고 사실이 알려진지 닷새, 사고 발생 이후 열흘 만에 뒤늦게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김씨는 "제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소속사도 "최초 공식 입장에서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며 음주운전은 없었다는 기존 입장이 거짓임을 인정했다. 소속사는 "김호중은 경찰에 자진 출석해 음주운전 등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와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는다. 택시 운전자가 다쳐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도 적용돼 서울 강남경찰서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당초 김씨 측은 이 사건이 처음 알려진 지난 14일부터 줄곧 '음주운전에 의한 사고는 아니었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사고 당일 김씨가 강남의 유흥주점에 들른 사실이 드러나고, 이 주점에서 나와 대리 기사가 운전하는 승용차 조수석에 타는 CCTV영상까지 공개됐지만 '음주 부인' 입장은 유지됐다.

    김씨 측은 "술잔을 입에 대긴 했지만 마시진 않았다"며 대리 기사 이용에 대해서도 "김씨가 공연을 앞두고 피곤해 보이니, 일행들이 '가게에 대리 기사가 있으니 함께 가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소견 등 더 이상 부정하기 어려운 사고 전 음주 정황들이 속출하면서 결국 입장을 뒤집었다. 경찰은 지난 17일 국과수로부터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김씨 소변 감정 결과를 받았다. 국과수는 '사고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이 지난 것으로 비춰 음주 판단 기준 이상 음주대사체(신체가 알코올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가 검출됐다'는 소견을 내놨다.
     
    경찰이 추가적으로 파악한 김씨의 사고 전 음주 의심 정황은 이 뿐만이 아니다. 김씨는 사고 당일 유흥주점에 가기 전 일행과 강남의 스크린골프장과 식당에 들렀으며, 소주 여러병 등 술 주문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일행이었던 래퍼 출신 유명 가수와 개그맨 등 참고인 조사를 통한 김씨의 음주 사실 확인 시도를 지속한 한편, 18일 새벽에는 김씨 일행이 방문한 유흥주점에 대한 압수수색도 4시간가량 진행했다.
     

    경찰 "혐의 입증 작업 계속"…도주·은폐·거짓말 정황에 가중처벌 검토

    김씨가 음주운전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면서 경찰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여태까진 김씨가 음주운전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면서 관련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음주운전 혐의 적용은 혈중알코올농도가 기준치 이상으로 확인돼야 가능한데, 김씨의 늑장 출석으로 음주 측정이 사고 17시간 뒤에야 이뤄졌기 때문이다.

    통상 음주 후 8~12시간이 지나면 날숨을 통한 음주 측정으로는 음주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국과수의 음주대사체 분석 역시 음주 여부만 확인할 수 있을 뿐 혈중알코올농도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사고 전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등을 캐묻는 한편, 주변인 진술, 음주 장소에서의 CCTV 영상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사후 음주 측정 방법인 위드마크(Widmark) 공식 적용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 시인 진술이 있더라도) 여전히 음주운전 혐의 입증을 위해선 혈중알코올농도 추적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후 측정 방식을 적용하려면 음주량 파악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김씨가 조사 과정에선 방어적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김씨에 대한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 적용 여부도 검토 중이다. 위험운전치상 혐의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가 측정되지 않아도 음주 사실과 이상 운전 징후 등 정상적인 운전이 어렵다는 점을 입증하면 최대 15년 형에 처할 수 있다.
     
    정경일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도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몰라도, 운전자의 운전 행태를 CCTV로 확인해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이고 음주로 인한 것이라는 부분을 밝혀내면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죄로 입건해 기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범행 당일 매니저의 '대리 자수' 등 조직적 범행 은폐 정황까지 확인된 상황이기에 가중처벌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씨 소속사인 생각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이광득씨는 앞서 입장문을 통해 "자수한 것으로 알려진 매니저 A씨에게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 입고 대신 일처리를 해 달라고 소속사 대표인 제가 부탁했다"며 "다른 매니저 B씨가 본인의 판단으로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먼저 제거했다"고 밝힌 상태다.
     
    경찰은 이 대표와 매니저 2명을 범인도피 교사 등 혐의 등으로 입건해 조사 중이며 김씨에 대한 증거인멸 교사·공무집행 방해 혐의 적용 여부도 따져보고 있다. 특히 음주운전 사고 후 도주·은폐·거짓주장 정황 등을 고려했을 때 죄질이 나쁘다고 보고 구속영장 신청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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