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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이 된 아들과의 마지막 여행… 경찰 화재원인 수사 '박차'



사건/사고

    비극이 된 아들과의 마지막 여행… 경찰 화재원인 수사 '박차'

    법도 소방점검도 피해간 사고 안전 사각지대 글램핑장

    화재 사고가 난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인근 글램핑장 (사진=장나래 수습기자)

     

    불은 22일 새벽 2시 10분쯤 인천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한 글램핑장에서 발생했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를 보면 텐트 안에서 원인 모를 불꽃이 인지 얼마 되지 않아 순식간에 텐트가 불길에 휩싸였다.

    옆 텐트에서 잠을 자던 박모씨가 아이 비명소리를 듣고 불이 붙은 텐트로 뛰어들어 숨진 이모(36)씨의 둘째 아들은 끌어냈지만 나머지는 살리지 못했다.

    현장은 아예 새까만 잿더미로 변해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였고 옆 텐트에도 불이 옮겨붙어 일부가 탄 모습이었다.

    인근에 위치한 슈퍼마켓 주인은 당시의 상황에 대해 "시끄러워 나와보니 어린애가 나와서 뜨겁다 아프다고 막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아이 한명은 극적으로 구조됐지만 텐트 안에서 자고있던 천모(37)씨와 이씨, 그리고 11살, 8살, 6살 난 어린이 등 5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이씨의 둘째 아들은 얼굴과 하반신에 화상을 입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군을 치료 중인 의료진은 "화상 부위 회복을 위해 이틀동안 계속 수면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경과가 어떻게 될지는 그 이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숨진 두 아버지, 이씨와 천씨는 중학교 동창으로 평소에도 매우 가깝게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최근 날씨가 따뜻해지자 아이들을 데리고 근교로 여행을 나왔다.

    원래 아이들과 용평의 한 리조트로 여행을 떠나려다, 주일인 22일 아침 교회를 가야 한다는 생각에 가까운 강화도로 행선지를 바꾼 것으로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시신이 안치된 병원을 찾은 유족과 지인들은 이들이 평소 아이들과 여행을 다니는 것을 좋아했고 무척 다정한 아빠였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정확한 화재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텐트 안에 있는 냉장고와 TV 등 전기제품 배선을 수거해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했다.

    텐트 안에 설치된 냉장고 주변이 가장 많이 탄 점 등을 미뤄볼 때 전자기기 합선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밖에도 텐트 안에 설치돼 있던 전기패널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장 이재환 경정은 "현재 연소상태가 너무 심해서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불타는 장면이 담긴 CCTV 등을 추가로 확인해 화재원인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고가 난 캠핑장이 미신고 시설인데다, 지금까지 안전점검 한번 제대로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예고된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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