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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전문가 "강정호라면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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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LB 전문가 "강정호라면 다를 수 있다"

    "김광현·양현종에 비해 야수 희소성"

    '너희들 몫까지 해낼게' 올 시즌 뒤 야심차게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던 SK 김광현(왼쪽)과 KIA 양현종(오른쪽)은 일단 미국 진출의 꿈을 미루게 됐다. 이런 가운데 한국 프로야구 최고 유격수 넥센 강정호(가운데)의 빅리그 입성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자료사진=SK, 박종민 기자, KIA)

     

    정규리그 MVP와 호랑이군단의 에이스도 미국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남은 자는 한국 유격수 사상 최초로 40홈런과 100타점을 돌파한 '한국의 A-로드'뿐이다.

    '88둥이' 김광현(SK)과 양현종(KIA)는 내년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실패했다. SK는 12일 "김광현과 샌디에이고의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독점 교섭권에 대한 샌디에이고의 포스팅 최고 응찰액 200만 달러(약 22억 원)를 받아들여 협상에 나선 지 한 달 만이다. 이에 따라 김광현은 미국 진출을 다음으로 미루고 일단 내년 SK에 남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양현종도 지난 7일 꿈을 접고 KIA 잔류를 선언했다. 김광현보다 낮은 이적료를 받자 KIA가 해외 진출을 불허했고, 양현종도 더는 의지를 관철시키지 못했다.

    이제 강정호(27 · 넥센)만 남았다. 다음 주 포스팅에 들어갈 강정호는 과연 MLB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흔치 않았던 동양인 야수 성공 사례

    강정호 역시 앞선 두 선수처럼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프로야구에 대한 MLB의 평가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검증되지 않은 야수라는 부분도 있다.

    MLB에서 한국인 야수들의 도전과 성공이 흔치는 않았다. 추신수(텍사스)의 성공 사례가 있었지만 최희섭(KIA)은 다소 아쉬움이 남은 채 귀국했다. 빅리그를 밟은 선수도 둘뿐이다. 박찬호(은퇴), 김병현, 서재응(이상 KIA), 김선우를 비롯해 최근 류현진(LA 다저스)까지 MLB에서 족적을 남긴 한국 선수는 대부분 투수들이었다.

    등판 뒤 휴식일을 갖는 투수와 달리 야수는 거의 매일 출전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체력은 물론 광활한 미국 무대의 시차 적응도 관건이다. 추신수가 성공한 것도 6~7년 마이너리그의 혹독한 과정을 통해 시차와 체력에 대한 준비를 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정호야, MLB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야수로 어렵게 족적을 남겼던 최희섭(왼쪽)과 추신수.(자료사진)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최근 "강정호는 한국 프로야구 출신으로는 최초로 MLB에 도전하기 때문에 현지에서 과연 162경기를 뛸 수 있느냐는 의문 부호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추신수도 지난해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매일 출전하는 야수들은 체력 부담이 엄청나다"고 고충을 털어놓은 바 있다.

    이는 이웃인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투수로는 선구자 노모 히데오(은퇴)를 비롯해 최근 다르빗슈 유(텍사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 등 다수가 성공했지만 야수로는 스즈키 이치로(FA)나 마쓰이 히데키(은퇴) 정도만 꼽힌다.

    일본 타격왕을 3번이나 차지한 아오키 노리치카(FA)도 첫 미국 진출 때는 이적료가 250만 달러에 불과했다. 수천만 달러의 포스팅 응찰액을 소속팀에 안긴 다르빗슈나 다나카에 비해 초라했다. 그만큼 MLB는 동양인 야수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美 FA 시장, 내야수 품귀…가능성 적잖아"

    하지만 김광현-양현종과는 다른 결과를 받아들 가능성도 적지 않다. 투수들인 김광현, 양현종과 달리 내야수라는 희소성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송재우 MLB 전문 해설위원은 12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강정호는) 내야수에 유격수로 뛰었기 때문에 평가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다행히 MLB는 올해 FA 시장에 대형 내야수가 없다. 송 위원은 "MLB는 실력보다 FA 시장 분위기가 더 영향을 많이 미친다"고 전제했다. 이어 "현재는 뚜렷하게 유격수, 2루수 거물급 선수 많이 나온 것 같지 않다"면서 "이런 부분이 강정호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해 FA 시장 내야수 최대어는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었던 핸리 라미레스였다. 미국 야후스포츠에서 FA 랭킹 6위였던 라미레스는 이미 보스턴과 4년 8800만 달러에 계약했다. 8위로 꼽힌 3루수 자원 파블로 산도발도 보스턴 유니폼을 입었다.

    '즁호 캉? 내 후임으로 올래요?' 올해 메이저리그 FA 시장에는 대형 내야수가 적어 넥센 강정호(오른쪽)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대어로 꼽혔던 핸리 라미레스(왼쪽)는 LA 다저스를 떠나 보스턴으로 옮겨갔고, 내년 외야수 전향이 예상된다.(자료사진=황진환, 임종률 기자)

     

    남은 자원은 쿠바 출신 2루수 호세 페르난데스(18위)와 3루 자원 체이스 헤들리(19위)를 비롯해 2루와 유격수가 가능한 제드 로우리(23위), 아스드루발 카브레라(32위) 등이 있다.

    강정호는 바로 밑인 33위에 올라 있다. 아오키(52위), 이치로(80위)는 물론 강정호와 경쟁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일본인 내야수 FA 도리타니 다카시(90위 · 한신)보다 높은 순위다.

    다만 1000만 달러의 높은 이적료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송 위원은 "포스팅 비용 1000만 달러는 꼭 잡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보이는 것"이라면서 "그런 구단이 나올까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한국에서처럼 40홈런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타율 2할7, 8푼에 홈런 20개를 친다고 평가받는다면 1000만 달러도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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