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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공항 中관광객 21만명 '불편한 진실'



사회 일반

    양양공항 中관광객 21만명 '불편한 진실'

    전세기 사업자에 운항장려금 44억원 지급, 강원도 관광 기여도 미비

    중국관광객들을 환영하기 위해 양양국제공항 앞에 내걸린 중국 국기 '오성홍기'

     

    강원도는 지난 달 22일 양양국제공항 국제선 출국장에서 양양국제공항 개항이후 연간 이용객 최고치 경신에 따른 축하행사를 개최했다.

    2002년 4월 3일 개항부터 지난해까지 한해 최다 이용객은 개항 첫해인 2002년 21만 7천 115명이었지만 올해 1월 1일부터 9월 22일까지 이용객은 21만 9천 761명으로 9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을 자축하는 자리였다.

    이같은 성과에는 예산투자가 한 몫을 했다. 강원도에 따르면 도는 양양공항활성화를 위해 이 기간 전세기 운항장려금으로 전세기 사업자에게 국제항로의 경우 1편당 4백만원, 국내항로는 편당 150만원씩 총 44억원을 지급했다. 내년에는 노선을 더 늘리기 위해 90억원대 운항장려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양양공항 청사내에 내걸린 이용객 최고치 경신 홍보현수막

     

    하지만 경제 효율성면에서는 최다 이용객을 환영만하기에는 이견이 불가피해 보인다.

    춘천CBS가 입수한 상반기 양양공항 이용 중국관광객 관광일정표를 보면 양양공항은 입출국 편의를 제공하는 관문에 그친 인상이다.

    중국 난닝(남령), 충칭(중경), 청두(성도), 시안(서안) 관광객은 1일차에 양양공항을 통해 입국했지만 바로 제주로 이동해 하루를 보내고 3일차와 4일차는 서울로 자리를 옮겨 면세점과 도심 투어를 진행했다. 강원도 일정은 출국 전날 대형 호텔에서 숙박을 한 뒤 출국 직전 3시간 가량 속초 아바이마을과 설악산, 권금성, 낙산사, 양양전통시장을 둘러본게 전부였다.

    양양공항 입국 중국관광객 여행 일정표.

     

    난징(남경), 시자장(석가장), 타이위안(태원)에서 온 관광객 역시 4박 5일 일정 중 3일 가량을 서울과 제주도에 집중했다. 특히 소비성 일정 중 강원도 관광은 양양전통시장을 30분 가량 방문한 것이 전부였고 상당 부분은 서울 면세점과 명동, 동대문, 제주도 화장품 면세점에 치중됐다.

    선양(심양) 관광객의 서울 편중도는 더욱 심했다. 첫날 속초 호텔 휴식을 제외하고는 3일을 서울에서 쇼핑으로 보냈고 양양공항을 통한 출국 직전 낙산사와 대포항 수산물시장, 낙산해변을 둘러본 게 강원도 관광의 전부였다.

    지난 달 30일 양양공항에서 만난 항저우(항주) 관광객들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강원도가 취항시킨 전세기를 타고 오후 2시 50분 제주에서 양양공항으로 입국한 182명 관광객들은 첫날 강원도에 머문 뒤 나머지 일정을 서울 도심과 제주도에서 보냈다.

    출국장에서 만난 왕쥔륀(28) 씨는 "서울 명동 일정이 가장 즐거웠고 이어 홍익대 주변 관광, 제주도 관광 순으로 기억에 남았다"면서 "강원도는 약간 지루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실태에 일부에서는 강원도가 양양공항의 외적 성장에만 치중해 지역 기여도는 등한시한 채 투입 예산으로 제주와 서울에만 이익을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한다.

    양양군의회 김정중 의원은 "강원도 유일 국제공항인 양양공항을 활성화해야한다는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들인만큼 강원도 관광과 경제 기여도 역시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다소 이용객 숫자가 줄더라도 노선을 늘리는데 급급하지 말고 양질의 노선을 선택해 집중 육성하고 지역관광 인프라를 확충하는 노력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양양군의회는 지난 달 29일 전세기를 중국-양양공항간으로 한정하고 양양공항에서 제주 정기노선 취항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5일 관광일정을 마치고 항저우로 출국하기 위해 9월 30일 양양공항에 도착한 중국 관광객들. 손에는 서울, 제주 면세점에 구입한 물건들이 들려있다.

     

    양양에서 제주를 경유해 되돌아오는 전세기를 운항하다보니 양양이 환승 공항 역할에 머물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노종팔 속초종합중앙시장 상인회장도 "현재까지 중국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지역상인들의 체감도는 높지 않은 편"이라며 "재래시장도 중국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업종과 품목으로 변신을 시도할 필요가 있지만 이에 맞춰 중국관광객들의 강원도 관광일정을 보다 늘리고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NEWS:right}비판 여론에 강원도 관계자는 "공항활성화와 추후 정기노선 개설을 위해서는 일정 투자가 필요하며 현재 노선은 전세기 사업자의 모객 편의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내년부터는 강원도 체류일정을 강제하고 2017년까지는 공항 인근에 중국관광객들이 머물수 있는 쇼핑시설 등 관광인프라를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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