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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0원 없어 사망? 병원은 슈퍼마켓이 아닌데…"



사회 일반

    "17,000원 없어 사망? 병원은 슈퍼마켓이 아닌데…"

     


    <응급실 사망="" 남성="" 지인="">
    -17,000원 안내면 치료못해, 딱 잘라
    -말도 하던 사람이 3일만에 죽다니…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흔치 않은 사건에 충격
    -진료 빨랐으면 살릴수 있던 병
    -응급의료비 대불제도 '유명무실'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 (사망한 유○○씨 지인),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며칠 전 응급실에서 벌어진 사망사고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금 떠들썩한 상황입니다. 지난 8일 한 50대 남성이 새벽에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돼 있다가 끝내 의식불명에 빠졌고요. 결국 3일 만에 숨을 거두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날 이 사망한 남성과 함께 병원에 왔던 지인은 '병원이 17,000원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을 하는데요. 무슨 말일까요? 사망한 남성의 지인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죠. 익명으로 진행합니다.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 ○○○> 예, 수고하십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난 8일 새벽에 어떻게 함께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에 가시게 됐어요?

    ◆ ○○○> 새벽 한 4시 돼서, 옆에서 끙끙 앓더라고요.

    ◇ 김현정> 아파서 끙끙 앓아요?

    ◆ ○○○> 네, 끙끙 앓더라고요. 그래서 119를 불러달라는 거예요.

    ◇ 김현정> 어디가 구체적으로 아프다고 했습니까?

    ◆ ○○○> 그러니까 구체적으로는 확실히 안 하고 그냥 머리가 아프고 숨이 약간 가쁘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119를 불러 달라 그래서 불러주셨어요.

    ◆ ○○○> 네, 그랬어요. 그래서 한 10분 이따가 119가 오더라고요. 와서 스스로 걸어서 응급차 혼자서 탔고. 타고 갔어요. 타고 가서 거기 병원에 갔죠.

    ◇ 김현정> 그런데 앰뷸런스를 타고 환자가 왔으면, 바로 응급실로 갔으니까 위급한 상황이라는 판단이 들었을 거고 의사와 간호사가 와서 진료를 바로 하는 것이 상식적인 생각인데 그게 안 된 겁니까?

    ◆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접수실에서 접수하려고 했죠. 그런데 이 사람 두 달 전에 17,000원 밀렸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두 달 전에 그 병원에 똑같이 찾아간 적이 있으세요?

    자료사진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 두 달 전에도 똑같이 응급실에 실려서 갔었어요. 지난번에 17,000원 못 낸 게 있으니까 그걸 내세요, 그러더라고. ‘지금 돈이 얼마 안 되니까, 일단 환자가 급하니까 환자부터 빨리 접수해서 응급 좀 해 주쇼’ 했더니 밀린 돈 안 주면 못하겠다, 딱 잘라 말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서 접수는 끝내 이루어지지 않은 겁니까?

    ◆ ○○○> 당연히 못했죠. 그때 당시 상태는 환자가 화장실 소변보러 갈 정도는 됐어요, 걸어 다니더라고요. 말도 조금씩 하고.

    ◇ 김현정> 그 정도는 됐어요. 그러면 어쨌든 아프다고 호소를 하니까 병원 측에다가 "17,000원 별로 큰 돈 아니니까 어디서 구해올 테니까 일단 받아달라" 말씀 안 하셨어요? 항의 안 하셨어요?

    ◆ ○○○> 딱 잘라 말하더라니까요. 지난번에도 17,000원 있는데 그거 내라. 그거 내야지만 접수를 해서 치료를 하겠다 그러더라고요. 시간 끌다 보니까 한 5시 50분 되더라고요. 그동안 환자는 화장실 몇 번씩 왔다갔다 했고 그래서 내가 '좀 집에 갔다 와도 좀 괜찮겠구나, 환자가 말도 하고 걸어다니니까' 그래서 소파에다 앉혀놓고 '나 집에 볼일 있으니까 내가 갔다오겠소' 환자한테 그러고 내가 집에 갔어요.

    ◇ 김현정> 그게 그러니까 병원 도착한 지 한 1시간쯤 지난 상황인가요, 선생님 집으로 돌아가신 게?

    ◆ ○○○> 1시간이 넘었죠.

    ◇ 김현정> 그러면 선생님이 집으로 돌아가신 5시 50분까지 한시간 20분 동안에는 의사, 간호사 아무런 진료도 이루어지지 않은 겁니까?

    ◆ ○○○>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병원 측 입장을 들어보니까요. "꼭 1만 7000원 때문에 접수를 안 한 게 아니라 6월에 이 분이 병원에 왔을 때 술에 취해서 병원 관계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했고 링거를 맞다가 스스로 뽑고 병원을 그냥 나가버렸다" 하던데요?

    ◆ ○○○> 그거는 거짓말이에요, 거짓말. 환자가 때린 건 아니고 좀 싫은 소리를 한 모양이에요.

    ◇ 김현정> 여하튼 그러니까 한 4시간 정도를 그렇게 혼자 대기실에 계시다가 결국은 급성복막염으로 3일 입원 후에 사망을 했습니다. 참, 이게 선생님 입장에서도 굉장히 안타까우실 것 같아요. 왜냐하면 1시간 반을 함께 계시다가 집에 가셨기 때문에…

    ◆ ○○○> 참, 살아 있을 때는 같이 진짜 같이 옆에서 두고 라면도 같이 먹고 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 김현정> 오늘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 수고하십시오.

    ◇ 김현정>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좀 자세한 얘기 들어보고 싶습니다. 이분 연결해 보죠.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연결이 돼 있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안기종>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이런 일이 흔히 일어나는 일입니까?

    ◆ 안기종> 이런 일은 흔하지 않죠. 가끔 응급실에 환자가 꽉 차 있어서 치료 못 받는다든지, 아니면 의사가 없어서, 아니면 의사가 수련이 부족한 인턴, 레지던트가 있어서 가끔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는 있지만. 이번 이 사건은 치료비 때문에 아예 환자를 받아주지 않은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경우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고 그래서 저희들도 이 사건 접하고서 굉장히 충격이라고 했습니다.

    ◇ 김현정> 도대체 이 병원은 왜 그랬을까 궁금한데, 지금 환자 측에서는 "밀린 치료비 17,000원 때문에 접수를 안 받아주더라" 이렇게 주장을 합니다만, 병원 측에서는 "밀린 치료비 때문만은 아니다. 환자가 전에도 폭력을 행사하고 무단 퇴원하고, 가족한테 연락했더니 '우리 아버지인지 아닌지 당신들이 어떻게 아느냐' 이렇게 황당하게 답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가족에게 연락해서 오시라, 이렇게 얘기를 한 거였다"고 주장을 하는데요?

    ◆ 안기종> 이게 일반 슈퍼 같은 데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병원이잖아요. 어쨌든 환자가 응급상황이 발생해서 응급실에 갔는데 5시간 정도 응급치료를 받지 못해서 환자의 상태가 악화된 거는 문제가 있는 거죠.

    ◇ 김현정> 이 환자의 마지막 사인이 복막염인 것으로 보도가 되고 있는데요, 급성복막염이요. 제가 병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만 그래도 이 질병은 조금 빨리 발견했으면 이런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안 갈 수도 있었던 게 아닌가, 이런 안타까운 생각이 드네요.

    ◆ 안기종> 복막염은 보통 시간싸움이라고 하거든요. 빨리 긴급하게 수술해서 치료를 해야 되는 거죠. 그렇지만 아쉬운 게 4~5시간 정도 같으면 충분히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이거든요. 그게 사실은 돈 문제 때문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지체돼서 환자가 결국은 사망까지 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죠. 누구나 이런 일 당할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어떤 상황의 환자라도 응급상황에서 치료를 보장받을 수 있는 어떤 장치가 좀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

    ◆ 안기종> 그렇죠. 병원에서는 자주 우리도 손해 보고 치료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 그래서 계속해서 보증인이나 보증금을 요구하는 곳도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정부가 적어도 응급환자에 대해서는 돈 때문에 치료 못 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래서 1995년도부터 응급의료비 대불제도란 제도를 운영하고 있거든요.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 김현정> 돈 없어도 치료를 받을 수 있어요?

    ◆ 안기종> 노숙자라면 돈이 없잖아요. 노숙자가 갑자기 응급상황이 발생해서 응급실에 오면 다 죽어야 되는 거잖아요, 치료 못 받아서. 그게 아니라, 일단은 원무과에 자기 신분 밝히고 저는 돈이 없으니까 응급의료비 대불제도 이용하겠다고 말만 하면요. 환자치료하고 그 비용은 병원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청구해서 받거든요. 받고 다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환자나 환자 가족한테 청구해서 돈을 받아가는 그런 제도가 운용되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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