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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유탄'…포스트 이성한 놓고 경찰 '뒤숭숭'



사건/사고

    '유병언 유탄'…포스트 이성한 놓고 경찰 '뒤숭숭'

    차기 청장 자리 놓고 각종 '마타도어', '연줄 대기' 시작?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변사체로 발견된 가운데 지난달 24일 오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출석한 이성한 경찰청장(우측)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윤창원기자

     

    세월호 실소유주로 지목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부실 수사 논란에 휩싸인 경찰이 때아닌 내홍에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야당은 물론 여당인 새누리당에서조차 이성한 경찰청장 '책임론'이 강한데다, 여권 분위기가 '선수습 후경질'로 상황이 정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찰 내부에서는 차기 청장 자리를 놓고 심상찮은 움직임이 감지된다.

    ◈ 차기 청장 유력 후보군 중 2명 묘한 시점에 '생채기'

    지난 6월 12일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에서 발견된 단순 행려병자 변사체가 유병언 전 회장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경찰과 검찰 등 사정당국은 물론 청와대까지 발칵 뒤집혔다.

    300명이 넘는 귀한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의 배경으로 지목된 인물인 만큼 검찰과 경찰이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유 전 회장 뒤를 쫓았지만, 생포는커녕 사망한 지 40일이 지나도록 신원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등 총체적 부실을 여실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결국 이성한 청장은 유 전 회장이 시신으로 확인된 다음 날인 지난달 22일 오후 청와대로 불려가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부실한 수사 전반에 대해 상당한 질책을 받았다.(7월22일 자 CBS노컷뉴스 '[단독] 이성한 경찰청장이 청와대로 간 까닭은?')

    이금형 부산경찰청장

     

    이런 가운데 경찰 내 서열 5위로 분류되는 이금형(56) 현 부산지방경찰청장(치안정감)이 부적절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청이 현직 치안정감에 대해 감찰까지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의혹이 불거진 것은 유 전 회장 시신이 확인되기 3일 전이지만, 이미 검거 실패를 놓고 경찰 수뇌부 책임론이 대두된 상황에서 차기 경찰청장 잠룡(潛龍) 군으로 분류되는 치안정감이 치명상을 입은 것.

    첫 여성 치안정감인 이금형 부산경찰청장은 올해 초 집무실에서 부산불교연합회장인 수불 스님(범어사 주지)으로부터 의경들 간식비 명목으로 현금 500만 원과 그림 1점을 받았다.

    이 부산청장은 "처음에는 정중히 거절했지만, 간식비라고 해 받아뒀다가 집행을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안전행정부 지침에는 경찰이 현금을 수수하지는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성한 경찰청장은 곧바로 감찰을 지시했다.

    부산경찰청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로 이 부산경찰청장의 경력에 심각한 오점이 남았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여상 졸업에 순경 출신, 최초의 여성 치안정감 등 화려한 타이틀에 다소 흠결이 가게 된 것은 맞다"며 "어떤 경위로 이런 의혹들이 제기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최동해 경기경찰청장

     

    서열 4위로 분류되는 최동해(53) 경기지방경찰청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최동해 경기청장은 지난달 27일 대구에서 열린 아들 결혼식 청첩장을 돌리면서 경기청 경비번호와 부속실장 이름, 휴대전화 번호 등을 기재했다가 축의금 강요 논란에 휩싸였다.

    최 경기청장은 결혼식 당일 축의금을 일절 받지 않았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축의금을 부속실장을 통해 내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경기청장 역시 '포스트 이성한' 잠룡 군이라는 측면에서 경찰 내부에서는 당장 음해세력의 상처 내기라는 해석이 나왔다.

    경기청 관계자는 "의혹 제기 이후 차기 경찰청장 자리를 놓고 외부에서 작업이 들어왔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다"며 "일부 지방청장이 유력한 인물로 의심받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통상 경찰청장은 본청 차장과 서울지방경찰청장, 부산지방경찰청장, 경기지방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등 5명의 치안정감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데 이성한 청장 '경질론'이 제기된 이후 묘하게도 2명의 유력한 후보군이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경찰 안팎에서는 차기 청장 자리를 놓고 각종 마타도어와 보이지 않는 연줄 대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서울청장 '선두', 경기·부산청장 '해볼 만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경찰청장 임기 2년을 보장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김기용 전 경찰청장은 임기 1년을 못 채운 상태에서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됐다.

    여기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유병언 전 회장 수사와 관련해 경찰 책임론을 강력하게 제기했고, 여권 내부에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지키는 대신 검경 수뇌부 책임을 묻는 쪽으로 분위기가 돌아선 것도 이성한 청장 경질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황교안 장관은 유병언 수사에 직접 개입한 게 거의 없다"며 "하지만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은 직접 수사를 독려한 당사자이기 때문에 수사 실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강신명 서울경찰청장

     

    이런 가운데 경찰 안팎에서는 이성한 청장 경질 여부와 관계없이 가장 유력한 차기 경찰청장 후보로 강신명(50) 서울지방경찰청장을 꼽고 있다.

    경남 합천 출신으로 경찰대를 졸업하고 이명박 정부와 현 정부에서 청와대 대통령실 치안비서관과 정무수석실 사회안전비서관을 지낸 경험이 다른 후보들보다 유리하다는 평가다.

    또, 경찰청 혁신기획단 팀장과 서울 시내 경찰서장, 서울지방경찰청 경무부장, 경찰청 수사국장, 정보국장 등 요직을 거쳤다는 것도 강점이다.

    그러나 최근 서울 강서구 재력가 송 모 씨 피살 사건 수사와 관련해 현직 검사 이름이 나온 송 씨 '뇌물장부'를 둘러싸고 경찰 보고 체계에 큰 허점을 노출한 게 부담이다.

    최동해 경기청장 역시 대구 출생에 고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25회), 행정고시(32회) 출신인 만큼 탄탄한 인맥을 갖춰 유력한 차기 경찰청장 후보로 거론된다.

    청와대 민정수석 라인 등에 사시 출신이 많은 데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장,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서울청 수사부장, 청와대 치안비서관 등을 지내며 내공을 쌓은 점도 강점이다.

    다만 이번 청첩장 논란으로 경력에 다소 흠집이 난 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경기청 관계자는 "부하 직원들이 일을 할 때 격려해 주고 결과물에 대해서도 인정을 잘 해주는 편이라 많은 직원이 따르지만, 좋은 소리만 들으려 한다는 평가도 동시에 나온다"고 말했다.

    이금형 부산지방경찰청장은 여상을 졸업하고 순경 공채를 거쳐 경찰 조직 두 번째 계급인 치안정감까지 올라간 첫 번째 여성이라는 점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통한다.

    특히 이번에 유병언 전 회장 사태에 책임을 지고 경찰청장이 조기 교체되면 국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파격적인 인사가 필요한데 이에 적절한 카드라는 관측이다.

    여성 대통령 시대에 여성 경찰청장이라는 의미와 함께 이금형 부산청장이 경찰 내부에서 생활안전과와 여성청소년과, 교통과 등에서 주요 경력을 쌓은 만큼 현 정부의 '민생치안' 기조에도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다.

    또, 검찰총장도 교체돼 새 총장이 대구·경북이나 부산·경남 출신에서 나올 경우, 경찰청장은 충청도 출신인 이금형 부산청장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충청도 출신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여성장애인특별법 제정 때 인연을 맺은 조윤선 정무수석, 그리고 부산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과의 인연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26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국민대책위 주최로 열린 특별법 촉구 국민촛불 행사에서 경찰 병력 앞에 참가자들이 세워 놓은 촛불이 빛나고 있다. 박종민기자

     

    다만 이번 금품 수수 파문과 함께 '수도 치안을 맡아 보지 않은 지방청장은 경찰청장이 될 수 없다'는 경찰 내부 인식을 어떻게 돌파할지가 관건이다.

    또 13만 경찰조직을 이끌기에는 업무처리 방식이 너무 소극적이라는 내부 평가도 부담이다.

    {RELNEWS:right}안재경(55) 경찰대학장은 광주 동신고와 조선대를 졸업한 전남 장흥 출신이라는 점이 지역 안배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수사과장과 서울지방경찰청 보안부장, 전남·광주지방경찰청장에 이어 지난해 말까지 경찰청 차장 임무를 무난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다.

    이인선(52) 현 경찰청 차장은 서울 출신으로 경찰대를 졸업하고 경찰청 인사과장과 경찰수사연수원 원장, 경찰청 경무국장, 인천지방경찰청장 등을 거치며 역시 무난하게 임무를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평소 온화한 성품으로 따르는 부하직원이 많고 정치색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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