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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원의 He스토리]귀 닫은 김연경, 해결의지는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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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해원의 He스토리]귀 닫은 김연경, 해결의지는 있나요?

    기자회견 열어놓고 질문은 받지 않아 궁금증만 더해

    그동안 자신의 소속 논란의 상대들의 '불통'을 주장했던 김연경은 자신의 에이전트, 변호사를 대동해 기자회견을 열어 잠정적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성호 기자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거포' 김연경 선수는 최근 소속 논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이후 흥국생명과의 계약종료 시점을 두고 첨예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온전히 운동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힘든 상황에서 김연경 선수가 15일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그것도 ‘긴급’이라는 꼬리가 붙었습니다. 지난 1년 가까이 김연경 사태를 지켜본 상황에서 김연경 선수 측의 연락을 받고 난 뒤에 머릿속을 스친 생각은 ‘국가대표 은퇴’ 혹은 ‘귀화’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예감이었습니다.

    김연경과 흥국생명뿐 아니라 한국배구연맹과 대한배구협회까지 얽혀있는 이번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 1년 가량 계속되면서 벼랑 끝에 몰린 김연경이 최후의 카드를 꺼내든 것이죠. 결국 김연경의 입에서 나온 말이 극단적 선택인 귀화가 아니라 잠정적 국가대표 은퇴라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런데 김연경의 긴급기자회견에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기자회견이라는 이름으로 취재진을 잔뜩 불러모은 상황에서 선수의 에이전트가 행사의 시작을 알리며 “오늘 행사는 질문을 받지 않겠습니다.”라고 선언한 것입니다.

    통상적으로 기자회견이라고 하는 행사는 행사의 주체가 취재진을 모아놓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한 뒤 그에 대한 반응이나 궁금증을 듣고 답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하지만 이날 김연경의 긴급기자회견은 말 그대로 ‘일방통행’이었습니다.

    ◈'불통'에 답답해 하던 김연경, 결국 그도 '불통'

    긴급기자회견은 김연경이 미리 준비해온 A4 8장 분량의 긴 글을 읽고 뒤이어 변호사가 보충 설명하는데 그쳤습니다. 김연경 측의 발언이 끝난 뒤에는 행사가 그대로 종료됐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평소 이 사건과 관련해 김연경 본인의 생각을 들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긴급기자회견에 대해 기대가 컸습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이후 이 사건이 크게 불거진 이후 김연경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수 차례 있었지만 그 때 마다 김연경보다는 에이전트로부터 입장을 듣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계약의 주체는 선수여야 하는데 정작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

    정작 선수가 읽은 글은 선수 본인의 생각이라기보다는 에이전트가 마련해 준 글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자신의 입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앞으로 V리그에서 활약하지 않는 것은 물론, 잠정적으로 태극마크까지 거부하겠다며 자신의 선수 인생을 내건 그의 결연한 의지가 애처롭게만 들렸습니다.

    ◈김연경 소속 논란, 종결 위해 귀를 열어라!

    1시간이 채 되지 않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일방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만을 내놓은 김연경은 그대로 자리를 떴습니다. 흥국생명과 한국배구연맹, 대한배구협회의 ‘불통’을 외치던 김연경마저 ‘불통’을 스스로 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문제가 갖는 심각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크건 작건 문제는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것부터 해결이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김연경의 거취 논란에 직간접적으로 관련을 맺고 있는 이들 모두가 귀를 닫고 있는다면 결국은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것입니다.

    김연경은 오는 25일까지 한국배구연맹과 대한배구협회에 자신의 질의한 내용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습니다. 알려진 대로라면 김연경은 자신이 지난 1일 임의탈퇴된 이유를 연맹에 물었고, 협회에는 임시국제이적동의서 발급을 요청했습니다.

    김연경이 국가대표 잠정 은퇴를 철회할 수 있기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열흘입니다. 남은 시간 동안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당사자들 모두가 닫은 귀를 활짝 열고 소통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코트에서 멋지게 스파이크하는 김연경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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