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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터진 '김연경 사태' 본질과 해결책은?



야구

    또 터진 '김연경 사태' 본질과 해결책은?

    '또 다시 불거진 김연경 사태'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1일 김연경을 다시 임의탈퇴선수 공시를 요청하면서 김연경은 1년 만에 또 미아 위기에 놓였다. 사진은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 때 모습.(자료사진=윤창원 기자)

     

    여자배구 거포 김연경(25, 192cm)의 거취 문제가 또 불거졌다. 1년이 지났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다시 '국제 미아'가 될 위기에 놓였다.

    김연경의 원 소속팀 흥국생명은 2013-2014시즌 선수 등록 마감일인 1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김연경의 임의탈퇴선수 공시를 요청했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흥국생명의 허락이 있어야만 국내외 타 구단으로 이적이 가능하도록 묶였다.

    런던올림픽 이후 김연경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며 스스로 해외 구단 이적을 추진해 흥국생명과 갈등을 빚었다. 논란 끝에 정부와 체육계가 중재, 흥국생명이 임의탈퇴를 풀고 대한배구협회가 한 시즌 동안 유효한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하면서 김연경은 임대 선수로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지난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1년 만에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과연 김연경 사태의 본질적인 문제는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김연경, 흥국생명 소속" 국제연맹 거듭 확인

    1년 전과 마찬가지로 문제는 김연경의 FA가 맞느냐는 것이다. 국내에서 6시즌을 뛰어야 얻는 FA 자격에 대해 김연경은 국내 4시즌, 해외 임대 3시즌을 소화해 FA가 됐다는 주장이고, 흥국생명은 아직 2시즌이 남았다며 맞섰다.

    이 문제는 이미 국제배구연맹(FIVB)의 유권 해석이 내려졌다. KOVO의 룰을 인정해 김연경의 소속팀은 여전히 흥국생명이라는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FIVB는 최근에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김연경은 FIVB의 결정에 불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배구협회의 중재로 사인한 흥국생명과 합의서를 비공개하기로 했는데 FIVB에 이를 보냈다는 것이다. 이 합의서에 김연경이 흥국생명 소속으로 터키에 임대 선수로 간다는 내용이 있어 FIVB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KOVO와 흥국생명의 입장은 확고하다. 김연경 사태가 국내 FA 규정이 완화되는 계기가 됐지만 소급 적용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선수 1명 때문에 KOVO 전체 틀이 무너질 순 없다는 것이다. 다른 선수들과 형평성도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다. 12개 구단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안이다.

    가장 큰 문제는 김연경이 FIVB와 KOVO의 거듭된 결정에도 여전히 FA를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흥국생명 소속으로 해외에서 임대 형식으로도 뛸 수 있지만 굳이 FA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 문제 외에 김연경은 흥국생명 선수로 복귀하고, 심지어 무료로 광고에 출연도 할 수 있다고까지 하고 있다.

    ▲스타 선수 김연경, 왜 FA를 고집하나

    김연경은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트에 서지 못해 고통스럽다. 해외에서 정말로 뛰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런데 김연경은 지난 시즌 해외에서 뛰었다.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흥국생명 소속의 임대 선수로 터키 리그에서 활약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김연경의 바람대로 FA 신분은 아니지만 해외에서 뛸 수는 있는 것이다. 문제는 김연경이 국민들에 호소한 대로 '해외에서 못 뛰는 게' 아니라 'FA로 뛸 수 없다'는 것이다.

    김연경은 터키 리그에 앞서 일본에서 두 시즌을 보낸 뒤 FA 주장을 하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4시즌을 뛰면서 3번이나 우승을 일군 공로를 인정해 일본 진출을 허락했다. 임대료는 없었다.

    그러나 지난 2011-2012시즌 터키에서 한 시즌을 뛰면서 FA 자격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에이전트가 붙은 것이다. 축구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에이전트 회사는 김연경이 FA로 풀려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했다.

    김연경이 임대 선수냐, FA냐에 따라 에이전트 수수료는 두 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약 주체가 흥국생명이 되느냐, 에이전트가 되느냐의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사실 김연경은 FA가 아니더라도 10억 원 이상 거액의 몸값을 받는 스타 선수다. FA가 아니어서 해외에서 뛸 수 없는 상황도 아니다. 이미 실력을 검증받은 만큼 팀을 애써 구해야 하는 처지도 아니다.

    FA만 된다면 흥국생명이 요구하는 것을 들어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흥국생명 단독으로 FA로 풀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국배구, 나아가 국내 프로스포츠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사안이다. 선수를 위해 구단이 존재해야 하느냐는 존립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깊게 팬 감정의 골' 올해도 임시방편?

    더 문제가 복잡한 것은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김연경과 흥국생명 사이에 깊은 감정의 골이 파였다는 점이다. 평행선이 팽팽하게 맞서 한쪽이 휘어져 만날 가능성이 적다.

    김연경은 터키 첫 시즌 흥국생명이 보인 무관심에 서운한 감정을 드러낸 바 있다. 통역과 생활 등의 불편함이 이국에서 지내는 김연경을 더 힘들게 만들었다. 이런 가운데 에이전트사가 나타나 흥국생명과 거리감은 더 생겼다.

    '이번에도 스포츠를 정치의 세계로?' 지난해 김연경은 FA 자격을 얻게 해달라며 국회에서 몇몇 국회의원들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해줄 것들은 많지 않았고, 결국 김연경은 정부 주재 하에 임대 선수로 터키 리그에서 뛰었다. 사진은 지난해 기자회견 모습.(자료사진)

     

    흥국생명은 FA 문제에 대한 김연경 측의 입장과 접근 방식에 상처를 입었다. 조건 없이 일본 진출을 도왔는데 그럴 수 있느냐는 것이고, FA 문제를 스포츠가 아닌 정치의 영역으로 끌고 가 여론을 등에 업었다는 것이다.

    김연경 측은 지난해 민주당 몇몇 의원들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정치가 해결해준 것은 많지 않았다. 결국 임대 선수로 뛰었다. 엄연히 KOVO와 협회의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지난해처럼 임시방편적인 1년짜리 국제이적동의서가 발급될 가능성이 높다. 김연경은 여전히 여론의 힘을 빌어 특별 혹은 예외를 얻어낼 심산이고, 흥국생명은 김연경 측의 사과까지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기사를 쓰다보니 놀랍게도 지난해 같은 문제로 썼던 기사와 거의 내용이 같았다. 1년 사이 벌어진 상황만 추가했을 뿐이다. 문제는 그대로인데 시간만 지났다는 뜻이다. 양 측의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내년에도 똑같은 기사를 쓸지 궁금하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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