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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잡아먹는 '거대 공룡' 출현하나



생활경제

    대형마트 잡아먹는 '거대 공룡' 출현하나

    대전 용전동 '복합터미널 컴플렉스' 상권 잠식…인근 대형마트까지 '휘청'
    마트·브랜드쇼핑관·영화관·서점·카페·스포츠센터 등 복합시설 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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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문을 연 대전 복합터미널이 주변 상권을 빠르게 잠식시키고 있다.

    특히 앞서 골목상권 위축을 초래한 대형 할인마트마저 영화관과 쇼핑몰 등이 들어선 복합터미널에 매출 급감 등으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복합터미널 개장이 유통 먹이사슬에서 대형마트라는 '공룡'마저 집어삼키는 거대 공룡이 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골목상권 호령하던 대형마트…궁지 몰리나

    지난 10일 대전 용전동 복합터미널 인근 홈플러스. 30대 주부 김 모 씨는 홈플러스를 빠져나와 인근 복합터미널로 걸음을 옮겼다.

    "무료 주차장 이용하러 왔어요. 쇼핑은 이마트와 대형 쇼핑몰이 모여 있는 복합터미널을 이용할 예정이지만, 터미널은 주차장을 유료로 운영해서요."

    홈플러스 주차장엔 차량들이 빼곡했지만 매장 안은 한산했다.

    김 씨처럼 '주차 따로, 쇼핑 따로' 소비자들 때문으로, 이곳 직원 역시 "무료인 우리 주차장에 차만 대놓고 이마트로 가는 고객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소비자뿐 아니라 이마트로 자리를 옮긴 직원도 벌써 여러 명이다. 직원들은 "우리끼리 이마트에 자리를 알아봐야 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복합터미널 개장 이후 매출이 20% 정도 떨어진 상태"라며 "일단은 개점효과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사은행사 등 고객유치에 주력하고는 있지만 바로 옆에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뾰족한 방법이 없는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 터미널 '시끌벅적' 인근 상가 '한적'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도 어려운데 우리 같은 중소상인들은 오죽하겠어요." 터미널 인근 한 상인의 하소연이다.

    "영화관이니 쇼핑몰이니 서점이니 다 들어온다고 하니까 식당 손님도 늘겠다 싶어 꿈에 부풀었지. 누가 이렇게 파리만 날리게 될 줄 알았나"라는 게 이 곳에서 15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안상목(50) 씨의 말이다.

    의류매장 김 모(45) 씨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일주일에 한 번씩은 서울 동대문에서 옷을 떼 왔는데 3주째 못 가고 있다"며 먼지를 뒤집어쓴 옷더미를 가리키던 김 씨는 "이 근방뿐만 아니라 인근 송촌동, 법동, 비래동 일대 옷가게들이 싹 죽었다"고 말했다.

    상인 윤원배(67) 씨는 "몇 년을 공사 소음과 먼지에 시달려도 민원 한 번 제기하지 않고 꾹 참았는데 결과는 대기업만 좋은 일 시켜준 꼴"이라며 허탈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광진 경실련 사무처장은 "복합터미널이 빠르게 상권을 잠식하면서 소상공인들의 터전은 물론 대형마트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대전시는 터미널 개장으로 '파이가 커졌다'고 자부하지만 실제로는 기존 지역민들의 파이마저 마구 빼앗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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