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돈덩어리가 저곳에?…우주 개발 '문러시'[코스모스토리]

편집자 주

'넓은 세상'을 바라봅니다. 기술 발전으로 인식과 터전을 넓히는 '인류의 노력'을 바라봅니다. 지구를 넘어 광활한 우주에 대한 이야기, '코스모스토리' 시작합니다.

1850년 당시 캘리포니아 골드러시 당시 금 채굴을 하는 사람들. 오른쪽은 골드러시 기간 캘리포니아에 방문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작된 전단지 광고. 위키미디어1850년 당시 캘리포니아 골드러시 당시 금 채굴을 하는 사람들. 오른쪽은 골드러시 기간 캘리포니아에 방문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작된 전단지 광고. 위키미디어
1848년, 서부 개척시대, 미국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강 부근에서 제재소를 건설중이던 존 셔터(Johann Sutter)는 자신의 목수인 제임스 마셜이 금을 발견한 것을 확인하고 남몰래 둘이서 채굴을 시작합니다.
서부 변방지역에서 금의 통화량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캘리포니아에서 금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한 수많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일확천금을 꿈꾸며 해당지역으로 몰렸습니다.
본격적인 골드러시가 시작됐습니다. 강가에 모래알처럼 퇴적된 사금부터 주변 지역의 땅을 뚫어 광산을 만들어 금맥을 추적해 채광하는 방법까지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금을 캐냈습니다.
하지만 금의 매장량은 한정돼 있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금을 캐내자 효율이 떨어지면서 수년뒤 사그러들게 됩니다.
사람들은 돈과 직결된 자원이 주인없는 상황에 놓여있을때 그 소유권을 확보하기 위해 발걸음을 내딛었고 골드러시는 그 모습을 바꿔 인류 역사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최근에는 비트코인이 그 대상이었겠네요. 19세기의 골드러시는 21세기 우주로 그 무대를 바꿔 새롭게 진행됩니다.

과거의 달 착륙과 현재의 달 착륙간의 차이는?

아폴로11호의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서 동료 버즈 올드린과 착륙선을 촬영한 이미지. NASA아폴로11호의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서 동료 버즈 올드린과 착륙선을 촬영한 이미지. NASA
매일 밤 하늘에 떠오르는 달은 인류에게 있어서 꼭 탐사해야하는 우주개발 목표였습니다.
과거 미소냉전시대 스푸트니크쇼크를 시작으로 우주개발 경쟁에 돌입했던 미국과 소련 두 나라는 우주탐사경쟁에서 대상을 달로 삼았습니다. 우주공간 속 우리기술로 빠른 시일 내 도달할 수 있는 유일한 천체이기 때문입니다. 한 번 발사하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지만 상대 진영에 대한 선전효과 때문에 두 나라는 심혈을 기울여 달 탐사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닐 암스트롱이 달에 최초로 발자국을 남기며 유인 달탐사에 성공하고 경쟁상대인 소련이 붕괴되자 달 탐사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졌습니다. 결국 미국은 예산문제를 들어 유인 달 탐사를 중지했죠.
지난 9월 30일 달 남극 표면에 있는 찬드라얀 3호의 착륙선 '비크람'이 탐사로봇 '프라기안'에 탑재된 카메라에 찍힌 모습. 인도우주연구기구(ISRO)지난 9월 30일 달 남극 표면에 있는 찬드라얀 3호의 착륙선 '비크람'이 탐사로봇 '프라기안'에 탑재된 카메라에 찍힌 모습.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그로부터 약 반세기가 지난 후, 인류는 또다시 달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23일(현지시간) 인도는 달 탐사선 찬드라얀-3을 인류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시키기도 했죠. 여러 선진국이 도전하고 있지만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소련), 미국, 중국, 인도 총 4개국가입니다. 다누리로 달 탐사를 진행중인 우리나라도 2030년쯤 한국형 달 착륙선을 발사할 예정입니다.
달착륙에 성공한 국가들은 탐사로봇을 활용해 달 표면의 성분과 물의 존재여부를 확인하는 탐사작업을 진행중인데요. 주로 달 궤도 위성에서 포착한 요소를 확인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지상 시스템 트레이닝을 마친 아르테미스 II 승무원들, 나사 우주비행사 리드 와이즈먼(오른쪽부터), 빅터 글로버, 크리스티나 코흐와 캐나다 우주국의 제레미 한센. NASA지난달 20일 지상 시스템 트레이닝을 마친 아르테미스 II 승무원들, 나사 우주비행사 리드 와이즈먼(오른쪽부터), 빅터 글로버, 크리스티나 코흐와 캐나다 우주국의 제레미 한센. NASA
유인 달 탐사 계획도 진행됩니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지난해 11월 SLS(Space Launch System)로켓에 오리온 우주선을 탑재해 달 궤도를 돌고 지구로 귀환하는 '아르테미스-1(ARTEMIS-1)'미션을 성공했습니다. 나사는 이 미션 당시 오리온 우주선에 마네킹을 탑승시켜 데이터를 수집했는데요. 이 수치들을 기반으로 미션 일정과 구조를 보완해 2024년 2차 탐사때 실제 사람이 탑승해 궤도비행을 진행하고 그 이후에는 실제 달착륙까지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우주과학 기술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인류에게 달 탐사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매우 어려운 미션입니다. 일본을 포함한 선진국들이 아직도 달 착륙에 실패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일론머스크 테슬라, 스페이스X CEO. 연합뉴스일론머스크 테슬라, 스페이스X CEO. 연합뉴스
그렇다면 이토록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면서 인류가 달에 도달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론머스크 테슬라, 스페이스X CEO는 인류가 다른 행성에 도달하기 위해서 꼭 정복하기 위해선 달을 확보하고 이를 전초기지로 삼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공상과학영화들을 보면 우리 인류는 달에 유인 기지를 확보했고 화성까지 도달하는 모습을 보여주곤 합니다. 과학자들은 달의 자원을 확보해 충분히 활용한다면 에너지 등 현재의 인류가 겪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달의 선물 '헬륨-3', '희토류'

인류는 과학의 발전에 따라 지구상 다양한 광물과 화합물을 활용해 발전해왔습니다. 하지만 희토류 등 대체불가한 자원의 수요가 높아진데 반해 자원의 매장량은 한정돼 있어 발목이 잡혀있습니다. 과거 개척시대 서구 열강들이 자원의 확보를 위해 탐사를 떠났듯이 현재 강대국들의 시선은 우주, 특히 달을 향해 있습니다. 그렇다면 달에는 어떤 자원이 있길래 이렇게 관심을 받고 있을까요?
대표적으로 '헬륨-3'을 들 수 있습니다.
헬륨-3 개념도. 최원철 기자헬륨-3 개념도. 최원철 기자
헬륨-3은 가볍고 안정한 헬륨의 동위 원소 중의 하나로, 두 개의 양성자와 한 개의 중성자 형태로 구성됐습니다. 이 원소는 태양과 같은 항성에서 핵융합 반응인 '양성자-양성자 연쇄반응'으로 생성되는데요. 태양은 플레어 등의 현상으로 우주에 헬륨-3을 흩뿌립니다. 이에 태양계에 존재하는 행성과 위성에는 헬륨-3 입자가 도달하죠.
하지만 지구 대기와의 마찰로 지표면까지 도달하지 못해 퇴적되지 않아 지구 지표면에는 헬륨-3가 희박합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대기가 적은 달에는 헬륨-3입자가 퇴적돼 있습니다. 헬륨-3의 가치는 크게 2가지로 말할 수 있는데요. 첫번째는 에너지량에 있습니다. 핵융합으로 헬륨-3 1g을 사용한다면 발생하는 에너지가 석탄 40톤에 달할 정도로 엄청납니다. 과학계는 달 표면에 약 100~200만 톤 규모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이 정도의 양이면 인류가 약 1만년 정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원철 기자최원철 기자
두번째는 클린에너지라는 점이 있습니다. 현재 주 발전방식인 화력발전과 원자력발전 방식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논클린에너지 입니다. 하지만 헬륨-3와 중수소를 활용한 핵융합 발전에는 방사성물질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물질을 배출합니다. 헬륨-3 핵융합 결합식은[D+'헬륨-3'→'헬륨-4'(3.6 MeV)+p(14.7 MeV)]로 D는 중수소, p는 프로튬(경수소), MeV는 100만 전자볼트(eV)를 말합니다. 헬륨-3와 결합하는 중수소는 지구 바다에 무한정 존재하고 있어 발전에 필요한 양을 구하기에는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샘 알트만 OpenAI 대표가 지난 6월 9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K-Startups meet OpenAI'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샘 알트만 OpenAI 대표가 지난 6월 9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K-Startups meet OpenAI'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제 우리는 헬륨-3의 가치와 존재위치까지 알고 있습니다. 그 다음은 무엇일까요? 달에서 헬륨-3을 가져와도 이를 활용할 핵융합 발전소가 있어야겠죠. 이에 대한 움직임은 벌써 진행되고 있습니다. ChatGPT로 유명한 OpenAI의 샘알트만 CEO는 핵융합에너지 스타트업 '헬리온에너지'에  3억7500만 달러(약 5000억원)를 투자했습니다. 헬리온에너지는 오는 2028년 건설을 완료하고 핵융합 발전을 시작한다는 계획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5월 헬리온에너지의 첫 고객사로서 핵융합발전 에너지 50MW(메가와트)를 오는 2028년까지 공급받기로 계약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지구상 에너지 문제가 상당부분 해결될 수 있을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희토류. 연합뉴스희토류. 연합뉴스
헬륨-3 외 다른 자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바로 희토류입니다. 이 자원은 현재 스마트폰, 광섬유 등 첨단기기에 활용되는 자원이지만 전세계 매장량의 90%가 중국에 있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입니다. 그마저도 100년도 안돼 고갈될 예정이죠. 희토류는 '현대과학의 쌀'이라고 불리고 있고 이 자원이 달에 상당량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바, 자원경쟁은 명약관화한 상황입니다. 그야말로 매일밤 하늘에 뜨는 달은 아주 거대한 돈덩어리인 셈입니다. 골드러시처럼 대부분의 나라가 달에 진출하려고 하는 이유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입니다. 과거에는 명예와 자존심싸움으로 달에 갔다면 지금은 생존과 자본시장 관점으로서 새로운 먹거리의 대상으로서 달을 바라보게 됐습니다.

우주에 떠 있는 금속 소행성을 향하다

프시케 탐사선 상상도. NASA프시케 탐사선 상상도. NASA
달은 인류에게 있어 지구에서 가장 확고한 목적지이지만 태양계 우주 공간으로 범위를 확장한다면 생각보다 다양한 목적지가 존재합니다. 궤도가 안정된 달과는 달리 소행성과 혜성에서 생각하지 못한 자원을 발견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태양계 소행성대는 화성과 목성 사이 궤도를 이뤄 존재하며 이들을 연구한다면 태양계의 생성비밀과 현재 지구 구성에 물질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또한 이들 천체에서 지구에서는 구하기 어렵거나 구할 수 없는 새로운 물질을 발견할수도 있겠죠.
나사는 지난 2015년 태양계 탐사 계획인 '디스커버리 프로그램(Discovery Program)'의 일환으로 소행성 탐사계획을 구상했고 2017년 화성의 중력을 활용하는 가속항행하는 스윙바이로 소행성 '프시케(Psyche)'를 탐사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수많은 소행성 중 이 천체가 선택된 이유는 이 천체의 구성 배경에 있습니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의 클린룸에서 조립중인 프시케 탐사선. NASA나사 제트추진연구소의 클린룸에서 조립중인 프시케 탐사선. NASA
프시케는 본래 행성처럼 핵을 소유한 행성이었지만 어느시점에 충돌이 일어났고 지표면과 맨틀이 모두 벗겨지고 뜨거운 핵만 남게 됐습니다. 차가운 우주공간에서 뜨거운 핵은 오랜시간에 걸쳐 냉각됐고 철과 니켈 등 행성의 핵성분, 특히 지구와 비슷한 성분의 핵이 노출된채 냉각된 금속표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구의 핵은 너무 깊이 존재하고 너무 뜨거워서 인류가 접근조차 못하고 있어 미지의 요소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프시케를 탐사하면서 우리는 기존에 몰랐던 요소, 지구의 비밀 등을 알아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연구뿐만 아니라 프시케는 암석과 얼음이 아닌 금속천체로 이 자원만 활용할 수 있다면 그 가치는 100경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나사는 오는 10월초 미국 케네디스페이스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팔컨헤비 로켓에 프시케 탐사선을 탑재해 발사할 계획입니다.

소행성 샘플을 가지고 지구로 귀환하다

지난달 25일 오시리스렉스의 샘플 캡슐이 무사히 지구 귀환에 성공해 미국 국방부 유타 시험 훈련장 사막에 착륙한 모습. NASA/Keegan Barber지난달 25일 오시리스렉스의 샘플 캡슐이 무사히 지구 귀환에 성공해 미국 국방부 유타 시험 훈련장 사막에 착륙한 모습. NASA/Keegan Barber
소행성 탐사와 자원 확보라는 주제에서 오시리스렉스(OSIRIS-REx) 탐사선은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미국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아틀라스V411로켓에 탑재돼 발사된 이 탐사선은 2년간의 항행으로 2018년 12월 소행성 베누(Bennu) 궤도에 안착했고 2년간의 궤도 비행 후 2020년 10월 21일 목표지점인 베누의 표면 '나이팅게일(Nightingale)' 지점에 접지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의 예상을 벗어난 상황이 발생했는데요. 단단할 것으로 예상했던 베누의 표면층이 탐사선 로봇팔의 압축질소가스에 산개된 것입니다. 암석층 위에 모래가 퇴적됐을 것으로 예상한 것과는 달리 예상보다 중력이 약해 모래와 자갈이 훨씬 많이 튀어 올랐습니다.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의 로봇팔이 소행성 '베누'의 표면에서 샘플을 채취하는 모습. NASA 유튜브 캡처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의 로봇팔이 소행성 '베누'의 표면에서 샘플을 채취하는 모습. NASA 유튜브 캡처
탐사선은 공중으로 떠오른 자갈과 모래입자를 회수 용기에 포집한 뒤 지구 근처로 귀환했고 회수 용기를 궤도상에서 지구로 발사, 지난달 25일 대기권 진입 끝에 도착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샘플의 구성성분을 분석해 어떠한 자원이 소행성대에 분포해 있는지와 태양계의 구성원리를 밝히는 연구를 할 방침입니다.

우주 자원 확보전은 이제 시작됐을뿐

한정된 자원과 점점 사납게 변하고 있는 지구의 기후는 인류의 생존에 있어서 점점 커지는 리스크입니다. 자원 개척 활동은 인류의 생활을 더 발전시키고 부유하게 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서서히 변하는 환경 속에서 인류를 생존하게 하는 필수불가결한 활동입니다.
과거 골드러시 유행 등 미국의 사례 뿐만 아니라 제국주의 시대에서 아메리카와 아프리카를 개척했던 서부 열강의 활동으로 인류의 생활권이 넓어지고 더 크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처럼 분야를 달리했을 뿐 인류의 개척활동은 지속돼왔습니다.
달을 향한 개척활동, 그너머에 있는 자원확보 경쟁은 이제 시작됐습니다. 우리나라도 다누리의 성공적인 달 탐사활동과 앞으로 실현될 한국형 달 착륙선의 성공으로 독자적인 달 진출과 그 너머의 경쟁을 강대국과 발맞춰 선점하는 희망찬 상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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